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크리에이터 송태민,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루루체체 TV를 꿈꿉니다"

동아닷컴

입력 2018-06-05 17:04 수정 2018-06-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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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출산율은 2016년 통계청 기준 1.17명, 미국 중앙정보국(CIA) 기준 1.25명으로 전세계 최하위권(세계 224개국 중 220위)에 불과하다. 특히, 2016년 출생아 수는 지난 10년 중 최저 수준인 40만 6,000명을 기록해 전세계에서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홍콩과 타이완, 마카오, 싱가포르 등 총 4곳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가장 아이를 낳지 않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 대한민국 키즈 산업 규모 추이 >(출처=IT동아)

하지만, 이러한 출산율 저하에도 불구하고 국내 키즈(Kids)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국내 키즈 산업 시장규모는 2002년 8조 원, 2007년 19조 원, 2012년 27조 원, 2015년 39조 원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2016년 이후에도 주요 백화점의 아동 상품군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키즈 산업 성장 배경으로는 저출산으로 인한 '골드 키즈(Gold Kids)'의 증가'와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한 '키즈 케어(Kids Care) 필요성 증대', 부모/조부모/외조부모/이모/삼촌 등 8명의 친척이 아이 1명을 위해 지갑을 여는 '에잇 포켓(8 Pocket)의 구매력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실 출산율 저하에도 키즈 산업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 확대로 육아 관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고급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 달러에서 2015년 15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특히, 중국 키즈 산업 시장 규모는 매년 14.8%씩 성장해 2018년에는 3조 위안(약 547조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리고, 키즈 산업의 성장은 국내 미디어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유튜브가 2017년 5월 어린이를 위한 전용 앱 '유튜브 키즈(YouTube Kids)'를 미국,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에 이어 한국에 27번째로 출시한 것. 뒤를 이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CJ헬로, C&J E&M 등이 키즈 전용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두 딸과 함께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송태민 키즈 크리에이터와 송채빈(10살), 송나윤(7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송태민 키즈 크리에이터는 LG유플러스 IoT사업팀에서 책임을 맡고 있기도 하다.

< 오른쪽부터 루루체체 TV의 송태민 아빠와 두 딸 송나윤양, 송채빈양 >(출처=IT동아)

두 딸과 함께 만들어가는 '루루체체 TV'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오늘은 키즈 크리에이터로 인터뷰하지만, 과거에 다양한 방면에서 재미있게 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음악 작업부터 (실제 음원도 공개했다) 개인 창업까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웃음).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송태민: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는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습니다다. 이후 책 집필, 음반 출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즐겼던(?) 것 같네요. 지금은 LG유플러스 IoT사업팀에서 책임을 맡고 있지만…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던 기억이 큽니다. 어비팩토리라는 개인 창업도 했었고. 이렇게 말하면 웃기겠지만, 재미있게, 놀면서 일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빚도 많이 생겼고요(웃음). 어비팩토리를 운영하다가 운 좋게 특정 회사에 인수된 계기로 LG유플러스에 입사했고, 지난 경험을 살려서 신사업을 담당 중입니다. 창의적인, 창조적인 사업에 아이디어를 열심히 내는 중입니다.

IT동아: 그리고 이제 키즈 크리에이터도 시작했다.

송태민: 지금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10살 송채빈과 7살 송나윤). 언젠가 첫째가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먼저 말하더군요. 이에 지난 멀티미디어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딸을 위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키즈 크리에이터의 시작이었습니다.

< 인터뷰 도중에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던 두 부녀 >(출처=IT동아)

IT동아: (송채빈양에게) 유튜브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송채빈: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어서 봤어요. 4살 때부터 유튜브를 봤습니다. 도티, 잠뜰 등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봤어요. 마인크래프트 관련 동영상이 많이 재미있었고.

송태민: 기자님도 아시지만 (사실 그와는 인연이 있었다) 제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1호 구매자 아닙니까. 그걸 자연스럽게 채빈이가 물려받아 사용했었습니다. 사용법을 알려준 것도 아니었고… 말그대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정확하게 유튜브는 작년에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친구가 유튜브에 계정을 만들었다고 자랑 하면서, 구독자는 2명, 좋아요 3개를 받았다고 말이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만들어줄게"라면서요.

