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서 교육매체로”… IPTV, 엄마마음 저격

신무경기자

입력 2018-05-31 03:00 수정 2018-05-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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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콘텐츠 대폭 강화 붐
LGU+ 유아서비스 ‘아이들나라’… 시력보호모드-AR학습 등 인기
작년 매출 22% 급성장 이끌어
KT 오디오북, SK 키즈영어 등 경쟁사들도 관련서비스 확대


LG유플러스의 유아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의 시연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엄마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TV는 없을까.’

2016년 5월,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아 콘텐츠 확보를 고민했다. 자체 설문 결과,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은 할 수 없이 자녀에게 TV를 보여주는 걸 죄스러워하고 있었다. 콘텐츠의 유해성, 중독, 시력 저하 등 TV의 나쁜 기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봤다. 아동심리학 박사, 산후조리원 대표 등 16명의 유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에는 광고를 제외한 자녀의 TV 시청 이력을 관리(시간, 횟수 제한)하는 기능을 넣고, 대한안과협회의 인증을 통과한 시력보호모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는 곧 서비스로 발전했다. LG유플러스는 이렇게 1년을 고민해 유아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출시했고, 한 해 동안 112만 명이 시청하며 흥행을 끌고 있다.

최근 IPTV 업계가 엄마들에게 ‘채널 고정’하고 있다. 다양하면서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유·아동 콘텐츠를 제공해 엄마들이 걱정 없이 자녀들을 TV 앞에 앉혀 놓을 수 있도록 경쟁 중이다. TV를 바보상자가 아닌 교육 매체로 탈바꿈시켜 이용자들에게 거실에는 TV가 있어야 함을 재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를 출시(2017년 6월)하자 지난해 3분기(7∼9월)에 전 분기 대비 30대 여성 가입자가 10%나 증가했다. 그 덕분에 지난 한 해 IPTV 매출 성장률은 21.83%로 빠르게 성장했다.

엄마 마음을 공략한 세부 기능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대거 탑재한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이를테면 증강현실(AR) 자연관찰학습 콘텐츠 생생자연학습을 통해 각종 동물의 울음소리를 듣고 가상 먹이체험을 하는 기능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이용자층을 현재 3∼7세 자녀를 둔 엄마에서 예비부모로 확대하고 기존 서비스 중 만족도가 높은 책 읽어주는 TV, AR 분야의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7∼12월)에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360도 영상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정혜윤 LG유플러스 홈미디어마케팅담당(상무보)은 “기술 발전과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으로 TV가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매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엄마 마음을 저격하기 위해 키즈,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KT는 최근 대교와 손잡고 부모가 자녀의 동화책을 읽어줬을 때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효과음을 내주는 소리동화, 인공지능 스피커가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는 영어 콘텐츠 강화를 위해 유튜브 인기 키즈 영어교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영어쑥쑥 튜브, 영미권 영·유아들이 보는 영어콘텐츠를 영어자막과 함께 제공하는 잉글리시 젬 채널과 같은 콘텐츠를 수급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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