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회장 같았던 ‘시스코 라이브’… “구글과 손잡고 혼합형 클라우드 공략”

김성규 기자

입력 2018-06-14 03:00 수정 2018-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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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전략 알리는 연례행사에 2만5000여 명 몰려 함성-박수
로빈스 CEO “삶에 또 다른 변화”


11일(현지 시간) 미국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에서 열린 시스코의 연례행사 ‘시스코 라이브 2018’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척 로빈스 CEO(남자)가 구글 클라우드의 다이앤 그린 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빈스 CEO는 이날 구글과의 협업 내용을 소개했다. 시스코 제공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및 보안 업체 시스코(CISCO)와 구글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클라우드 분야 최강자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기 위해 공공 클라우드와 사설 클라우드를 합친 ‘혼합형 클라우드(Hybrid Cloud)’ 분야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11일(현지 시간) 시스코는 고객과 협력사에 자사의 전략을 알리는 연례행사인 ‘시스코 라이브’ 행사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었다. 행사장에는 2만5000여 명의 시스코 관계자들이 몰려 파티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치 프로스포츠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

기조연설자로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가 나섰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네트워크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 설명하며 “미래에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공공 클라우드가 더 간편하고 빠른 방식으로 여러분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 줬다. 그래서 우리는 혼합형 클라우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며 다이앤 그린 구글 클라우드 CEO를 소개했다. 시스코와 구글의 클라우드 협력을 구체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였다. 장내에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스코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기업 간 거래(B2B)를 위주로 하다보니 일반인들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이 회사 장비가 없다면 전 세계의 인터넷이 운영되기 힘들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스코와 구글은 지난해 10월 혼합형 클라우드 개발을 위해 공동투자 등 협업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오픈소스 SW 분야에서, 시스코는 영업조직 및 보안 분야에서의 강점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외신은 이를 두고 구글이 다소 약한 클라우드 분야에서 선두주자인 아마존, MS에 대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날 로빈스와 그린 CEO는 대화를 통해 “시스코-구글 클라우드는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주고 프로그램 개발환경을 현대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합형 클라우드는 공공 클라우드와 사설 클라우드가 합쳐진 형태다. 핵심적이고 보안이 필요한 서비스와 데이터는 사설 클라우드에 두고, 덜 중요한 정보는 공공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공공 클라우드는 서비스 이용 대상을 제한하지 않는 서비스를 말한다.

시스코의 이번 발표는 클라우드가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최고 화두임을 재확인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3위는 모두 클라우드 기업이었다. IT가 진화할수록 점점 많은 데이터 용량과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로빈스 CEO는 기조연설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5G가 세계적 이슈이긴 하지만 5G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랜도=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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