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현의 신간3책] 역사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뷰티풀 퀘스천 /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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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6-27 10:41 수정 2018-06-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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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다양성의 달이다. 봄과 여름이 공존하고, 수 많은 시작과 끝 사이에서 방황한다. 1년의 절반을 넘어서며 누군가는 이미 늦었다고 지레 포기하고, 누군가는 아직 남았으니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그렇다 보니 어느 때보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 건지, 결국 어디를 향해 가는지, 이게 맞긴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복잡성 안에는 의외로 단순함이 항상 내재돼 있다. 모든 삶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이 지나온 모든 시대도 그랬다.

열심히 살아 낸 '생(生)'이 있을 뿐이다. 결국 지금 이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 곧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삶에 있어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 자체가 이미 답이자 최상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충분히 각자 잘 살아내고 있다. 당신에게 2018년 6월이 부디 활기찬 에너지와 기분 좋은 기대감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역사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뷰티풀 퀘스천 / 인공지능 콘텐츠혁명(출처=IT동아)


◆ 역사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먼 크르즈나릭/원더박스)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인생학교'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방황하는 독자들을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그 질문이야 말로 인간의 역사를 대변하는 오랜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매력은 역사를 현대인들의 삶의 고민을 테마로 접근했다는데 있다. 누구나 겪고 있는 삶의 고민들을 건들이며, 자연스럽게 관심사와 연결되는 역사 속에서 해답을 찾아본다. 저자는 과거를 들여다봄으로써 세상살이 방식의 미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살아 온 방식을 탐구하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난관과 기회에 어떻게 대처할지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살면서 직면하는 고민 중에 12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된 역사적 인물과 스토리, 사건 등을 살펴보며 방대한 세상살이의 역사를 항해한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놓인 시대적 상황과 비교해 보면 삶에 대한 관점을 넓힐 수 있으리라. 다양한 주제를 부드럽게 이끄는 저자의 인문학적 지식과 탁월한 통찰력이 놀라운 책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부디 현명한 답이 되길 바란다.


◆뷰티풀 퀘스천(프랭크 윌첵/흐름출판)

200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현존하는 물리학의 대가인 프랭크 윌첵은, 근대과학의 시작점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세상은 물리학이 만든 아름다운 예술작품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이 세계는 하나의 예술 작품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과학의 역사를 통해 풀어낸다.

특히 저자는 '대칭성'과 '경제성', 이 두 가지 대원칙으로 세계의 미학을 설명한다. 물질세계를 창조한 자연의 기술은 태고부터 이미 충분히 발달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책의 앞 뒤로 삽입된 수 많은 자료와 용어해설, 도입부의 친절한 '책 사용 설명서'는 저자의 학자로서의 면모뿐 아니라, 물리학에 대한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쉽게 풀어 썼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물리학 용어와 이론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독자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을 듯하다. 다만 그가 이 방대한 여정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그것, 당신과 나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리학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 그것은 곧 우리 역시 아름답기 그지없는 하나의 놀라운 예술작품이라는 확고한 증명. 그 사실을 오로지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우리 모두는 궁극적으로 아름답게 태어났다. 개개인 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예술작품이다. 당신은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인공지능 콘텐츠혁명(고찬수/한빛미디어)


KBS에서 새로운 미래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고찬수PD의 책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만의 고유한 기능인 창조 영역에 다다를 수 있는가?'는 이미 철 지난 화두라고 말한다. 이제는 인공지능에 의해 발현되는 새로운 창조성을 어떻게 각 분야에서 활용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말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창조성이 중요한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엿본다. 실제로 최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은 가상의 작가를 만들어 문학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창조된 캐릭터가 마치 살아있는 연예인처럼 수많은 팬덤을 거느리며 개인방송을 하고, 개인 수준에 맞춘 인공지능 영어 학습도구는 학습의 신세계를 열고 있다.

반면 소비자인 우리는 점점 세분화된 인공지능의 '추천'에 콘텐츠 소비를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제 한 인간의 창작의 개별성과 차별성은 사라지는 것일까? 아무 소용 없는 것일까? 저자는 인공지능과 함께 더 멋진 콘텐츠를 만들어 낼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각 분야별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활용현황을 구체적인 최신사례로 설명하고 있어 관련자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준다. 인공지능이 콘텐츠 산업을 바꾸는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모호한 개념을 잡아주고, 희미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책이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출처=IT동아)
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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