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고양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노트펫
입력 2020-12-07 15:12 수정 2020-12-07 15:12
[노트펫] 개를 키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수고가 요구된다.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 개를 키우면 사람도 힘들지만, 개도 힘들게 된다. 개가 주인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두 가지다. 양질의 먹을 것과 자신에 대한 충분한 사랑이다.
개를 포함한 동물들은 식물들과 달리 필요한 양분을 스스로 만들지 못한다. 식물은 햇빛, 이산화탄소, 물만 있으면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들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게 양분을 만들 능력이 없다. 외부에 존재하는 에너지원을 섭취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사람의 집에서 사람과 같이 사는 개는 외부에서 자신의 먹을 것을 구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개는 전적으로 주인에게 밥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아무리 게으른 주인이라고 해도 정해진 식사 시간이 되면 개에게 밥을 줘야 한다.
그런데 개는 밥 이외에도 또 다른 에너지원을 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그 에너지원의 중요성을 밥보다 하위 개념에 둔다는 것이다. 늑대의 후손이며 가까운 친척인 개는 무리 내 구성원들의 유대감을 통해 생활한다.
개는 야생이 아닌 인간 세상에 산다. 하지만 늑대의 본능들은 여전히 개에게 남아있다. 개에게 무리는 주인 가족이다. 그들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무리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느껴야 개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주인이 주는 밥을 먹으면 개의 배는 부르게 된다. 하지만 주인이 충분한 사랑을 개에게 주지 않으면 개의 영혼은 결코 배부르지 않을 것이다.
개의 조상과 달리 고양이의 조상은 무리 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양이는 개와 달리 외롭게 놔둬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야생 고양이들은 어린 시절 어미의 보호를 받는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게 세상사의 진리다. 그런데 이별시기는 상호합의제가 아닌 어미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진다. 어미의 눈에 자신의 새끼가 앞가림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어미는 미련 없이 길을 떠난다.
그 시간부터 새끼는 독립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고양이들은 어미라는 외부 세력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세상 평지풍파(平地風波)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안다.
그런데 집고양이들은 그 과정을 겪지 않는다. 야생이라면 어미의 보호를 더 받을 새끼들이 사람에 의해 어미와 이별한다. 그리고 낯선 이의 품에서 자라게 된다. 새롭게 주인이 된 사람으로부터 어린 새끼는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받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집고양이들은 너무 이른 시기에 헤어진 진짜 엄마 대신 주인을 엄마와 동일시하게 생각하게 된다.
새끼 고양이들은 어미와 분리되면 불안감을 느끼면서 오매불망 기다린다. 집고양이는 비록 육체적으로 성숙해도 언제나 새끼 고양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이 외출을 하는 그 순간부터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고양이는 개처럼 귀가한 주인을 격렬하게 환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표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양이가 집으로 돌아온 주인에게 자신의 몸을 문질렀다면 이는 엄청난 애정을 한 것이다. 집고양이를 외롭게 두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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