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지상파, 모바일IPTV 실시간방송 가격협상 결렬

김기용기자

입력 2015-06-22 03:00 수정 2015-06-2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지상파 횡포에 500만 가입자 피해… SKB-LGU+, 22일부터 전면중단
신규 이어 기존 가입자도 이용불가… KT도 조만간 서비스 종료할듯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모바일 인터넷TV(IPTV)인 Btv모바일과 U+HDTV에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채널이 사라진다. KT 올레tv모바일도 조만간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IPTV 가입자는 500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22일 0시부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 IPTV 사업자 간 가격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조치다. CAP는 지상파 3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지상파 콘텐츠를 IPTV나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독점 판매하고 있다. KT는 아직 CAP와 협상 중이지만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CAP 측 입장이 확고해 역시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PTV방송협회 관계자는 “IPTV 3사가 지상파 방송사의 무리한 콘텐츠 가격 인상에 반발해 서비스 중단이라는 강경 대응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슈퍼 갑(甲)’ 지상파에 맞선 을(乙)들의 첫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IPTV방송협회에 따르면 CAP는 올 4월 IPTV 3사에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인 푹(pooq) 이용료를 가입자당 월 3900원으로 인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IPTV 3사는 2013년 CAP와 계약을 맺고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하는 대가로 17개월간 250억 원(월 15억 원가량)을 지급하기로 했다. 가입자당 월 1900원씩 내는 셈이다. 하지만 CAP는 최근 모바일 IPTV 가입자가 증가하자 가입자당 계산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콘텐츠 이용료를 2배 이상으로 올린 것이다.

IPTV방송협회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갑자기 오른 요금을 고객에게 부담시킬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지상파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CAP의 요구에는 무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협회 측은 CAP가 지상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까지 포함한 ‘모든 가입자’에 대해서 정산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비스 계약 방식도 지적했다. CAP는 현재 모바일 IPTV에서 푹 서비스를 PIP(Platform In Platform) 방식으로 계약하도록 하고 있다. PIP는 특정 플랫폼 내 별도 구축한 카테고리를 판매자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IPTV 사업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선택권에 제한이 있는 셈이다.

CAP 측은 “모바일 IPTV는 방송이 아닌 부가 통신 서비스로서 콘텐츠 가격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 방송사가 결정하는 영역”이라면서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려면 콘텐츠 제값 받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송업계에서는 IPTV 3사가 ‘거대 방송 권력’으로 통하는 지상파 방송사에 맞서는 현재 상황이 케이블TV 업계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방송 서비스 중단 결정으로 인한 가입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화, 스포츠, 다큐멘터리 채널 등 실시간 인기 채널을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