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비싼 차 잘 팔았다…분기 기준 최고 실적

한재희 기자

입력 2024-04-26 16:30 수정 2024-04-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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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올 1분기 실적 발표

기아 카니발. 기아 제공




기아가 완성차 업계에 불어닥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하이브리드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26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3조42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9.2%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매출의 경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26조212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난 덕에 영업이익률도 13.1%에 달해 지난해 2분기(13.0%)를 제치고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의 이 같은 성적을 두고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업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가 올 1분기 기아의 매출 전망치를 24조7647억 원, 영업이익은 2조7921억 원으로 집계했지만 실제 실적은 이를 크게 웃돈 것이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가 기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비록 기아의 1분기 판매량은 76만515대(도매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늘었다.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지난해 1분기 9.7%였던 것이 올해는 12.8%(9만3000대)로 늘어났다.

이달 초 진행한 회사의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향후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송호성 기아 사장. 기아 제공

더불어 SUV을 포함한 레저용차량(RV) 차종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RV 차종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와 SUV 판매가 늘어나면서 대당 판매가격(ASP)이 361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0만 원 늘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328원에 달한 원‧달러 평균 환율도 기아 차량을 해외에 수출할 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약세일 경우 해외에서 판매할 때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려 시장 수요에 발맞출 예정이다. 올해 하이브리드 목표 판매량은 37만 대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캐파(생산력)를 확장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수요 대응 역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기아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됐지만 꾸준한 신차 출시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키워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하반기(7~12월) ‘EV3’ 신차와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각각 출시한다. 유럽에서도 ‘EV3’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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