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의 자동차학과 교수, K9 어떻게 생각하나?
동아경제
입력 2012-09-25 09:00 수정 2012-09-25 11:43
자동차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자동차학과 교수 3인이 최근 기아자동차 K9을 직접 몰고 서울~강릉을 왕복했다. 그들이 타본 K9은 어떤 차인지 기고를 받았다. 교수들은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박정룡 교수(아주자동차대학 모터스포츠과), 구상 교수(국립한밭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3인이다.
1)구상 교수 “고성능 이미지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차”
‘자동차 디자인(design)’은 무엇일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야기하는 디자인(design)은 사실은 엄밀하게 따지면 장식(decoration)이라는 관점의 것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동차의 실내를 얼마나 호화롭게(또는 예쁘게) 꾸몄느냐가 그 차의 ‘디자인이 잘 됐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K9의 차체를 보면 그 비례에서 역동성을 추상적인 방법으로 반영하고 있다. 차체 측면에서 후드의 길이가 긴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차체 길이 대비 후드의 길이는 28%로써, 통계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비례 25%보다 길어 고성능의 이미지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트렁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절반일 때 중립적 이미지를 주고 그보다 길면 보수적인 이미지를, 그보다 짧으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지는데, K9의 트렁크 비례는 전체 길이 대비 10%로 후드의 1/2보다 짧아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하다.
최근 승용차들의 차체 스타일 경향이 차 등급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트렁크가 짧아지면서 점점 스포티한 경향을 가지는데, K9 역시 그러한 경향을 따른다. 이런 특징은 최근 기아차 디자인의 특징이다. 젊고 역동적인 성격을 추구하는 긴 비례의 후드는 K5와 K7에 이어 K9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측면 그린하우스의 비례도 높은 벨트라인에 의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실제로 벨트라인이 낮아서 유리창이 넓어지면, 개방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유아적이고 귀여운 이미지를 주게 되고, 반대로 벨트라인이 높아져서 측면 유리가 좁아지면 성숙한 이미지 또는 공격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런 점에서 K9의 벨트라인은 높게 설정돼 있고, 그로 인해 측면 유리창은 가늘고 긴 이미지를 가져 한층 젊고 역동적이다.
차체에서 유리창 면적 변화에 따라 이처럼 이미지가 변화되는 것은 자못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리어 뷰 미러가 설치된 앞 도어 섀시 처리에서의 세부적인 디자인은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에서 세심한 처리를 보여준다. 이런 디테일은 휠에서도 보인다. 휠 너트를 모두 커버하는 캡은 형태를 정리해주는 것 뿐 아니라, 휠의 도난도 예방해 준다.
새로운 K9은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디자인 언어로 일관됐던 우리나라의 고급승용차 디자인에 수혈된 젊은 피(?) 역할을 하면서, 스포티함과 역동적 감성이 또 다른 고급을 상징하게 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9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풀 패드 방식을 쓰고 있다. 전체적인 이미지에서 본다면 기존의 국산 고급 승용차들이 우드 그레인을 넓게 쓰는 등의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모던한 재질감을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체로 유럽의 디자인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완전히 그런 것은 또한 아니라는 느낌을 신차를 타보면 받게 된다. 디테일을 중시하면서도 전체적인 형태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이 그것을 말해준다.
전체적으로 K9의 실내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이 형태에 반영돼 나타나고, 여기에 질감 좋은 재료와 신기술이 간결한 이미지 통일 작업과 결합돼 지금까지 보수적이었던 고급 승용차의 이미지와는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2)김필수 교수 “프리미엄 수입차와 대결할 충분한 자격 갖춰”
기아차 K시리즈가 디자인, 품질 등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 정점은 K9이라고 할 수 있다. K9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 교수들과 서울을 출발해 강릉까지 왕복했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뒤쪽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이어지는 늘씬한 실루엣은 부드러운 모습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가속력과 안정된 승차감은 물론이고 밟는 대로 원하는 속도와 흐름을 보여줬다.
시속 140~150km를 넘나드는 고속에도 외부의 잡음이나 거스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고, 속도감을 느끼지 못해 때때로 과속하기도 했다. 치고 나가는 맛이 고급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느낌 그대로다. 여기에 진보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시각적 안정감과 차선 이탈경보장치 등으로 인한 시트 진동 등 각종 안전장치는 최고급 프리미엄 급이다.
출발하면서 ‘유보(UVO)’를 작동했다. 유보센터 상담원이 교통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목적지를 설정해 줬다.
K9은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모델이다. 소비자들에게 K9의 진면목을 더 많이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아닐까. K9을 직접 경험한 소비자라면 좀 더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부분과 각종 사양이 특히 돋보이는데, 세계 프리미엄 명차에 장착되는 첨단 옵션을 모두 갖췄다고 보면 된다. 물론 세계 유일하게 개발돼 장착된 독자 시스템도 있다.
그 동안 국산차에서 지적돼 온 마무리 등의 완성도도 높아 기존 고급차와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연비다. 복잡한 서울 시내를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강릉, 경포대로 이어진 구간에서 K9은 13.6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프리미엄급 승용차 운전자들도 내 차의 연비가 얼마나 좋은지를 따지는 시대라고 봤을 때 K9의 연비는 분명히 큰 경쟁력이다.
3)박정룡 교수 “대관령 옛길 고속 레이스 빠르고 민첩했다”
대형 세단은 특별함을 갖춰야 한다. 스타일과 인테리어의 고급감은 물론, 성능에서 요구되는 특별함은 대형세단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다. K9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큰 이유다.
서울에서 강릉을 왕복하는 꽤 먼 거리의 시승에서 결론부터 얘기 한다면, K9이 과거의 기아차 그리고 기존의 국산차와는 매우 다른 특별함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3.8리터 엔진은 상용 영역대(2000~3000rpm)의 토크가 충분했고 대관령 옛길의 가파른 코스를 치고 오르는 가속성능도 동급의 수입차 경쟁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8단 수동겸용 자동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보인다. 변속기의 연결감이 매우 뛰어났고 킥다운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같은 고급 수입차의 8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전체적인 만족도가 전혀 뒤지지 않다고 봐도 좋다.
대관령 옛길을 내려 올 때 레이싱 수준의 과격한 운전을 했는데도 빠르게 반응하는 엔진브레이크의 응답성 역시 수준급이다. 큰 차체의 K9을 이 정도로 민첩하게 제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스티어링의 조작성과 직진성도 빠르고 정확했다. 대형 세단이지만 스포트 모드에서의 민첩한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또 다른 장점은 대형승용차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믿기 힘든 코너링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급격한 코너를 빠른 속도로 탈출하고 내 달려도 믿음이 간다. 서스펜션의 무르기도 적당한 편이다.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적절하게 세팅했다.
K9의 실내 정숙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NVH(소음진동) 대책으로 노면진동을 흡수하는 능력과 외부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덕분에 실내에서는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느낄 수 없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K9은 대형차로서 안락한 승차감과 수준급의 달리기 성능을 갖고 있다. 그동안 많은 자동차의 달리기 성능을 직접 체험해 봤는데, K9은 동급의 수입 대형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믿음이 가는 차다.
정리=<동아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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