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벤츠 E250 CDI 4메틱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車”

동아경제

입력 2014-08-21 13:17 수정 2014-08-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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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했다면, 최근에 출시되는 벤츠의 신차들은 조금 더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일부 벤츠 마니아들 사이에선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은 브랜드가 젊어지고 시장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벤츠의 변화는 새롭게 출시되는 모델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과거 대형 프리미엄 세단을 전면에 포진시켜 브랜드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엔 다양한 중형과 소형차의 파생모델로 여러 계층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감각적인 디자인 및 고성능의 중·소형차를 잇달아 출시해 젊은층이나 트랜드를 중시하는 계층에 호응을 얻고 있다.
벤츠 라인업의 절대강자 E클래스도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 한 때 ‘성공한 중년의 대명사’로 불리던 E클래스가 중후함을 버리고 역동성을 택한 것이다.
#역동적이고 젊어져…공기저항계수 수준급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여름 어느 주말 E250 CDI 4메틱(MATIC) 아방가르드(Avantgarde)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경기도 파주시를 거쳐 연천군을 왕복하는 약 250km. 4메틱은 사륜구동, 아방가르드는 스포츠성을 강조한 모델이라는 의미다.

전면 디자인은 화살을 떠올리게 하는 날렵한 모습에 2줄 루부르 그릴, 그릴 정중앙의 대형 세꼭지 별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헤드램프는 다이내믹 풀 LED를 기본 적용했다. 후면은 전체적으로 V자 디자인을 적용해 강렬함을 표현했다. 여기에 각을 이룬 배기구를 노출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측면은 뒤쪽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라인을 적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살렸다. 차체는 전장 4880mm, 전폭 185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75mm로 경쟁차인 BMW 5시리즈와 비교해 미세하게 작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차의 공기저항계수(Cd)다. 평균적으로 승용차가 0.35~0.45, 스포츠카는 0.3 수준인데 비해, 이 차는 0.25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스포츠카보다 Cd가 낮다는 얘기다. Cd가 낮을수록 차량은 공기의 저항을 덜 받게 된다.

실내는 큰 틀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따랐지만 곳곳에 변화를 줬다. 계기판은 클러스터를 5개에서 3개로 줄였다. 내비게이션은 이전 모델이 지니맵을 사용했지만, 이번엔 TPEG을 적용한 자체 제작품을 적용했다. 내비게이션의 불편함은 꾸준히 지적받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아쉽다. 하만 카돈 오디오시스템은 어지간한 가정용 오디오보다 소리가 좋다. 뒷좌석은 6대4로 나눠 접혀 긴 화물을 실을 때 용이하다.
#저속부터 최대토크 뿜어내 초반 가속 일품
이 차는 2143cc 커먼레일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한다. 특히 1600~1800rpm에서 최대토크를 뿜어내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이 엔진은 4세대 커먼레일 디젤 기술을 적용해 분사 압력을 최대 2000바(bar)까지 높였고, 인젝터와 연소실을 최적화해 연료소비를 줄였다.

공인연비는 14.2km/l(복합연비 기준). 고속화도로와 도심을 6대4 비율로 250km가량 달리고 난 뒤 직접 측정한 연비는 12.5km/l 내외였다. 시승하는 내내 차량흐름에 맞춰 거리낌 없이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연비는 좀처럼 12km/l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파워트레인은 7단 트로닉 변속기에 상시 사륜구동을 적용했다. 도로 조건에 맞춰 이륜에서 사륜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전륜과 후륜에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즉, 평소 45대55의 비율로 앞뒤 바퀴에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하다가 빗길이나 빙판길, 눈길 등을 만나면 ESP와 4ETS가 적극 개입해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네바퀴의 구동력을 자유롭게 조절한다.
#묵직한 가속감에 부드럽고 정교한 핸들링
꽉 막힌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고속화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속도를 높였다. 저속부터 꾸준히 치고 올라가는 맛이 일품이다. 고성능 디젤엔진의 묵직한 토크감은 가솔린엔진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다. 저속부터 고속까지 일정하고 리드미컬한 엔진음이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해줬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검증된 엔진답게 초고속영역에서도 무리 없이 차를 이끌었다. 안전최고속도는 238km/h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9초에 도달한다.

고속화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국도에서 코너링과 핸들링을 시험했다. 어지간한 커브를 만나도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핸들링과 속도조절만으로 차를 제어할 수 있었다. 이런 부드러운 코너링은 강한 차체에 정교한 조향장치 덕분이다. 4메틱도 급한 커브나 미끄러운 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E클래스는 전체적인 핸들링이 부드러운 쪽에 가깝다. 차의 성격을 가족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패밀리 세단에 맞췄기 때문이다.

실내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듣는 엔진소리는 생각보다 크다. 많은 운전자들이 디젤 고급 세단의 엔진소리가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직접 기계로 소음도를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소형 화물차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실내로 들어오는 소리를 잘 막아 탑승자에게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이다.
#첨단 안전 및 편의장치는 기본
이 차는 다양한 안전 및 편의기술을 탑재했다. 주의어시스트는 작동범위가 60~200km/h로 확대됐고, 5단계의 바(bar) 그래프로 운전자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향상된 액티브 파킹어시스트는 기존 평행 자동주차 기능에 직각(T자)주차 기능을 추가했다.

이밖에 풀 LED인텔리전트 헤드램프와 에코 스톱앤드스타트, 운전석 무릎에어백, 사각지대보조시스템, 액티브보닛 등을 적용했다. 판매가격은 7070만 원.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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