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GACD] 전세계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밝힌 진심, ‘패널 토론’

동아닷컴

입력 2018-05-24 10:08 수정 2018-05-24 10:1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2018년 5월 23일, 한국무역협회가 한국경제신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오늘(23일)부터 내일(24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2018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컨퍼런스 & 데모데이(Global Accelerators Conference & Demoday, 이하 2018 GACD)'를 개최했다. 2018 GACD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 개최하는 행사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실질적인 지원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참고로 2018 GACD는 집중도를 높이고자 23일은 '미주/유럽권 데이', 24일에는'중화권/아시아 데이' 등 지역별로 나눠 진행한다.

< 2018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컨퍼런스 & 데모데이(GACD) >(출처=IT동아)

첫날인 '미주권/유럽권 데이' 오전에는 한국무역협회 한진현 부회장과 중소벤처기업부 최수규 차관의 개회사와 인사를 시작으로, B8ta(베타) 비브후 놀비(Vibhu Norby) 대표가 '스타트업, 글로벌 유통에서 기회를 포착하라'라는 주제의 키노트가 이어졌다. 이어서 뉴욕 대표 엑셀러레이터 'ERA', 포브스 선정 대표 액셀러레이터 'Techstars' Dubai, 스타트업 사우나와 비견되는 'Maria 01' 등이 무대에 올라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들이 전하는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라는 주제로 미국/유럽/중동 스타트업 생태계와 시장진출 및 투자유치 전략 등을 전해 관심을 끌었다.

오후에는 서유럽 정부 관계자들이 나섰다. 영국정부 무역투자청(DIT,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Trade)의 'Dealmaker' 토니 휴즈(Tony Hughes)와, 프랑스 정부 스타트업 육성정책 기관 'French Tech' 담당관 조나단 로에-스텀(Jonathan Lauer-Stumm) 등이 나서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미래비전'이라는 주제로 영국/프랑스는 유니콘 스타트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영국 미디어시티 맨체스터의 디지털 콘텐츠 스타트업 육성 전략 등을 전달해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스탠포드 대학 및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프린트 아카데미(SPRINT ACADEMY)'의 스타트업 멘토 '아담 플루머(Adam Pluemer)'가 참석해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라'라는 주제로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했으며,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가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 액셀러레이팅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과 지원정책에 대해서 설명했다.

< 2018 GACD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가 영어로 발표하고 있다 >(출처=IT동아)

미주, 유럽권 관계자가 한자리에, '패널 토론'

마지막으로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 참여한 액셀러레이터 및 투자가, 투자사가 모두 참여하는 스타트업 육성/투자 전문가 패널토크가 이어졌다. 강연자들이 모두 모여 스타트업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집중 토론하고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 거침없이 의견을 내는 모습만으로도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글로벌 액셀레이터 대표로 한국을 찾아온 그들의 대화를 원문 그대로 전한다.

질문: 한국 스타트업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흥미롭게 발표를 지켜본 스타트업이 있었다. 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큰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이채로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굉장히 많은 시간 동안 노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서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지역적 특성인 듯 하지만) 한국의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게 아주 긴 소개와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한국 스타트업 발표자들은 굉장히 많은 문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글로벌 투자자들은 장황한 설명보다 핵심을 담은 내용으로 정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쉽게 말해, 한국 스타트업의 발표는 한국 내 즉, 국내용이라는 뜻이다. 글로벌 스타트업에 걸맞는 발표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지나치게 긴 설명보다 한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엣지있는 설명을 부탁한다."

"(발표하고자 하는 부분에 있어서) 스타트업이 스스로 지금 현재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잘 나타내야 한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스스로 생각할 것이 하나 있다. 앞으로 자금 조달을 얼마나 할 것이며, 투자자에게 투자 수익률을 얼마나 돌려줄 수 있는지 포함하는 것이 좋다. 당장 유니콘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허황된 예측이 아닌 실질적인 다음 단계에 대한 비전을 말하는 것이 좋다."

