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시장 고전하던 삼성전자… 5G 초고주파 대역서 반전 노린다

김성규 기자

입력 2018-05-30 03:00 수정 2018-05-30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中화웨이, 저주파 시장 강세지만 5G에선 정보 대량전송 필수
삼성, 28GHz 첨단기술 빛볼듯


다음 달로 다가온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5G가 통신장비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화웨이와 스웨덴 에릭손 등 외국산이 점령한 통신장비 시장에서 고전하던 삼성전자가 5G의 양대 축 중 하나인 6GHz(기가헤르츠) 이상 초고주파 대역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 달 4일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으며 본격적인 5G 주파수 경매 일정을 시작한다. 경매는 다음 달 15일 이뤄지며 경매 결과에 따른 주파수 할당 뒤 상용화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5G 주파수 경매는 통신업계는 물론이고 통신장비 업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화웨이가 통신사 쪽에 경쟁사인 스웨덴 에릭손이나 핀란드 노키아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통신사 중에는 LG유플러스만 화웨이를 LTE 기지국 장비로 쓰고 있지만, 5G로 넘어가면 SK텔레콤과 KT도 화웨이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가 5G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3.5GHz 대역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국내 통신장비 시장도 장악하면 그나마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도 잠식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장비 시장 세계 점유율 3%로 고전하는 삼성전자가 반전을 노리는 분야는 28GHz를 중심으로 한 초고주파 대역이다. 5G 주파수 대역은 크게 6GHz를 기준으로 ‘저주파’와 ‘초고주파’ 대역으로 나뉘는데, 저주파에서는 3.5GHz가, 초고주파 대역에서는 28GHz가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표준으로 정해지는 추세다.

그간 초고주파 대역은 저주파에 비해 도달 범위가 짧고 투과력도 좋지 않은 특성상 정보 손실이 많다는 이유로 이동통신에 쓰기 힘들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4G까지는 저주파 대역이 주로 쓰였지만 세계적으로 남은 대역이 거의 없게 됐다. 5G 초기에는 3.5GHz 대역이 주로 쓰이겠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28GHz 대역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되기 전 허허벌판이었던 서울 강남땅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자체 연구를 시작해 2013년 ‘빔포밍’이라는 첨단기술을 접목해 세계 최초로 초고주파 5G 통신 시연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는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파수 할당 현황을 조사해 6GHz 이상 대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역으로 28GHz를 지목하고 표준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