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없이 디스플레이만으로 게임… 5G시대 성큼

신무경 기자

입력 2018-06-29 03:00 수정 2018-06-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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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R&D센터 가보니
클라우드 통해 연산기능 수행… 하드웨어 장비 없애 전력소모 줄여
기지국 1곳 20m²→2m²로 축소… 통신장비 효율적 설치기술 개발


중국 상하이 푸둥에 있는 화웨이 5G 연구개발(R&D)센터의 모습. 화웨이는 2009년부터 5G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5G 제품에 40억 위안(약 6800억 원)을 투자했다. 화웨이 제공
‘어라? PC도, 비디오 게임기(콘솔)도 없네.’

26일 중국 상하이 푸둥 신진초루에 위치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5세대(5G) 연구개발(R&D)센터. 이곳에 자리한 ‘X 랩스’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미래 기술을 화웨이 파트너사들과 함께 연구하는 조직이다.

화웨이 직원이 건넨 게임 컨트롤러로 툼레이더라는 게임을 해봤다. 한참 동안 게임을 플레이한 뒤에서야 게임 소프트웨어(SW)를 굴러가게 하는 하드웨어(HW) 콘솔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게 됐다.

위 원빈 화웨이 연구원은 “그동안 게임을 하기 위한 콘솔과 PC 구매에 3000∼4000위안(약 51만∼68만 원)이 필요했다면,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는 디스플레이만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장비업체의 ‘탈(脫)장비’ 선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수행하던 연산 기능을 클라우드를 통해 하면 배터리 소모가 줄어든다. 또 기기가 디스플레이 역할만을 하므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5G 콘텐츠를 확산시키려면 네트워크 인프라, 즉 5G 장비가 필수적이다. 화웨이의 R&D센터 곳곳에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전봇대(?)가 있는 이유다. 화웨이는 한 개의 기지국사를 20m²에서 2m²로 축소하는 등 통신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G 통신장비를 도입할 경우 정보 유출 우려 등은 여전히 부담이다. 화웨이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보안에 대한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조이 탄 화웨이 글로벌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총괄사장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고객 개인정보를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R&D 투자(지난해 8000억 원)의 대부분이 보안에 쓰이며,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피터 저우 화웨이 무선 네트워크 제품라인 최고제품 및 마케팅 책임자(CMO)는 “이동통신 표준화 국제협력기구(3GPP) 등 표준을 만드는 조직에서는 5G 규격을 만들 때 보안 요구사항을 기존의 3G, 4G보다 더 엄격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글로벌 5G 연합체가 제시하는 업계 표준과 국내 이통사의 보안 요구수준을 준수하고 있는 만큼 ‘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 보안 검증 전문기관의 인증을 통과했음을 주장하며 보안 이슈에서 자유로움을 피력했다. 하지만 ‘한국만을 위한 검증된 보안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이날 5G 기술 외교를 펼쳤다. SK텔레콤과 KT는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5G 통신사 연합체 ‘O-RAN 얼라이언스’ 총회에서 이사회 멤버로 선출돼 5G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날 차이나모바일, 화웨이 등과 손잡고 5G망을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VR) e스포츠 생중계에 나서기도 했다.

상하이=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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