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가 운전 배우니 정신건강 좋아졌다”..사람도?
노트펫
입력 2019-10-25 17:07 수정 2019-10-25 17:07
미국 리치먼드대 실험 결과..정신병 치료 실마리 기대
[노트펫] 과학자들이 실험쥐에게 운전을 가르쳤더니 정신건강이 향상돼, 이 실험이 인간 정신병 치료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리치먼드대학교 산하 램버트 행동신경과학 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16일 학술지 에 ‘강화된 환경 노출이 쥐의 운전실력을 촉진한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어린 쥐 17마리를 두 무리로 나눠서, 한 그룹의 우리에 장난감, 사다리, 공, 나뭇조각 등 뇌를 자극할 놀이도구를 주고, 매주 바꿔줬다. 그리고 다른 그룹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쥐가 운전할 수 있는 차 ‘ROV(Rodent Operated Vehicle)’ 운전을 가르쳤다. 네 바퀴 위에 플라스틱 통을 얹은 소형 전기차로, 알루미늄 판과 구리손잡이를 설치해 쥐가 몰 수 있게 설계했다. 그리고 쥐가 구리 손잡이를 눌러서 울타리 끝까지 차를 몰면, 그 끝에 놔둔 시리얼 과자를 보상으로 받았다.
그러자 예상대로 더 좋은 환경의 쥐가 운전을 더 잘 배웠다. 외부환경과 경험에 따라 뇌 구조와 기능이 바뀌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덕분에, 놀이도구가 주어진 쥐들이 ROV를 능숙하게 몰았다. 반면에 비교군의 쥐들은 ROV를 모는 데 실패했다.
연구진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두 그룹 모두 배설물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과 DHEA(Dehydroepiandrosterone)가 높은 수치로 검출됐다. 두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정서적인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램버트 행동신경과학 연구소의 켈리 램버트 소장은 “마치 운전이 쥐들에게 환경에 대한 조절 감각을 준 것 같다”며 “사람의 경우에 운전이 자기조절 감각과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킨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정신병의 제1 방어선인 감정적 회복력이 배움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과 쥐의 뇌 구조와 신경화학물질이 거의 비슷해서, 쥐의 뇌가 더 작다는 차이 정도밖에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 실험 결과는 인간의 정신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이 실험이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운전뿐만 아니라 뜨개질처럼 뇌와 손을 함께 쓸 수 있는 임무가 자기조절 감각을 향상시켜 정신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램버트 소장은 AFP 통신에 “조현병이나 우울증에 치료법이 없지만 우리는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다른 동물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행동이 우리의 신경화학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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