밸류업 실망-금투세 혼란에… 개미들 이달 韓증시 2.37조 순매도
신아형 기자
입력 2024-05-16 03:00 수정 2024-05-16 03:00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거 매도
네이버-셀트리온도 순매도 상위에
美로 눈돌려 4800억원 순매수
스타벅스 1위, 인텔-MS 뒤이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조 원 넘게 팔아치운 반면 미국 주식은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인공지능(AI)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혼란 등으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2조3778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5338억 원)와 SK하이닉스(―4384억 원) 등 반도체 대형주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어 네이버(―1715억 원), 셀트리온(―1183억 원), LG전자(―1151억 원) 등이 순매도 종목 상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 자금은 해외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개인, 기관 등 국내 투자자는 해외 주식 총 3억9083만 달러(약 533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미국 주식을 3억5356만 달러(약 4837억 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샀고, 일본 주식도 3505만 달러(약 479억 원) 상당을 사들였다.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스타벅스(1090억 원)였다. 미 빅테크 기업인 인텔(722억 원)과 마이크로소프트(695억 원)가 뒤를 이었다. 4, 5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96억 원)와 또 다른 AI 수혜주 슈퍼마이크로컴퓨터(319억 원)가 차지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만 원대와 17만∼18만 원대를 횡보하는 등 대형주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국내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국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납품해야 하는 한국 기업보다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업황 개선, AI 열풍 등에 더 직접적인 수혜를 보기 때문에 미국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와 인텔 등은 연초 들어 주가가 내리막을 타는 등 조정세를 겪고 있어 저점 매수를 노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들을 부추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해 실제 폐지 여부를 놓고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 정부의 자본시장 역점 대책인 기업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마저 약화되면서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금융주와 자동차주가도 급락하는 등 증시 상승 동력을 잃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네이버-셀트리온도 순매도 상위에
美로 눈돌려 4800억원 순매수
스타벅스 1위, 인텔-MS 뒤이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조 원 넘게 팔아치운 반면 미국 주식은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인공지능(AI)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혼란 등으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2조3778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5338억 원)와 SK하이닉스(―4384억 원) 등 반도체 대형주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어 네이버(―1715억 원), 셀트리온(―1183억 원), LG전자(―1151억 원) 등이 순매도 종목 상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 자금은 해외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개인, 기관 등 국내 투자자는 해외 주식 총 3억9083만 달러(약 533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미국 주식을 3억5356만 달러(약 4837억 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샀고, 일본 주식도 3505만 달러(약 479억 원) 상당을 사들였다.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스타벅스(1090억 원)였다. 미 빅테크 기업인 인텔(722억 원)과 마이크로소프트(695억 원)가 뒤를 이었다. 4, 5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96억 원)와 또 다른 AI 수혜주 슈퍼마이크로컴퓨터(319억 원)가 차지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만 원대와 17만∼18만 원대를 횡보하는 등 대형주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국내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국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납품해야 하는 한국 기업보다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업황 개선, AI 열풍 등에 더 직접적인 수혜를 보기 때문에 미국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와 인텔 등은 연초 들어 주가가 내리막을 타는 등 조정세를 겪고 있어 저점 매수를 노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들을 부추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해 실제 폐지 여부를 놓고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 정부의 자본시장 역점 대책인 기업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마저 약화되면서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금융주와 자동차주가도 급락하는 등 증시 상승 동력을 잃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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