IT동아: 두 딸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루루체체 TV' 채널 가입일이 2017년 5월 31일이다. 어느새 운영 1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조회수는 200만회를 넘어섰고. 동영상 촬영 주제는 누구 아이디어인지.

송태민: 처음에는 채빈이와 함께 '놀자놀자'라는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많이 유명했던 캐리 언니를 찾아가서 만나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던 것이 첫 콘텐츠였네요. 그 다음부터 편의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음식을 사와서 '먹방'을 찍기도 했고, 장난감을 사와 리뷰도 했습니다.

기획 방향에 대해서 아빠와 엄마가 먼저 나서서 주도한 적은 없습니다. 채빈이가 카메라 앞에서 '그냥 노는' 것을 촬영했어요. 친구들도 데려와서 같이 촬영하기도 하고.

< 유튜브의 루루체체 TV 홈 화면 >(출처=IT동아)

30분 촬영에 4시간 편집, 5분에 담는다

IT동아: 언제부턴가 모든 콘텐츠에 편집이 시작되었다.

송태민: 대부분 제가 다 합니다. 생중계는 5~6번 정도 한 것 같은데요. 대부분 촬영한 뒤, 후속 작업을 거쳐 유튜브에 올립니다. 보통 한번 촬영하면 2시간 정도 걸리고, 주말에 몰아서 3, 4개를 한번에 작업하는 방식입니다.

매번 촬영할 때마다 아이와 많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채빈이가 먼저 "이거 찍어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채빈이와 그렇게 촬영하다 보니 둘째 나윤이도 나오고 싶다고 말하더라구요. 이때부터 '루루체체 TV'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채널명은 두 아이의 세레명인 루피나와 체라를 더해서 만들었습니다(웃음).

편집 시간만 건당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만약 2시간 동안 3개 콘텐츠를 촬영했다면 총 12시간을 편집하는데 할애하죠. 대략 30분 촬영한 콘텐츠를 5분으로 편집하는데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음원, 자막, 이펙트 등을 넣는 것도 일입니다. 뭐, 점점 작업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웃음).

< 촬영 아이디어는 언제나 두 딸과 함께 고민한다 >(출처=IT동아)

아, 음원을 찾는 것이 꽤 어렵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항상 걸리니까요. 그래서 아예 5곡 정도를 만들었습니다. 효과음도 직접 만들었고요. 음원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도 있는데, '루루체체 OST'로 이미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른 음원이 아닌, 효과음을 담은 음원이죠. 음원 제목은 아이들이 모두 지었습니다(웃음).

다음에는 직접 노래도 부르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과거 집필 경험을 살려서 책도 낼 생각이고…. 아이들에게 손편지와 선물, 팬아트 등이 오는데, 이걸 모아서 책으로 내볼 생각입니다. 예전에 집필했던 책을 보여주면서 "이거 아빠가 쓴 책이야"라고 말했더니, "나도 책을 내고 싶어"라고 하더군요(웃음). 어디까지나 아이들이 원하는 것만 진행할 생각입니다.

< 지니뮤직에서 확인한 루루체체 OST >(출처=IT동아)

IT동아: 아이가 원해서, 그리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단 큰 의미 없이 시작했던 것 같다. 시작한 뒤에 본격적인 키즈 크리에이터로 바뀐 셈인데.

송태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매주 2, 3개를 꼬박꼬박 한주도 쉬지 않고 콘텐츠를 올렸구요. 동영상 재생시간도 4,000시간을 넘어서면서 구글 광고도 붙였고, 조금씩 찾는 사람도 생기고 동영상 시청자도 늘어나더라구요.

IT동아: 동영상을 편집하는데, 그냥 평범한 아빠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지.

송태민: 어도비의 프리미어와 애프터 이펙트를 사용해 맥에서 작업합니다.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는 재생시간이 너무 길면 의미가 없습니다. 주목도도 떨어지고. 매회 재생시간은 3~5분 정도로 편집합니다.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 연령대가 초등학교 저학년입니다. 당연히 오랫동안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죠. 때문에 재미있는 부분을 임팩트있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80번째 동영상을 촬영할 때, 상황극을 연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엄마 몰래 라면 먹기', '엄마 몰래 PC방 가기' 등을 진행했는데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반응도 좋더군요. 이때부터 조회수가 구독자 이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달 사이에 많이 늘어나더라구요.

