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릉∼ 스포츠카 신차 ‘유혹’ 시동

동아일보

입력 2012-04-03 03:00 수정 2012-04-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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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맵시 경쾌한 굉음

쉐보레 ‘콜벳’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에서 있었던 작은 해프닝이다.

한 사립초등학교 통학버스가 막 출발하려던 순간 포르셰 하얀색 스포츠카 ‘파나메라’가 통학버스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파나메라의 운전자였던 30대 여성은 부랴부랴 옆좌석에 있던 아이를 통학버스에 태우고선 버스 창가 너머로 아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버스 안에 있던 아이들은 ‘누구 엄마냐’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심 속에서 스포츠카를 마주치면 우선 그 차를 모는 운전자, 그리고 운전자가 남성이라면 그 옆 자리로 시선이 옮겨간다. 옆 좌석에는 분명히 미모의 여성이 앉아 있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일까. 과거의 스포츠카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여성은 스포츠카 옆 자리 신세였다. 하지만 남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스포츠카는 이제 중년의 노신사는 물론이고 대학생, 심지어 주부까지 즐겨 탈 정도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운전자의 범위가 넓어졌다. 틈새시장 정도로 여겨졌던 국내 스포츠카 시장도 최근 신차가 봇물 터지듯 출시되며 소비자의 선택 폭도 커지고 있다.

3월 말 현재 국산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가 정통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 한국GM이 미국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에서 수입 판매하는 ‘머슬카(근육질 자동차)’인 ‘카마로’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GM은 올 상반기(1∼6월) ‘콜벳’을 들여올 예정이다. 1953년 처음 선보인 뒤 현재 6세대까지 진화한 콜벳은 쿠페, 컨버터블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한국GM은 “콜벳은 쉐보레 브랜드의 전통과 기술력을 대표하는 럭셔리 스포츠카”라며 “북미 럭셔리 스포츠카 시장에서 점유율이 30%를 넘는 인기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도 10만 대를 넘어서며 과거 중형 세단 위주의 시장 차종 구성이 스포츠카로 넓어지고 있다. 미쓰비시 수입업체인 CXC모터스는 고성능 랠리카 ‘랜서 에볼루션’의 판매를 재개하고 도요타는 5월 스포츠카 ‘86’을 출시할 예정이다.

BMW 6시리즈 그란쿠페, 재규어 ‘XKR-S’, 스바루 ‘WRX STI’(위에서 부터)
BMW 역시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4도어 쿠페인 ‘6시리즈 그란쿠페’ 출시 시점을 앞당겨 6월 선보인다. 4인승 6시리즈 그란쿠페는 넉넉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접이식 등받이 덕분에 460L의 트렁크 공간을 1265L까지 확장할 수 있어 스포츠카치고는 ‘실용성’을 갖췄다. 6시리즈 그란쿠페 역시 한국인들이 유독 사랑하는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재규어는 올해 하반기 ‘XKR-S’ 컨버터블(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차)을 선보일 계획이다. XKR-S는 재규어 라인업 중 가장 빠른 차로 최고 속도가 시속 300km에 달한다. 스티어링 휠 반응속도도 빨라 스포츠카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디자인뿐 아니라 XKR-S 특유의 음향 시스템은 마치 경주용 차를 탄 듯 ‘황홀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스바루 역시 하반기 ‘WRX STI’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WRX STI는 스바루의 임프레자 라인업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각종 자동차경주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은 모델이다. 스바루 답지 않은 WRX STI의 ‘세련된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안개등 주변의 범퍼 부분은 직선적인 디자인을 강조해 공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살렸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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