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3D 프린팅, 시각장애인에 ‘빛’

동아일보

입력 2018-06-04 03:00 수정 2018-06-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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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진 세계 최초로 성공… 맞춤형 각막 대량생산 가능

사람의 각막 줄기세포를 3차원(3D) 프린팅하고 있는 모습.
최근 영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각막을 3차원(3D)으로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 각막 손상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 코논 영국 뉴캐슬대 교수팀은 건강한 사람의 각막에서 유래한 각막 줄기세포로 인공 각막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아이 리서치 5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는 있었지만 온전한 형태의 각막을 만들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이 파란색으로 염색한 인공 각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캐슬대 제공
눈의 덮개와 같은 각막은 간, 심장 등 장기와 달리 기증자와 혈액형 등 유전적 요인이 달라도 생물학적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 때문에 누구나 각막을 기증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1500만 명에 이르는 수요에 비해 기증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각막 하나의 기본 구조를 인쇄하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몇 주간 배양 과정을 거치면서 각막 줄기세포가 각막을 구성하는 여러 세포로 분화돼 자란다. 3D 프린팅 잉크에는 각막 줄기세포 외에도 치과에서 흔히 쓰는 겔의 일종인 알지네이트(알긴산염)와 콜라겐도 들어 있다. 이 두 성분은 세포가 자라는 동안 3D 구조를 잘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스티브 스위오클로 뉴캐슬대 박사후연구원은 “각막세포로 분화되는 각막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적은 양의 각막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3D 프린팅은 환자의 안구에 꼭 맞는 사이즈와 형태로 각막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논 교수는 “실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수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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