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날개 단 공장… 중장비 26대 작업현황 손금 보듯

동아일보

입력 2018-06-04 03:00 수정 2018-06-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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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창원공장 디지털팩토리 현장
중장비에 센서 부착 정보 주고받아… 여의도 1.6배 전역 실시간 파악
필요 장비 시간 조정해 자동배차… 가동률 70% 수준으로 끌어올려


두산중공업이 경남 창원공장에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중장비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개발자인 윤석문 책임연구원이 지도 위에 표시된 중장비 정보를 가리키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 공장.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부품 제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7t 지게차부터 크레인, 길이만 23m에 달하는 대형 트랜스포터(운반장비)까지 각종 중장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산자재 창고를 지나 출하기술팀 사무실에 들어서자 공장 중장비들을 지도 위에 표시해 한눈에 들어오는 모니터가 보였다. 각 장비의 작업자부터 작업 시간, 작업의 종류와 진행 현황, 안전과 관련된 작업 환경(온도, 습도, 가스, 추락 여부 등), 주유량, 동선까지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윤석문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제어시스템연구팀 책임연구원은 “각 중장비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보내는 정보”라고 설명했다.

트랜스포터 운전석에서 한 작업자가 전용 단말기를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 제공
지난해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은 IoT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두산 무선위치인식시스템(DWLDS)을 창원공장 중장비 관리 부문에 처음 도입했다. 면적이 445만 m²(약 138만 평)로 여의도의 1.6배 규모인 창원공장에서 운용 중인 중장비는 총 26대다. 이 거대한 장비에 손바닥만 한 센서를 탑재하면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로라(LoRa)를 통해 주유량, 동선 등의 정보가 중앙 서버로 전달된다.

기존에도 이런 IoT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된 적은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대규모 공장부지 전역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상용 IoT 센서보다 소비전력은 30% 적고 제조단가는 40% 저렴하면서도 위치 인식 오차범위는 1m 이하로 정밀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작업 관리 모니터 화면을 보니 지도 위에서 각종 아이콘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콘 모양은 장비의 종류를, 색상은 장비의 상태를 나타냈다. 한 트랜스포터 아이콘이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자 박동윤 두산중공업 출하기술팀 차장은 “작업자가 막 작업을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모든 작업 내용은 센서와 함께 장비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를 통해 녹화되고 장비가 공장 내 ‘와이파이 존’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서버에 업로드된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작업 환경이다. 그동안은 작업자가 일일이 손으로 작업일지를 썼지만 이제는 작업 전후 전용 단말기 화면의 시작 버튼과 종료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작업자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도 유용하다.

중장비 배차 효율도 높아졌다. 작업자들이 필요한 중장비와 시간을 입력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시간을 조정해 배차하기 때문이다.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급히 필요한 작업이 있을 때도 배차가 쉽다. 이를 통해 장비가 노는 시간을 줄여 가동률을 기존 65%에서 8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현재는 70%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 같은 IoT 기반 관리 시스템은 최근 점차 대형 공장시설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포스코, 한화토탈,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산중공업도 이번 첫 실용화 사례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모든 공장을 디지털팩토리로 전환하고,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를 비롯해 발전소 시설 등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발전소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모니터링하고 위해 환경을 감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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