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 그래픽카드만 바꾸면 될까?

동아닷컴

입력 2018-05-24 10:46 수정 2018-05-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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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구매한지 오랜 기간이 지나, 최신 게임을 구동하기 벅차면 PC를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게 된다. 가장 쉬운 업그레이드 방법은 그래픽카드 교체다. 4~5년 전 구매한 그래픽카드라면 비슷한 가격의 최신 그래픽카드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

조립PC(출처=IT동아)

메모리(RAM) 추가 역시 쉬운 업그레이드 방법 중 하나다. 만약 메모리 슬롯에 여유가 있다면 추가로 메모리를 꽂아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그래픽카드 만큼의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는 없지만, 메모리 부족으로 게임이 강제 종료되는 현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SSD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업그레이드 방법이다. 저장장치를 마이그레이션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하는 등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SSD로 교체한다면 PC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체감 속도가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달리 프로세서는 PC를 업그레이드 할 때 크게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다른 부품과 달리 교체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과거에는 프로세서를 교체한다고 해서 큰 성능향상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만큼 프로세서를 업그레이드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8세대 코어 i7-8700 프로세서(출처=IT동아)

하지만 요즘은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개발되는 게임은 멀티코어 프로세싱을 활용해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기 때문에 프로세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성능 눈에 띄는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게임을 실행할 때 각종 그래픽 효과나 3D 물체의 표면(텍스처)를 담당하는 것은 그래픽카드지만, 3D 물체의 뼈대를 만들거나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표시할 때는 프로세서의 역할이 크다. 즉 게임에 따라 프로세서 업그레이드만으로 초당 5~10프레임 정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코어 수의 증가 역시 전반적인 PC 사용 성능 향상에 영향을 준다. 가령 8세대 인텔 코어 i7-8700 프로세서의 경우 이전 세대보다 물리 코어 수가 두 개 늘어난 만큼(6코어 12스레드) 이전 세대의 프로세서와 비교해 다중작업이나 처리속도 등에서 유리하다. 최근 게임 업계 동향을 보면, 게이머는 단순히 게임 하나만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게임 장면을 녹화하거나 게임 하는 장면을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인터넷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방송용 PC와 게임용 PC를 별도의 시스템으로 구성해야 했지만, 코어당 성능이 높아지고, 전체 코어 수가 늘어난 오늘날 PC 환경에서는 단일 PC 시스템만으로도 게임과 방송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나 고사양 게임은 늘어난 코어 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출처=IT동아)

그래픽카드와 프로세서 성능의 밸런스 역시 중요하다. 쉽게 말해 고사양 그래픽카드에는 고사양 프로세서가 갖춰져야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래픽카드 교체가 가장 쉬우면서 효과를 체감하기 쉬운 업그레이드기 때문에 프로세서 업그레이드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래픽카드의 데이터 처리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이 조화롭지 못하면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그래픽카드의 최대 성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없게 된다.

사실 PC 시스템은 프로세서, 그래픽카드뿐만 아니라 메모리, 저장장치 등 다양한 컴포넌트가 하나로 묶여 작동하는 시스템인 만큼, 고사양 시스템일수록 이러한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 실제로 인텔에 따르면 최근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PC 게임의 등장으로 게이밍 PC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코어 i7-8700 프로세서의 점유율 역시 높아졌다.

고사양 PC 시스템일수록 부품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출처=IT동아)

프로세서가 세대를 거듭할 수록 새로운 성능과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옵테인 메모리다. 옵테인 메모리는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높이는 일종의 캐시 메모리로, 하드디스크에서 읽거나 하드디스크에 기록할 데이터 일부분을 임시로 저장해 전반적인 처리 속도를 높이는 장치다. 옵테인 메모리는 7세대 이상의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이를 지원하는 칩셋을 갖춘 메인보드에서만 올바르게 작동한다. 옵테인 메모리가 등장한 초기에는 하드디스크를 위한 보자장치라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에는 옵테인 메모리의 용량을 늘려, 기존 NVMe SSD보다 속도를 향상한 저장장치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최신 프로세서와 이를 지원하는 칩셋은 이전 세대에는 없던 새로운 기능과 성능이 추가되는 만큼 프로세서 업그레이드를 통한 성능 향상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업그레이드를 모두에게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7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무리해서 8세대로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미 출시한지 5년 이상 지난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사용자라면 8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최소 1.5배 정도의 기본 성능 향상을 누릴 수 있으며, 메모리 대역폭 상승이나 옵테인 메모리 지원 등을 통해 추가적인 성능 향상도 맛볼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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