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지키기 위해 라쿤을 경계하는 주인
노트펫
입력 2020-04-09 11:10 수정 2020-04-09 11:11
[노트펫] 1970년대의 집고양이들은 대부분 자유를 누렸다.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밥을 먹은 뒤 외출을 하고, 저녁에 되어 어두워지면 다시 귀가하여 밥을 먹을 먹고 자는 게 고양이들의 일상이었다. 고양이 주인들도 고양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했고, 일정 수준까지 용인해주었다.
필자의 집에서 살던 나비도 아침 7시 반 정도면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외출을 나가서 오후 3~4시경에 귀가하곤 했다. 그게 당시 한국 고양이들의 일상이었다. 21세기 지금 한국의 집고양이들에게 이런 일은 꿈꾸기 어렵다. 복잡한 아파트 현관 번호 키를 고양이들이 누르기 어렵고 엘리베이터도 자신의 힘으로 타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70년대 스타일로 고양이를 키우다가는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길에서 배회하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우호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여전히 단독 주택이 대세인 미국에서는 그런 식으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미국 고양이들은 아침만 되면 문을 긁고 나갔다가 다시 저녁이 되면 돌아오곤 한다. 이런 고양이의 행동 패턴은 루틴(routine)이라 할 수 있다. 루틴은 판에 박힌 일상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필자의 지인도 아침만 되면 고양이들이 밖을 나가겠다고 현관문을 긁고, 오후 5시 정도 되면 다시 들어오겠다고 문을 긁는다고 했다. 그게 그 집 고양이들의 루틴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분방한 생활에도 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야생동물이다. 교외에 있는 집 주변에는 고양이 같은 작은 반려동물들을 노리는 야생동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작은 개나 고양이들은 종종 라쿤, 코요테 같은 동물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한 울음소리의 소유자 코요테는 체중 10~20kg의 개과동물이다. 멀리 캠핑을 가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기분 나쁜 울음소리는 대부분 코요테의 것이다. 코요테는 늑대의 축소판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 정도로 외모가 유사하다.
필자도 코요테를 몇 차례 본적이 있는데, 한 번은 새벽에 운전하다가 도로 위에 갑자기 툭 튀어나온 코요테 때문에 기절할 정도로 놀란 적이 있었다. 당시 놀랍게도 코요테의 주둥이에는 제법 큰 토끼 한 마리가 물려 있었다. 아침 사냥에 성공한 코요테가 주변 경계를 등한시하다가 로드 킬이 될 뻔한 것이다.
체중 10kg 내외 라쿤은 소형견, 고양이에게 싸움을 잘 건다. 대형견을 공격할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다. 영리한 라쿤은 작은 반려동물들보다 체급에서 우위에 있고 싸움의 기술도 월등해서 라쿤은 소형 반려동물들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히기도 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은 집 주변에서 자신의 고양이를 노리던 라쿤을 내쫓은 경험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매년 겨울만 되면 수렵 허가를 받아 사슴 사냥을 하는 그는 라쿤이 다시 자신의 집 주변에 출몰하면 손을 보겠다고 했다. 고양이는 자식과도 같은 존재여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그의 굳은 신념이기도 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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