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에 대한 오해

노트펫

입력 2019-11-05 09:07 수정 2019-1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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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동물병원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의사 김원장'의 영상을 노트펫에서 글로써 소개합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알고 있어야할 정보들을 챙겨 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 좋아요!는 필수입니다. ^^ >


[노트펫] 지난 영상 "반려동물들이 지속적으로 질병에 걸리는 이유"편에서 환경적 문제에 대해서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보호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달라는 의견도 있으셨고 구강 건강에 대한 질문들도 꽤 있으셔서 '우리 반려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죠?' 라는 소주제로 질병 관리를 위한 여러 이야기에 대해 영상을 제작해보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보호자가 반려동물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아이들 건강관리를 위해 보호자가 꼭 이해해야할 건강 이야기.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에 대한 주제로 그 썰을 풀어 보겠습니다.

커피 한잔 씩 준비 하셨나요? 그럼,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에 대한 오해' 지금 시작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치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건강을 잃는다.' 물론 이 말은 제가 한 말이니 검색해 보지는 마세요.^^

치아의 용도는 1. 사냥과 자기 방어 2. 소화를 위한 저작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치아는 동물들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야생 동물들의 이빨은 사냥을 하거나 적을 공격하는 것에 사용하고 삼킬 수 있는 적당한 크기로 분해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에 꼭 필요합니다.

육식동물이 이빨이 없다면 한 번에 삼킬 수 있는 크기의 사냥감을 잡아야만 생존이 가능한데 그렇게 된다면 작은 동물들을 잡을 수 있는 날렵한 동물들만 생존하는 결과가 생기게 되고 현재 많은 육식동물들이 멸종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초식동물들도 질긴 섬유질의 풀을 소화하기 위해서 아주 오래 씹고 삼키는데 치아가 없다면 그냥 삼켰을 때 소화가 어렵고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이렇듯 치아가 건강해야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음식물로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 받을 수 있고, 우리 몸을 유지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사실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아이들 중에 구강건강이 제대로 지켜지는 아이들이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우리 아이는 아픈 적이 없어서 동물병원에 가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보호자 분들에게 (동물)병원에 오시면 최소 세 가지 문제점은 찾을 수 있다고 제가 우스갯말로 말씀드리는 데요.

그 중에 하나에 꼭 구강문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우리 반려동물들은 구강건강이 안 지켜지는 것일까요?

제대로 된 양치의 부재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이 안 지켜지는 이유?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잡은 정말 간단합니다. 바로 양치를 제대로 안 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양치의 부재. 치아 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태, 플라크라고 말하죠. 플라크의 침착을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바로 구강건강을 좌우하게 되는데 이 플라크는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얇은 보호막이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치태: 치아표면에 형성되는 무색의 세균막

안타깝게도 플라크는 물리적인 파괴를 통해서만 제거가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솔질이 되지 않으면 이 플라크를 관리할 수가 없어요.

보호자 분들 중에서 "반려동물들도 양치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치아를 가지고 있는 동물들은 평생 양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아니, 그럼 야생동물들은 평생 양치 한번 안하는데 다 단명하겠네?"라는 반문을 종종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 야생동물들이 양치를 정말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야생동물들은 저작. 바로 씹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하는 솔질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음식물의 마찰을 통해서 플라크가 파괴가 되는 것이죠.

실제 초식동물들은 오랫 동안 풀을 씹고, 육식동물들은 사냥감에서 생고기를 뜯어내고 보통은 원하는 사이즈로 뜯어지지 않기 때문에 수차례 씹어서 생고기를 절단하게 되는데 이런 자연적 행동들이 바로 양치의 효과를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동물에 따라서 환경적 영향이나 자연적인 치아관리의 기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사람처럼 꼼꼼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플라그의 물리적 제거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얘기하는 것이니 이것만으로 치아관리가 된다는 오해는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습식성 음식들..치아 건강 이상의 시작

그런데 실제 우리 반려동물들은 어떠하죠? 정형화된 사이즈의 사료, 분쇄되기 쉬운 음식들. 특히 보호자분들이 쉽게 급여하는 습식 음식들.

치아 건강을 해치는 것은 바로 이런 음식들이 시작입니다. 아주 작은 입자의 사료나 습식음식들은 이미 잘게 부서져있기 때문에 치아의 저작기능을 줄이거나 불필요하게 만들어 버리죠.

