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내린다… 숲에서 별 보고 명상하니 여기가 무릉도원

박영민 기자

입력 2024-04-24 03:00 수정 2024-04-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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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 남도 여행] 전북 치유관광

여행(旅行)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말한다. 많은 이가 일상을 살다 쉼이 필요할 때 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길을 나서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병을 떨쳐내길 바란다. 치유를 원하는 것이다. 전북은 전체 면적의 56%가 산림이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다. 이런 자연환경은 지친 몸에 쉼을 주고, 아픈 몸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은 이가 전북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북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10곳의 치유 관광지를 선정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민이 좀 더 쉽게 치유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봄 전북에서 몸과 마음에 쌓인 상처를 치유해보면 어떨까.


아열대식물·쏟아지는 별 보며 힐링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있는 왕궁 포레스트의 야자수 숲길. 100여 종이 넘는 아열대식물은 물론 매달 새로운 작가들의 전시가 진행되는 갤러리 등이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도가 추천하는 치유 관광은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가 자연 치유인데 대표적인 곳이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있는 ‘왕궁 포레스트’다. 이곳은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으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힐링 복합 문화공간이다. 축구장 절반 크기의 아열대식물원과 숲 놀이터, 갤러리, 소풍 존을 갖췄다. 100여 종이 넘는 아열대식물로 채워진 식물원은 입구에서부터 지친 삶의 위로를 건넨다. 250년 된 동백나무와 제주도를 연상하게 하는 돌담길이 인상적이다.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을 만날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매달 새로운 작가들의 전시가 진행되는 갤러리, 자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 수 있는 숲 놀이터는 인기 만점이다. 발 체조와 발 지압 판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준 뒤 특별히 제작된 족욕제를 넣어 진행하는 힐링 족욕은 피로를 날릴 수 있다. 자신만의 반려 식물을 만들면서 성취감과 책임감도 가질 수 있다.

전북 무주군 향로산에 있는 트리하우스. 밤이면 트리하우스 내부에서도 쏟아지는 별빛을 볼 수 있다.
무주군은 전북에서도 특히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자연 특별시’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다. 향로산에 가면 청정지역 무주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무주읍 뒤편에 있는 향로산은 높이가 421m다. 정상부의 모양이 향로를 닮아 향로산이라 부른다. 이곳에는 자연과 온전히 하나 될 수 있는 숙소가 있다. 트리하우스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트리하우스는 산 정상에 있어 파노라마 뷰 맛집, 자연 속 액자 뷰 맛집, 산속 테라스 뷰 맛집이다. 밤이 되면 트리하우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가로등을 모두 꺼 방문객들이 더 선명하게 별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산 아래부터 정상을 오가는 모노레일도 있다. 왕복 1.5㎞의 모노레일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만들어졌다. 계절별로 산을 채우는 식물과 만날 수 있다. 야영장과 숲 카페, 목재 문화체험장도 있다. 이 밖에도 익산 달빛소리수목원, 남원 운봉 백두대간 체험 휴양 시설, 무주 눈꽃덕유캠프, 부안 벗님네 포레도 치유정원이 전북도가 선정한 자연 치유 주제 관광지에 이름을 올렸다.


전통 생활·숲속 명상·온천서 재충전

전북 임실군에 있는 성수산 왕의 숲의 연못. 태조 이성계의 건국 설화를 바탕으로 숲이 조성됐다.
전북형 치유 관광지 10곳 가운데 힐링·명상과 뷰티·스파 주제에 이름을 올린 곳은 임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와 고창웰파크시티다. 고려 태조 왕건과 태조 이성계의 건국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된 임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는 편백은 물론이고 희귀종인 청 배실 나무 등 다양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아이들이 숲과 하나 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숲 놀이터, 북카페를 비롯해 명상 덱, 풍욕장, 수목원 등이 있어 일상에서 지친 몸의 재충전에 안성맞춤이다.

고창웰파크시티에서는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온천에서 수압 자극을 통해 물리치료의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도 있다. 황토와 피톤치드로 만들어진 숙소와 황톳길 체험장, 면역 산책로를 걷다 보면 몸에 쌓은 노폐물을 배출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대승한지마을의 봄.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직접 뜰 수 있고, 한옥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전통 생활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곳도 있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대승한지마을이 그곳이다. 대승한지마을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의 한지 생산지로 명성이 높았던 지역이다. 지금도 장인 수준의 한지 생산 기술자들이 국내산 닥나무와 전통 방식의 외발, 쌍발을 이용한 제작 기술로 고려 한지의 명맥을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한지 생활사 전시관과 한지 체험장에서 한지를 직접 뜰 수 있고, 한옥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일과 휴식 다잡기

전북 군산에 있는 인문학 창고 정담.
전북 관광의 또 다른 매력은 지친 심신을 달래면서 일상에서 마치지 못한 일도 할 수 있는 워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전북도는 4곳의 시군에서 전통문화, 해양 휴양, 산악 휴양 3가지 주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에 있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통문화형은 전주, 해양 휴양형은 군산과 부안, 산악 휴양은 무주군 일원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전주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통문화형 워케이션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도시다. 국내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인의 솜씨와 다양한 맛집, 퇴근 후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밤을 즐길 수 있다.

해양 휴양형의 주무대 가운데 한 곳인 군산은 근대 문화유산이 가득한 골목과 비경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가 있는 해양도시다. 일을 끝내고 길을 나서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특화 거리에서 만나는 짬뽕과 70년 전통의 호떡집까지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부안에서는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을 눈에 담을 수 있고, 무주에서는 국립공원을 걸으며 일과 쉼을 다잡을 수 있다. 전북도가 운영하는 워케이션 여행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매주 월∼금요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상품별로 1박에 5만 원, 2박에 최대 1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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