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한 상체와 힘겨운 하체'..고양이가 약한 상자 위에 자리잡는 법
노트펫
입력 2019-12-27 18:09 수정 2019-12-27 18:10
[노트펫] 상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안에 자리를 잡거나 위에 올라앉는 고양이들이 있다.
가끔은 본 선물인 장난감, 숨숨집, 캣타워 등보다 함께 온 상자를 더 좋아해 집사들을 좌절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제 막 2년 4개월 차가 된 '이월이'는 구석에 놓여 있던 빈 상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상자 위에 올라가고 싶었는지 조심스럽게 상체를 올렸는데 세로로 세워진 상자는 이월이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위태롭게 휘청거렸다.
위에 올라가고 싶기는 한데 다 올라가면 부서질 것 같고.
고민을 하던 이월이는 결국 상체만 올리고 하체로 버티는 것을 선택했다.
집사인 쇼니 씨는 까치발로 서면서까지 박스에 올라가려는 이월이를 보고 한참 웃었다고 한다.
쇼니 씨 부부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서 데려왔다는 이월이는 장난기 많고 놀기 좋아하는 냥이란다.
가끔 사고를 크게 쳐서 쇼니 씨 부부를 당황시키지만 집사들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개냥이라 미워할 수 없다고.
[쇼니 씨 : 이월이는 의사표현을 굉장히 잘 하는 냥이에요. 머리가 좋은 것 같기도 해요.]
호불호가 확실하다는 이월이는 잘 시간인 12시가 되면 집사에게 뒷발 팡팡을 하며 빨리 들어가서 자라고 한단다.
그렇게 집사들이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고 나면 격렬하게 꾹꾹이를 한 뒤 잠을 잔다고.
[쇼니 씨 : 양치나 빗질 같은 싫어하는 걸 하고 난 뒤에는 꼭 냉장고 앞에 가서 간식을 달라고 빤히 쳐다봐요. 이러면 귀여워서 안 줄 수가 없더라고요.]
이 밖에도 이월이는 물을 먹고 싶을 때면 싱크대나 욕조 수도꼭지 앞에 앉아 물을 틀어달라고 하는 등 자기 주장을 확실하게 한단다.
이월이가 2살이 되어갈 때 쯤 쇼니 씨는 문득 '이월이도 엄마가 보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동생을 데려오는 것보다는 가족과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 쇼니 씨 부부는 이월이의 엄마인 '플레인'을 데려오게 됐다고.
[쇼니 씨 : 막상 데려오니 서로 가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합사에 시간이 좀 걸렸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뒤늦게 가족이 된 5살 플레인이 적응을 잘 못할까봐 걱정이 많았다는 쇼니 씨.
하지만 쇼니 씨의 걱정과 달리 플레인은 적응력도 빠르고 사람들을 좋아해 이월이보다 더 오래있었던 냥이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있단다.
애교가 많아서 집사들이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뛰어나오는데 그런 모습에 또 껌뻑 죽게 된다고.
[쇼니 씨 : 플레인은 정말 눈치가 빨라요. 이월이가 하는 것들을 유심히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데 배우는 속도가 정말 남달라요.]
방묘문이나 자동화장실 같은 경우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들에게는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일인데 플레인은 이월이를 보며 금세 적응을 했다고 한다.
합사 이후 잘 지내고 있던 이월이와 플레인. 서로 그루밍을 해줄 정도로 다정다감한 사이지만 한 번 호되게 싸운 적이 있단다.
바로 캣타워에 있는 투명해먹 때문. 누구 하나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결국 쇼니 씨는 집 안의 평화를 위해 하나 더 장만을 했다고.
[쇼니 씨 : 그렇게 하나 더 달아주고 나니까 평화를 되찾았어요. 지금은 각자 하나씩 잘 쓰고 있답니다.]
쇼니 씨는 "우리 애기들. 항상 말하지만 아프지 말자"라며 "밥 잘 먹고, 물 잘 먹고, 화장실 잘 가서 건강하게 쭉 오래오래 살아야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변함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사랑해"라고 이월이와 플레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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