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에어샤워로 미세먼지 털고… 세면대 거울엔 날씨-일정 떠
강성휘기자
입력 2018-05-29 03:00 수정 2018-05-29 03:00
삼성물산 스마트홈 체험해보니
취침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미처 불 끄는 걸 잊었지만 굳이 다시 일어날 필요가 없다. 주인이 잠든 사실을 아파트가 파악한 뒤 자동으로 불을 끄고 커튼을 친다. 실내온도도 알아서 맞춘다. 다음 날 일어나 세수를 하러 가면 세면대 거울에 나의 수면 시간과 오늘의 날씨, 주요 일정과 뉴스 등이 떠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의 모습이 아니다. 삼성물산이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IoT 홈랩(HomeLab)’에서 보여준 스마트홈 기술이다. 1일 오픈 예정인 홈랩은 일반인이 직접 스마트홈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기술은 실제 아파트처럼 꾸민 홈랩 곳곳에 깔려 있다. 주방에서는 냉장고를 이용해 집 안 모든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를 향해 “청소기 돌려 줘”라고 말하자 로봇청소기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거실에서는 팔 동작으로 커튼을 칠 수 있다. 목소리, 동작 등으로 집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이 자동으로 사람을 인식해 작동하는 상호작용 방식으로 가전 및 미세먼지 환기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들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하만카돈 등 12개 업체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사람과 가전을 연결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Bixby)’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내놓은 기존 AI 플랫폼과도 연결할 수 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무는 “발주처나 입주자와 협의만 된다면 현재 골조 작업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서초우성1차’를 비롯해 내년 분양하는 단지부터 모두 적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홈랩은 고객 입장에서는 스마트홈 기술을 체험할 수 있고 건설사는 피드백을 받아 주거 친화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이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주택시장에 본격 복귀하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을 경쟁 무기로 삼은 듯하다”고 했다.
경쟁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스마트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전담팀을 꾸리고 스마트홈 플랫폼 ‘자이서버’를 개발 중이다. 대림산업은 통신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려던 기존 계획을 접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계열사인 HDC아이콘트롤스와 함께 독자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황종홍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스마트홈 개발 초기에는 IT 회사들이 플랫폼 제작에 우위가 있다 보니 이들을 활용하려 했었지만 최근에는 주택 구조나 생활환경 등을 잘 아는 건설사가 개발하는 플랫폼이 더 주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무는 “자체 플랫폼 품질이 증명될 경우 이 플랫폼을 다른 건설사의 아파트에 공급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2차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아빠엔 야구-엄마엔 도서 정보… 신기한 스마트홈 기술 체험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IoT 홈랩’에서 기자가 스마트홈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왼쪽 사진).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에게는
야구 경기 결과를, 책을 좋아하는 엄마에게는 신간 도서 정보를 보여준다. 아이들 공부방에서는 인공지능(AI)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체험도 할 수 있다(오른쪽 사진).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삼성물산 제공
현관문을 열자 현관에 있는 ‘스마트 미러’가 가장 먼저 나를 알아본다. “야구 좋아하셨죠? 오늘 경기 결과예요”라며 평소 응원하던 팀의 경기 결과를 거울에 띄워준다. 집에 들어서기 전 현관 에어샤워(air-shower) 장치로 미세먼지를 털어주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취침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미처 불 끄는 걸 잊었지만 굳이 다시 일어날 필요가 없다. 주인이 잠든 사실을 아파트가 파악한 뒤 자동으로 불을 끄고 커튼을 친다. 실내온도도 알아서 맞춘다. 다음 날 일어나 세수를 하러 가면 세면대 거울에 나의 수면 시간과 오늘의 날씨, 주요 일정과 뉴스 등이 떠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의 모습이 아니다. 삼성물산이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IoT 홈랩(HomeLab)’에서 보여준 스마트홈 기술이다. 1일 오픈 예정인 홈랩은 일반인이 직접 스마트홈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기술은 실제 아파트처럼 꾸민 홈랩 곳곳에 깔려 있다. 주방에서는 냉장고를 이용해 집 안 모든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를 향해 “청소기 돌려 줘”라고 말하자 로봇청소기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거실에서는 팔 동작으로 커튼을 칠 수 있다. 목소리, 동작 등으로 집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이 자동으로 사람을 인식해 작동하는 상호작용 방식으로 가전 및 미세먼지 환기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들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하만카돈 등 12개 업체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사람과 가전을 연결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Bixby)’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내놓은 기존 AI 플랫폼과도 연결할 수 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무는 “발주처나 입주자와 협의만 된다면 현재 골조 작업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서초우성1차’를 비롯해 내년 분양하는 단지부터 모두 적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홈랩은 고객 입장에서는 스마트홈 기술을 체험할 수 있고 건설사는 피드백을 받아 주거 친화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이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주택시장에 본격 복귀하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을 경쟁 무기로 삼은 듯하다”고 했다.
경쟁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스마트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전담팀을 꾸리고 스마트홈 플랫폼 ‘자이서버’를 개발 중이다. 대림산업은 통신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려던 기존 계획을 접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계열사인 HDC아이콘트롤스와 함께 독자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황종홍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스마트홈 개발 초기에는 IT 회사들이 플랫폼 제작에 우위가 있다 보니 이들을 활용하려 했었지만 최근에는 주택 구조나 생활환경 등을 잘 아는 건설사가 개발하는 플랫폼이 더 주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무는 “자체 플랫폼 품질이 증명될 경우 이 플랫폼을 다른 건설사의 아파트에 공급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2차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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