< 루루체체 TV 인기 콘텐츠, '엄마 몰래' 시리즈 >(출처=IT동아)

지금도 기억하는 일인데, 98번째 콘텐츠를 올린 뒤 소위 말하는 '터졌다'라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조회수가 순식간에 확 올라가고 난 뒤에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아, 키즈 콘텐츠는 특히 방학 기간과 방학이 아닐 때 조회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조회수는 꾸준하게 늘었고, 잠시 정체기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유튜브, 그리고 키즈 크리에이터

IT동아: CJ E&M DIA TV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송태민: 처음에는 유튜브를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구독자가 늘고 조회수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대화를 나눠봤는데, 대부분 CJ E&M DIA TV에 소속되어 있더라구요. 궁금했습니다. 왜 다들 이곳에 모여 있는지.

먼저 연락을 했고, 한달 정도 심사 기간을 거쳐 현재 소속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심사 기간 동안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주로 체크하는 것 같더군요. 그렇게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다른 유명 키즈 크리에이터 '마이린', '프리티에스터' 등과 함께 식사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면서 함께 하는 콘텐츠도 촬영하기 시작했고…. 키즈 크리에이터로 몇 년 동안 운영한 채널이기에 관련 노하우도 많이 전달 받았습니다.

< 루루체체 TV 콘텐츠 중 하나 >(출처=IT동아)

IT동아: 루루체체 TV가 지금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송태민: 네. 예상했습니다(웃음). 사실 제가 직접 운영하는 채널이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두 딸과 함께 하는 작업이다 보니, 마음가짐부터 달라지더군요. 다른 사람이 안보더라도 우리 아이가 재미있고 좋아하면 된다는 생각에 좀더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이렇게 결과가 따라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지인들의 댓글과 조회수 약간이 전부였습니다. 만약 돈만 보고 시작했다면, 절대 지금처럼 못했을 겁니다(웃음).

(아이들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전혀라며 밝은 미소를 띄웠다)

송태민: 요즘은 아이들이 더 신나서 촬영합니다. "아빠 이거 주말에 찍자"라고 하면서 장난감이나 럭키박스 등을 사달라고 보채서 걱정이네요(웃음).

IT동아: 처음 시작하면서 유튜브가 키즈 콘텐츠 시장에서 지금처럼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송태민: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촬영하면서 조금씩,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예전에 유명하다는 유튜버(초등학생)와 찜질방을 같이 놀러간 적이 있는데, 찜질방에 손님으로 와있는 어머니들이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한단다. 같이 사진 한장만 찍을 수 있겠니?"라며 요청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찜질방에 놀러온 아이들도 몰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키즈 크리에이터라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죠.

IT동아: 후원, 협찬 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송태민: 요즘 촬영하는 콘텐츠는 협찬이 제법 있습니다. 생각보다 요청이 많습니다. 장난감 회사에서 이메일로 신제품을 사용해달라는 문의도 있었고, 아이들 대상의 일체형 PC를 사용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외주사처럼 광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고…. 다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아이들의 의견이라는 점이죠.

< 최근 광고 촬영도 다녀온 루루체체 TV >(출처=IT동아)

루루체체 TV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콘텐츠를 촬영하겠지만, 궁극적인 생각은 이것도 '육아'의 하나라고 생각 중입니다. 아이가 밝고 자신감있게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커가는데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촬영 중에도 "아빠, 잠깐만. 내가 생각 좀 해볼게"라며 스스로 고민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발표력이나 생각 표현력도 계속 늘어나는 것 같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어지고 있구요.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운영하는 채널이 있습니다. 그냥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배드키즈 콘텐츠'라고 말합니다. 나쁜 아이들 컨셉 동영상 콘텐츠가 주인데요. 부모에게 막 대하는 영상이나 장난감을 던져서 부시기도 하죠. 자극적인 내용으로 아이들의 주목을 끄는 내용인데,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루루체체 TV, 그리고 키즈 크리에이터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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