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위대한 꼬리
노트펫
입력 2019-11-11 09:07 수정 2019-11-11 09:07
[노트펫] 고양이는 독특한 동물이다. 고양이는 하루에 태반을 잠을 자는 게으른 동물이다. 어떤 날은 그 보다 더 많이 잘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필요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다. 고양이의 라이벌로 불리는 개와 운동신경을 비교하면 개는 고양이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애당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고양이가 가진 운동신경의 진가는 높은 곳에서 내려올 때 더욱 빛이 난다. 고양이의 체구를 고려하면 상당한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폴짝 가볍게 뛰어내려 올 수 있다. 고양이보다 훨씬 키 큰 사람도 그 높이에서 뛰어내리다가는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기 쉽지만, 고양이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자재로 낙하한다.
고양이의 놀라운 낙하 능력은 균형(balance)을 잡는 능력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탁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고양이는 낙하하는 짧은 순간에도 시선을 땅에 고정하고 공중에서 몸을 유연하게 비틀고, 회전시킨다. 그리고 별다른 충격 없이 사뿐히 내려앉는다. 마치 낙하산(parachute)을 타고 수송기에서 적진에 뛰어내리는 공수특전단 요원처럼 착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의 놀라운 낙하 능력에는 꼬리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는 공중에서 자신의 꼬리를 사용하여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고 안전하게 내려오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비단 낙하를 할 때만 꼬리를 중요하게 사용하는 게 아니다. 폭이 좁고 높은 담벼락에서 고양이는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이런 능력의 핵심은 꼬리에 있다. 고양이는 담벼락에서 꼬리를 거의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곧추 세우고 달린다. 그리고 그 꼬리의 힘으로 균형을 잡는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고양잇과동물도 꼬리를 요긴하게 사용한다. 특히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추격하여 사냥하는 치타가 대표적이다. 치타는 다른 고양잇과동물들과 달리 발톱이 평시에도 밖으로 나와 있다. 대부분의 고양잇과동물은 발톱이 작은 주머니에 감추어져 있지만 치타는 이렇게 차이가 있다.
치타의 이런 발톱은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땅을 치고 나가기에 적합하다. 그래서 치타는 탁 트인 들판에서 먹잇감을 공개적으로 쫓아간다. 보통의 고양잇과동물들은 숲이나 나무에 숨어서 있다가 급습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는 것이다.
치타는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몸을 급회전하기도 한다. 사냥감들이 방향을 바꿔 도망가기 때문이다. 차로 치면 갑작스럽게 좌회전, 우회전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치타의 긴 꼬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꼬리가 치타가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치타의 꼬리는 이렇게 치타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치타의 꼬리는 대접을 받는다. 치타는 자신의 영역을 정기적으로 표시한다. 초원에 사는 치타는 흰개미집이나 나무가 보이면 수시로 소변을 뿌려댄다.
이때 소중한 꼬리에 소변이 묻지 않도록 꼬리를 치켜세우고 소변을 뿌린다. 참고로 고양잇과동물은 정면을 주시하면서 소변을 뒤로 뿌린다. 개과동물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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