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가든 아들’에서 미식사업가로 성공한 박영식 사장… “이제 레스토랑 간편식이 뜹니다”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5-01-11 11:00 수정 2025-0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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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SG다인힐·캐비아 대표.

“삼원가든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저를 항상 도전하게 했습니다. 다양한 요식 사업을 해왔지만 이제 레스토랑 간편식(RMR)이 대세가 될 겁니다. 레스토랑 미식의 경험을 집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면 그게 혁신 아닐까요?”

박영식(45) SG다인힐·캐비아 대표는 삼원가든 창업주 박수남 회장의 2녀 1남 중 막내아들이다. 1976년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삼원가든은 ‘고기를 구워 주는 고급 음식점’의 원조 격으로 국내에 ‘ㅇㅇ가든’ 유행을 주도했다.

삼원가든 판매 메뉴.
삼원가든의 큰 성공으로 박수남 회장은 유명인이 됐다. 아버지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박영식 사장도 요식업계에서는 ‘도전과 열정’ 넘치는 젊은 사업가로 불린다.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그를 만나 대한민국 요식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가족과 함께 운영한 삼원가든… “어릴 적부터 요식업에 스며들었죠”
-2004년 삼원가든 입사 후 20년 넘는 기간 다양한 요식 사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요식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적부터 가족이 중심이 돼 삼원가든을 운영하면서 요식업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요식업에 흥미가 있었고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봤다. 20여 년간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면서 잘된 적도 망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도 요식 사업을 하는 걸 보면 요즘은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식 대표가 론칭한 스테이크 전문점 붓처스컷 메뉴.
-요식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업계의 ‘혁신가’ 또는 ‘이단아’로 불린다. 지금까지 해온 사업을 소개해달라.

대표적으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루밍 가든, 스테이크 전문점 붓처스컷, 숙성 등심 전문점 투뿔등심이 있다. 위 업장들은 론칭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원활하게 운영 중이다. 특히 업계 최초로 스테이크에 ‘드라이에이징 숙성기법’을 적용한 붓처스컷을 론칭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또 국내 처음으로 ‘와인 콜키지’를 도입해 업장에 주류를 들고와 식사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신선한 시도를 한 덕분에 20년이 넘는 기간 업계에서 살아남았다고 본다. 남과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새로운 시도를 용감하게 했고 실패한 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를 남겼다.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혁신을 이어갈 생각이다.

인기 쉐프들의 등장… “협업해 만드는 RMR 사업 요식업 미래먹거리로 떠오를 것”
캐비아는 리북방 등 유명 쉐프들의 IP(지적재산권)을 확보해 다양한 메뉴를 HMR로 출시 중이다.
리북방 백순대국.
-국내에 RMR(레스토랑 간편식: Restaurant Meal Replacement) 제품 출시를 주도 중인데, RMR은 무엇인가? HMR(가정 간편식: Home Meal Replacement)과 무슨 차이가 있나?

RMR은 유명 레스토랑 대표 메뉴들을 상품화해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현재 삼원가든, 숙성도, 능라도, 가족회관 등 국내 외 152개 유명 레스토랑 독점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업장의 대표 메뉴를 상품화하고 있다. 쉐프 이름만 빌려서 대충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출시한 RMR 제품들이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맛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음식의 본질인 맛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이고, RMR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업장으로 직접 찾아오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RMR이 요식업장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통로로 진화한다고 보고 있으며 제품이 인기를 끌수록 요식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아버지보다 유명하지 않아도 업계에서는 ‘도전의 아이콘’ 평가받아
박 대표가 운영 중인 투뿔등심 메뉴.
-요식업 2세 중에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는다. 성공의 요인은 무엇인가?

성공만 한 건 아니다. 20년 동안 꽤 많이 실패했다. 망한 업장도 많았고, 잘 나가다가 꼬꾸라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잘되면 항상 “삼원가든 아들이라 잘된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때마다 오기가 생겼고 그래서 남보다 더 열심히 했다. 또 요식업은 고집을 피우면 잘되기 어렵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발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시대에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쉐프들과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맛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를 만들어도 더 맛있게 높은 퀄리티로 만들면 잘 팔린다. 예전부터 노력해온 덕분에 쉐프들의 IP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가 됐다. 2022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메티즌도 그 일환이다. 메티즌은 ‘맛있는 순간을 함께 나누자’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유명 쉐프들을 포함한 220명의 에디터가 글·영상·SNS 등으로 맛을 소개하고 공유하고 있다. 향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HMR로 개발한 삼원가든 갈비탕.
-요식업 경험이 20년이 넘은 만큼 무척 노련해 보인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 전개 중인 업장 관리와 RMR 사업 다각화, 메티즌 홍보 강화 3가지에 중점할 것이다. 요식업은 살아있는 생물 같아서 항상 긴장하고 관리해야 하지만, 다양한 사업을 접목하다 보니 서로 시너지 효과도 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공한 요식사업가로 매출도 우상향하고 직원들도 잘 돌볼 수 있는 능력과 꾸준함을 갖추는 게 최종 목표다.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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