혹시나 습식이 안 좋은가? 라는 오해를 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이런 음식은 구강 이후의 소화기관에서는 표면적이 넓어서 소화효소를 통한 소화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음식이니 오해는 마세요. 환자에게 죽이나 먹기 쉬운 음식을 공급하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죠.

하지만 씹을 필요가 없는 작은 음식들은 마찰을 통한 양치의 효과를 없애고 습식음식은 구강전역에 침착되어서 세균의 증식이 늘어나고 플라크와 치석 생성을 가속화시킵니다. 야생에서 생활하지 않는 우리 아이들은 이런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죠.

사람은 이런 음식을 먹고 양치를 스스로 하니까 관리가 가능한 거죠. 하지만 양치의 목적을 모르는 우리 반려동물들은 보호자가 해주는 양치가 그저 짜증나고 싫기만 합니다.

더군다나 이미 세균감염이 진행되고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는 칫솔모의 자극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더더욱 양치를 싫어하게 됩니다. 간혹 양치 할 때 피가 나기도 하는데, 이건 염증이 심한 상태인데도 보호자분들은 이 상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도 보호자분들은 아이가 그냥 양치하기 싫어한다고만 생각하죠.

그리고 앞서 플라크 관리가 구강건강을 좌우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보호자분들은 종종 플라크 보다 치석에 더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건강관리이고 오해입니다. 왜냐하면 플라크는 우리 몸에 큰 피해가 없이 양치만을 통해서 쉽게 제거가 가능한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건강관리이지만 치석은 전신마취를 통해 스케일링을 해야 하는 수의사를 통한 치료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스케일링 쉽게 받을 수 있다 보니 마치 건강관리처럼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동물들의 스케일링은 절대 그러하지 않습니다. 전신마취가 수반되어야지만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는걸 아셔야 해요.

그런데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수의사의 구강건강에 대한 경고에 치료를 해야 할 단계에서 대부분 관리를 시작하려 하시죠. 당연히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관리가 불가능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양치를 하게 되면 오히려 통증 때문에 구강 질병 시 양치는 통증으로 칫솔을 싫어하게 되는 원인!! 아이들이 양치를 더 싫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죠.

잘못된 구강관리제의 사용은 질병 진단을 방해하기도...

이유가 어떠하던 간에 양치를 거부하는 아이들 때문에 간혹 바르거나 먹는 치약이나 구강 청결제만으로 치아관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앞에서 말씀 드렸지만 플라크의 관리는 기본적인 솔질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것만으로 효과가 있다면 사람들이 먼저 쓰겠죠. 왜 이 편한 걸 동물들만 쓸까요?

사람들은 전동칫솔은 계속 개발 되는데 바르거나 먹기만 하면 되는 치약은 없잖아요. 구강 관리 제품들의 광고를 보시면 대부분이 양치 후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런 제품들이 세균을 죽여서 플라크 생성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이건 플라크가 전혀 생성이 안 되었을 때 얘기고 이미 플라크가 덮여있다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구취나 치석의 생성은 질병이 진행되는 걸 보여주는 현상들인데 오히려 이런 것들의 생성을 억제해서 수의사가 진단할 때 정확한 정보를 얻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치를 잘 하는 분들에게는 효과적인 제품이겠지만 양치 관리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사용하셔야 합니다.

'앓던 이가 빠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은 매우 의학적인 표현입니다. 그만큼 구강통증은 심각하다는 걸 반증하는 말인데요. 사람들은 치아가 조금만 아파도 계속 신경 쓰이고 바로 치과로 내원하게 되죠.

그런데 반려동물들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이 통증을 지속적으로 참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지금 당장 우리 아이들의 입을 한번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구강건강에 대한 보호자들의 오해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치아 질병에 대해서 건강관리를 위해 양치 말고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에 대해선 다른 영상에서 좀 더 자세히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꼭 부탁드리고요. 댓글로 많은 의견 남겨 주시면 영상 제작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의사김원장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와 나눌 수 없는 동물병원에 관한 이야기!!! 동물병원 리얼스토리! . 안녕하세요. 수의사 김원장입니다. 반려동물 가족들과 편안한 소통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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