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RNAi 기반 방광암 신약 개발 추진… 바이오 업체 ‘큐리진’ 후보물질 도입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4-23 15:10 수정 2024-04-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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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신약 후보물질 ‘CA102’ 도입 계약 체결
종근당, 독점 연구·개발 및 상업화 추진
종양 인지 종양용해 바이러스·이중표적 기술 적용
“안전성·항암 효과 강화 기대”
미충족 수요 ‘방광암’ 치료 타깃 신약 개발


종근당 본사

종근당이 리보핵산 간섭 기반 항암 유전자치료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종근당은 리보핵산 간섭 기반(RNAi, Ribonucleic Acid Interference) 국내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 큐리진(Curigin)과 항암 유전자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CA102’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큐리진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CA102에 대한 글로벌 권리를 확보해 표재성(겉으로 살짝 드러나기 시작하는 특성) 방광암을 첫 타깃으로 독점 연구·개발 및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CA102는 다양한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분자를 인지하도록 개조된 종양용해 바이러스에 shRNA(Short hairpin RNA)를 삽입한 유전자치료제라고 한다. shRNA는 두 유전자를 이중 표적할 수 있도록 합성한 RNA(리보핵산)다. RNA는 생명체 유전정보를 전달하거나 발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DNA(디옥시리보핵산)와 함께 생명체의 생존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세포 내 필수 분자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용도에 맞게 합성한 RNA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 개발된 의약품이다.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진 RNA 의약품 사례로 볼 수 있다.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mRNA를 체내에 투여해 면역세포가 이를 인식해 신체 전반의 면역작용을 유도하는 개념이다.

CA102에 적용된 shRNA는 큐리진의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세포 내 신호전달을 통해 암세포 증식과 전이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mTOR과 STAT3를 동시에 표적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종양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작용하도록 해 다른 장기 손상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면서 암세포 성장과 전이에 관련된 두 유전자를 이중으로 표적해 항암 효과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후보물질이 타깃하는 방광암은 치료에 주로 화학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면역 및 표적항암제가 치료요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내성 발생과 높은 재발률로 치료제 선택 폭이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방광 적출로 이어지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이라고 한다.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은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젠2C(Gen2C)’를 신설해 관련 연구·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과 우수한 인프라를 갖췄다”며 “큐리진의 독자적인 이중표적 shRNA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CA102가 종근당의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방광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최근 신규 모달리티(치료법)를 창출하면서 세상에 없던 신약(퍼스트인클래스, First-in-class)과 미충족 소유(Unmet needs)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항체-약물 접합체 기술을 도입한 ADC 항암제 개발을 추진 중이고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전략적 투자와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젠2C에서는 ‘AAV(Adeno-associated virus, 아데노부속바이러스) 전달체(벡터, vector)’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 타깃 다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큐리진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길이의 siRNA로 2개의 질병 유전자를 억제할 수 있는 신개념 이중표적 RN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업체다. 2016년 설립 후 RNA를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간염바이러스 치료제부터 원형 RNA 기반 기술과 암진단키트 등 폭넓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독자적인 표적유전자 선정 알고리즘과 RNA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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