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부르신 분∼” 자율주행차 타고 찾아갑니다

이문수 기자

입력 2024-04-25 03:00 수정 2024-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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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눔]에너캠프 ‘이동형 EV 충전 솔루션’
앱으로 예약하면 원하는 곳에 배달
교통약자-일반 이용자 대상 서비스… 본체 낮아 휠체어에서도 조작 편리
국내 주거 환경에 맞춘 충전 방식… “탄소 중립-교통약자 이동권 개선”


누구나 이용하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 다리가 불편해 전기차 충전을 하기 어려웠던 운전자가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전문기업 에너캠프는 교통 약자를 비롯해 모든 사용자가 손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이동형 충전 솔루션을 개발했다. 에너캠프 제공

대구 달서구에 사는 홍모 씨는 척추를 다쳐 몸이 불편하다. 그는 출퇴근 때 전기차를 주로 이용하는데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기 주변에 안전시설이나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혼자 충전을 하기도 어려워 주변 시민들의 도움도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홍 씨는 이동형 전기자동차(EV) 충전 솔루션 전문기업인 에너캠프의 교통 약자 충전 구독 서비스를 알게 됐다. 전기차 충전에 어려움이 있는 교통 약자가 앱을 통해 충전 서비스를 예약하는 방식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홍 씨의 전기차 이용도 한결 편해졌다. 홍 씨는 “기존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화면을 조작하는 것도 어렵고 충전 케이블이 무거워 사용할 때마다 불편했는데 에너캠프 충전기는 본체가 낮아 휠체어에 앉아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며 “에너캠프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덕분에 전기차를 이용할 때마다 큰 고민이었던 충전 문제를 해결하고 편리하게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동형 전기자동차 충전 솔루션

에너캠프는 2017년 1월에 설립된 이동형 전기자동차 충전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스마트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모듈형 배터리 충전 등에 특화된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캠프는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교통 약자를 비롯한 모든 사용자가 손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이동형 충전 솔루션을 개발했다.

전기차 충전이 필요하거나 충전에 어려움을 겪을 때 ‘ENERCAMP EV’ 앱을 이용하거나 전화를 통해 서비스를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율주행차에 실린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이다.

창업자인 최정섭 대표는 “원래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 쪽으로 창업했는데 전기차 저변을 넓히는 과정에서 충전소 인프라 확대 문제에 직면했다”며 “우리나라 주차 공간 특성상 전기차 충전기가 많지도 않은 데다 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충전기 화면이 너무 높다든지 하는 이유로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좌절감을 느끼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에너캠프는 2023년 11월 1일부터 대구 지역 교통 약자를 위한 전기차 충전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특히 아파트가 많고 주택가가 밀집된 우리나라 주거 특성상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가 충전소 및 충전기 부족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는 “내연기관 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곳이 주유소라면 전기차는 대부분 거주지에서 전기를 충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거 특성상 생활거점에서 충전소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동형 충전기가 국내 상황에 맞는 전기차 충전의 틈새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탄소중립 등 환경 문제만큼이나 교통 약자의 이동권에도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편리하게 전기차를 충전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선진화된 충전 서비스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교통 약자 30%에게 충전 인프라를”

장애인 사용자 등의 반응도 좋다. 뇌성마비 장애인 백모 씨는 “보통 전기차 충전기가 주차공간 벽면에 설치돼 있거나 높은 곳에 설치돼 휠체어를 타고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누구나 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에너캠프 서비스의 경우 혼자서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전기차 충전소를 찾지 못한 운전자가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해 차량을 충전하면서 차를 청소하는 모습. 에너캠프 제공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장모 씨(67)는 “전기차로 가족과 대구 주변 지역을 여행하던 중 충전소를 못 찾아 차량이 방전될 뻔한 상황에서 에너캠프 이동형 충전 서비스로 위기를 넘겼다”며 “이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 전기차 충전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캠프는 지난해 9월 15일 국내 최대 사회적 가치 연결 플랫폼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23’에서 솔루션을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또 SOVAC 데모데이 2023 피칭 후 연결된 더웰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선 충전 인프라 확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교통 약자 비율이 3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교통 약자를 위한 솔루션이 특수계층이 아니라 30%에 해당하는 이들의 일반적인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전기차 보급률이 2% 안팎에 그치는 이유는 고정형 전기차 충전기 보급이 늦어진 탓도 있다”며 “에너캠프의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확산시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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