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싸움
동아닷컴
입력 2018-05-28 18:39 수정 2018-05-28 18:43
현대차그룹이 5월 2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약 일주일 앞둔 지난 21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와 국내 자문사 등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개편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이 주총에서 개편안 부결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안 및 개선한 뒤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순환 출자를 해소하고,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월말까지 권고한 자발적 지배구조 개혁 시한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했다. 글로비스는 사업 강화, 모비스는 사실상 지주사 격으로 만드는 셈이다. 반면, 엘리엇이 원하는 방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원하는 지주사 전환 방안을 원하지 않는 입장이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요구대로 전환한다면, 금산분리규제로 현대캐피탈·현대카드·HMC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해야 한다. 금융계열사를 분리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할부 금융' 경쟁력을 잃는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금융계열사를 통해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할부나 리스 등을 제공한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 분리로 자동차 할부 금융 전략을 펼치지 못한다면 그만큼 시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그룹 개편안에는 엘리엇이 반대입장을 밝혔으며, 외국인 주주를 대상으로 반대표를 모았다. 엘리엇의 지분은 1.0%에 불과하지만,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 주주 지분은 48.6%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기아차(16.9%), 정몽구 현대차 회장(7.0%),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로 30.3%에 불과하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9.8%)의 표라도 확보해야 하지만, 국민연금공단과 투자자문 계약을 맺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이번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냈다가 곤욕을 치렀던 국민연금이 이번에 자문사의 의견을 따르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 "해외 사업부문을 제외한 분할방법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신설 모비스 입장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이 개편 계획은 지분 교환 및 양수도 결과로 가능한 것이다. 분할합병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반대투표를 권고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들며 반대를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개편안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한다. 물론, 엘리엇은 한국 자동차산업이나 현대차그룹을 위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철저하게 엘리엇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위해서 행동한다. 하지만, 엘리엇의 행위가 옳지 않다며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위험하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찬성했다는 이유로 한국정부를 상대로 7,000억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 중이다. 또한, 엘리엇뿐만 아니라 국내 자문사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반대한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 제공: 핀다 >
쉽지 않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했다. 글로비스는 사업 강화, 모비스는 사실상 지주사 격으로 만드는 셈이다. 반면, 엘리엇이 원하는 방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었다.
< 현대자동차 지배구조 현황과 개편, 이미지편집: 핀다 >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원하는 지주사 전환 방안을 원하지 않는 입장이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요구대로 전환한다면, 금산분리규제로 현대캐피탈·현대카드·HMC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해야 한다. 금융계열사를 분리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할부 금융' 경쟁력을 잃는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금융계열사를 통해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할부나 리스 등을 제공한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 분리로 자동차 할부 금융 전략을 펼치지 못한다면 그만큼 시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그룹 개편안에 '반대' 외친 엘리엇과 국내 자문사
<현대모비스 지분 현황, 이미지편집: 핀다 >
반면,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기아차(16.9%), 정몽구 현대차 회장(7.0%),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로 30.3%에 불과하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9.8%)의 표라도 확보해야 하지만, 국민연금공단과 투자자문 계약을 맺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이번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냈다가 곤욕을 치렀던 국민연금이 이번에 자문사의 의견을 따르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 "해외 사업부문을 제외한 분할방법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신설 모비스 입장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이 개편 계획은 지분 교환 및 양수도 결과로 가능한 것이다. 분할합병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반대투표를 권고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들며 반대를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개편안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한다. 물론, 엘리엇은 한국 자동차산업이나 현대차그룹을 위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철저하게 엘리엇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위해서 행동한다. 하지만, 엘리엇의 행위가 옳지 않다며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위험하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찬성했다는 이유로 한국정부를 상대로 7,000억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 중이다. 또한, 엘리엇뿐만 아니라 국내 자문사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반대한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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