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파손, 분실에도 안심? 씨게이트 라씨 러기드 시큐어 외장하드

동아닷컴

입력 2018-06-28 13:43 수정 2018-06-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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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하드는 수년 전부터 성능적으로는 거의 발전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핵심 부품인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성능이 제자리 걸음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신 저장용량만큼은 크게 늘어나서, 최근에는 손바닥만한 2.5인치 외장하드가 2TB, 4TB 이상의 고용량을 저장한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단지 용량만 보고 외장하드를 골라야 한다면 참 따분한 일이다. 다른 제품과 확실히 구별되는 뭔가를 갖춘 외장하드는 없을까?

2012년에 씨게이트(Seagate)가 프랑스의 저장장치 브랜드인 라씨(LACIE)를 인수한 이유도 위와 같은 고민과 무관하지 않다. 유명하긴 하지만 개성이 다소 부족한 씨게이트의 라인업에 라씨 특유의 디자인 감각 및 부가기능을 결합, 한층 차별화된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씨게이트의 라씨 러기드 시큐어(LACIE Rugged Secure)(출처=IT동아)

이번에 소개할 라씨 러기드 시큐어(LACIE Rugged Secure)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 중 하나다. 다른 외장하드와 구분되는 높은 내구성과 보안성, 그리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면서 데이터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이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내구성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두툼한 실리콘 커버

라씨 러기드 시리즈는 내장된 저장장치의 종류나 용량, 인터페이스, 부가기능에 따라 구분되는 여러 모델이 나와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USB-C 인터페이스에 하드웨어 보안 기능까지 갖춘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 2TB 모델이다.

라씨 러기드 시큐어(LACIE Rugged Secure)(출처=IT동아)

2.5인치 기반의 HDD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외장하드와 별로 다를 바 없지만, 두툼한 실리콘 커버를 두르고 있어 의외로 존재감이 상당하다. 이 실리콘 커버를 벗겨서 쓰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이러자면 외부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실리콘 커버를 벗긴 모습(출처=IT동아)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1.2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충격에 견딜 수 있으며, 섭씨 70도의 고온, 혹은 영하 40도 수준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빗물을 맞는 정도로는 고장 나지 않는 생활방수 기능까지 갖고 있다고 하니 러기드(Rugged: 강인한, 질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실제로 1.2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2~3회 정도 제품을 바닥에 떨어뜨려 봤는데, 이후에도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1.2 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 봤다(출처=IT동아)

파손 시, 신품 교환에 데이터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 정도 수준의 험한 환경에서 이용할 때의 고장 가능성을 ‘최소화’했다는 뜻이지, 완벽한 무(無)고장을 보증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라씨 러기드 시큐어는 제품이 파손되어 데이터가 손상된 경우, 제품을 동일한 제품으로 교체해 주고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주는 씨게이트 리커버리 서비스(Seagate Recovery Service: SRS)를 제공한다.

씨게이트 리커버리 서비스의 특징(출처=IT동아)

이 SRS 서비스는 본체 구매 후 2년 동안 1회에 한해 제공되며, 씨게이트 레스큐 서비스 플랜(Seagate Recue Plans) 스티커가 본체에 붙어있어야 한다. 씨게이트 측의 발표에 따르면 자사 연구소의 데이터 복구 성공율은 90%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이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소비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장장치가 고장 났을 때 수리나 신품 교환 서비스는 흔히 있었지만, 데이터까지 복구해주는 서비스는 그다지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라씨 러기드 시큐어의 SRS 서비스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하드웨어 기반 암호화를 통해 보안성 극대화

데이터 복구 서비스 외에 주목할 만한 특징은 보안성이다. 라씨 러기드 시큐어 이용자들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인 툴킷(Toolkit)을 이용할 수 있는데(윈도우, Mac에서 호환), 툴킷에서 지원하는 부가 기능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장치 암호화 기능이다. 툴킷 내의 씨게이트 시큐어(Seagate Secure) 메뉴를 통해 암호를 설정하면 라씨 러기드 시큐어를 PC에 꽂을 때 해당 암호를 입력해야 외장하드 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혹시나 외장하드를 잃어버리더라도 데이터의 유출은 막을 수 있으니 분명 도움이 된다.

툴킷을 통해 하드웨어 암호화 설정이 가능(출처=IT동아)

사실 소프트웨어를 통한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는 외장하드는 예전에도 있긴 했다. 라씨 러기드 시큐어 암호화 기능의 차별점이라면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기반한 암호화라는 점이다. 라씨 러기드 시큐어 내부에는 AES 256 비트 수준의 암호화를 전담하는 컨트롤러가 내장되어 있다. 암호를 설정한 사용자 외에는 절대 암호를 알 수 없으며, 혹시나 암호를 잊어버려서 씨게이트 서비스 센터에 가져가더라도 절대 암호의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제조사는 밝히고 있다. 왠만하면 자신이 설정한 암호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툴킷 소프트웨어의 메인 메뉴(출처=IT동아)

이외에도 툴킷(Toolkit) 소프트웨어를 통해 PC의 데이터를 자동 백업할 수 있고, 파일이 손상될 경우, 이전의 백업 기록을 통한 복구도 가능하다. 그 외에 PC의 특정 폴더와 외장하드 내의 폴더를 자동으로 동기화하는 '미러' 기능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데이터 보존 설정을 할 수 있다.

USB 3.1 미지원 PC에서도 성능 저하는 거의 없어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 제품은 최대 10 G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발휘하는 USB 3.1(Gen 2)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본체에 달린 포트의 형태는 최근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USB 타입C인데, 동봉된 타입C – C 케이블, 혹은 타입C – A 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접속이 가능하다. 다만, 타입C – A 케이블을 이용할 경우에는 USB 3.0(5Gbps) 모드로 접속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 두자.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출처=IT동아)

USB 3.1(Gen 2)이나 타입 C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환경이라 해도 그다지 아쉬워할 건 없다. 내부 저장장치가 SSD가 아닌 HDD인지라 USB 3.1의 최대 대역폭을 온전하게 쓸 정도로 빠른 속도는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 소프트웨어를 이용,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의 데이터 전송 능력을 확인해 보니 USB 3.1로 접속했을 때와 USB 3.0로 접속했을 때의 성능차이는 거의 없었다. 전반적인 성능은 외장하드로서 양호한 수준이다.

비슷한 제품 넘치는 외장하드 시장, 내구성과 보안성으로 차별화

외장하드 시장에서 뭔가 뚜렷한 개성을 갖춘 제품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기껏해야 디자인, 혹은 저장용량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외장하드라는 제품의 특성상, 떨어뜨리거나 해서 데이터를 잃어버리기 쉽다는 점도 그다지 차이가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튼튼한 내구성을 갖추고 데이터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씨게이트의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 정도면 충분히 차별화된 제품이다.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출처=IT동아)

하드웨어 기반 암호화 기능도 제공하므로, 혹시나 잃어버린 외장하드에서 데이터가 유출될 것을 염려하는 사용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2018년 6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라씨 러기드 시큐어 USB-C 2TB 모델은 18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만약 보안 기능이 필요 없다면, 혹은 좀더 큰 저장용량이 필요하다면 암호화 기능이 생략된 라씨 러기드 USB-C 모델의 구매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동일한 용량의 시큐어 모델보다 약간 더 저렴하며, 최대 5TB 모델까지 나와있으니 참고하자.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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