< 글로벌 액셀러레이터가 자유로운 토론을 준비 중이다 >(출처=IT동아)

질문: 국내 스타트업은 글로벌 진출 1순위로 실리콘밸리를 항상 말한다. 실리콘밸리를 최종 목표인 것처럼 말이다. 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사실 기반으로 설명하겠다. 지난 2017년 뉴욕에서 투자자, 투자사사 스타트업에게 투자한 펀딩 규모는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많았다. 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 전체 지역 보다 컸다. 정확하게는 2017년 3분기 기준이다. 그리고 이 투자 규모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꼭 실리콘밸리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뉴욕은 굉장히 개방적인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미국 서부(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등)쪽으로 더이상 오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샌프란시스코 진출은 충분한 투자를 받고 어느 정도 실적을 올린 뒤에 도전하길 바란다.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터는 대부분 투자 수익률 5~6%를 원한다. 결코 쉽지 않은 숫자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증거다."

"전세계 대도시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시작과 같은 역할과 위치를 담당하고 있지만, 다른 전세계 대도시도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생태계를 꾸준하게 갖추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술적 확장은 점점 지역간 장벽을 줄이고 있다. 뉴욕, 런던, 서울 등 각 대도시마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질문: 영국 맨체스터의 스타트업 생태계처럼,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듣고 싶다.

"맨체스터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완성도는 굉장히 높아져 이제는 세계 3위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커머스 서비스, 이커머스 교육 등에 많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맨체스터처럼 전세계 대도시는 지역별로 각각 특색을 갖추고 있다. 스타트업 스스로 자신의 서비스, 자신의 제품이 어떤 특성과 특색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그게 맞는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독일의 뮌헨은 블록체인 관련 기술 스타트업이 많이 모이고 있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 지역으로 진출을 위한 스타트업에게 소중한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고. 각 지역이 갖춘 장점은 무엇인지, 각 지역에서 구축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무엇이 있을지 잘 살펴봐야 한다."

< 그들은 솔직한 생각과 의견을 말했다 >(출처=IT동아)

"유럽에서 처음 성공했던 스타트업 창업자에게는 멘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많은 훌륭한 멘토가 (실리콘밸리가 아닌) 유럽에도 있다.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많고, 채용하는 비용도 저렴하다."

"실리콘밸리에 대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만 전한 것 같다(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에 와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존재한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실패에 매우 유연하다. (실패에 대해) 거의,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실패한 창업자라도 곧 다른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만약 3번의 실패 후 4번째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자에게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 실패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관용을 보이는 지역이다."

질문: 현재 국제 경제 흐름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의 국제 무역은 무역 보호주의가 팽배한 것 같다. 일부 스타트업은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할 경우, 규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규제, 그러니까 해외 스타트업이 국내로 진출할 경우를 말하는 것 같다. 이건 약간 정치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웃음). 영국의 브렉시트, 중국의 자국 보호주의, 그리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 많은 우려를 동반하는 예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해외 진출과 해외 투자는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 언론에서 알리는 뉴스와 현실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너무 해외 소식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직접 도전하는 현실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고 생각한다. 2008년 전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신념 속에 성공 사례가 나타났다. 이야기만 듣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외부 소식에 너무 귀를 기울이지 않길 바란다."

질문: 한국 정부 또는 한국 기업과 협력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지. 한국내 스타트업 관련 정부 기관, 민간 기업은 경쟁적으로 각각 움직이고 있는데.

"먼저, 스타트업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너무 정부 또는 기업에 의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체 목표를 만들고 한걸음씩 걷길 바란다. 장기적인 시선을 갖춰야 한다. 5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하고 스타트업 관련 컨퍼런스에 참여했었다. 당시 참여한 스타트업의 발표와 데모 모습을 기억하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일본, 유럽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 스타트업 해외진출에 필요한 조언을 가장 편하게 전달했던 '패널 토론' >(출처=IT동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와 기업이 경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각 정부 부처도 경쟁하지 않나. 선의의 경쟁은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기관이 경쟁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사업, 정책이 나오면 좋은 것 아닌가. 노르웨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노르웨이는 스타트업 지원을 '이노베이션 노르웨이'라는 한 곳에서 담당한다. 그런데,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생태계 변화는 언젠가부터 정말 느리게 바뀌었다. 변화도 쉽지 않고."

"한국만큼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 다양한 기관과 정부 부처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오히려 너무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스타트업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자꾸 주변에 의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