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글로벌 진출 원년”…종근당, 해외 생산시설 구축·글로벌 임상 박차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6-20 14:42 수정 2019-06-20 15:42
종근당 인도네시아 CKD-OTTO 항암제 공장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하반기 상업생산…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자가면역질환·헌팅턴질환 치료제 해외 임상 순항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일본 허가 이후 미국·유럽 시장 진출 추진
종근당이 인도네시아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현지 항암제 생산공장에 대한 GMP 승인을 획득하고 공장 준공에 들어갔다. 현재 제품 허가를 위해 시험생산이 진행 중이며 품목 허가 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종근당이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현지 의약품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가 약 2억5000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제약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7.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관련 법 개정으로 전 국민이 의료보험 가입을 앞두고 있어 향후 의약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3%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항암제 시장의 경우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항암제 주사제 시설은 높은 공정난이도로 인해 현지 생산업체가 적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종근당 관계자는 전했다.
종근당에 따르면 시험생산이 진행 중인 현지 항암제 공장은 유럽 GMP 수준 시설이 완비됐다. 브랜드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시스템을 이전해 설립됐다. 이 공장은 벨록사주와 젬탄주, 베로탁셀주 등 종근당 주요 항암제를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게 된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올해는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은 글로벌 진출 신호탄이자 세계 시장을 향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향후 5년 이내에 인도네시아 항암제 시장 점유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규 공장을 생산 거점으로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글로벌 진출 거점을 마련한 종근당은 해외 시장을 공략할 혁신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헌팅턴증후군 치료제가 유럽과 미국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첫 번째 바이오의약품인 ‘네스벨’은 올해 일본 정부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말 ‘미국 암학회(AACR,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는 경구용 항암제 ‘CKD-516’에 대한 전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가장 앞선 혁신신약 후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종근당은 작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미국 류마티스 학회(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에서 CKD-506 전임상과 임상1상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는 CKD-506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 주최 측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학회에는 글로벌 100여 개국에서 1만5000여 명의 의료진과 유관단체, 제약기업인 등이 참석했다.
CKD-506은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a상이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은 CKD-506을 기존 관절염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개발하고 향후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헌팅턴질환 치료제 ‘CKD-504’는 미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다. 헌팅턴질환은 인구 10만 명당 3~10명에게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간 조정능력을 상실하고 인지능력 저하 및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헌팅턴질환 치료제가 없어 CKD-504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인지기능과 운동능력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헌팅턴질환 치료제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 현지 임상을 통해 조기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종근당 측은 설명했다.
차세대 항암제 CKD-516의 경우 경구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투여 시 시너지효과를 확인한 전임상 결과가 미국 암학회에서 발표됐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세포 괴사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물질이다.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항암제보다 직접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고 종양세포에 대한 약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표준요법과 병용임상 1·2a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병용투여 시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 약물로 업계 관심이 높다. 또 다른 항암 신약 후보물질 ‘CKD-581’은 ‘팬히스톤디아세틸라제(Pan-HDAC)’ 억제제로 항암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현재 다발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과 병용투여 임상1상이 이뤄지고 있다.종근당은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호 바이오의약품인 네스벨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네스벨은 다베포에틴 알파를 주성분으로 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에 효과적이며 약물 투여 빈도를 대폭 줄여 환자 편의성을 개선한 2세대 제품으로 전해졌다.
종근당에 따르면 네스벨 주성분인 다베포에틴 알파의 신규 제조법을 개발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 국내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 미국 등 총 9개국에서 제법특허를 획득했다. 2조8000억 원 규모 글로벌 네스프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미국 글로벌 제약회사의 일본법인과 네스벨 완제품 수출을 포함한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일본 후생노동성에 품목허가가 신청된 상태로 올해 허가를 앞두고 있다. 국내와 일본 허가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네스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네스벨에 이어 후속 바이오의약품으로는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에서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까지 임상을 완료해 연간 약 200억 원 규모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과 4조 원 규모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신약 ‘CKD-702’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2개의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 바이오신약이다. 현재 전임상 시험이 완료됐고 기존 항암제 내성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다양한 암세포에서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향후 폐암과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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