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차에 집중… 딥러닝 자율주행 센서 2020년 개발”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5-18 03:00 수정 2018-05-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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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주행시험장 언론에 첫 공개

16일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모비스 연구원이 연구용 자율주행차량 엠빌리(M.Billy)를 타고 자율주행 시연을 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이 양손을 운전대에서 떼고 창 밖으로 내밀어 보이는 동안 차는 스스로 주행했다. 현대모비스 제공
16일 오후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 작은 도시처럼 꾸며진 첨단 시험로에서 연구용 자율주행차량 ‘엠빌리(M.Billy)’가 주행을 시작했다.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은 시동을 건 뒤 두 손과 발을 모두 운전대, 가속페달, 브레이크에서 뗐다. 자율주행 기능이 가동된 차량은 스스로 움직이며 건널목, 원형 교차로를 통과했다. 주행 중 앞에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차가 보이자 알아서 차로를 바꿨다.

이곳은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문을 연 총면적 112만 m²(약 33만8800평) 규모의 주행시험장이다.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국내 최초 자율주행 첨단 시험로, 세계 최장 250m의 터널 시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기술을 위한 테스트베드다.

이곳에서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모든 자율주행 센서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다. 조만간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발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재호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이사)은 “딥러닝 등 고도화 기술을 활용해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퀀텀 점프(비약적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센서는 한국, 러시아 스타트업과 협력 중이고 유럽 중견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독일 SMS, 아스트릭스 등과 레이더 개발 부문을 협업 중이다.

황 이사는 또 “라이다(빛으로 사물을 감지하는 센서)는 국내 중견기업과 최초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고 1, 2년 뒤면 물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 부사장은 딥러닝과 관련한 인수합병, 지분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회사에서 적절한 시기에 발표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AS 및 모듈 부문을 글로비스에 넘기고 그룹의 지배회사로서 미래차 기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 전방위적인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딥러닝이란 컴퓨터가 스스로 반복학습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결과를 산출하는 기술을 말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보여준 기술이기도 하다. 알파고의 초기 버전은 인간이 과거의 기보(棋譜·바둑 기록)를 입력해야 했지만 진화된 버전은 ‘바둑의 룰’만 입력해 놓고 스스로 바둑을 두며 데이터를 쌓아 갔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사람이 모든 교통법규, 도로 상황, 특정 상황에 대한 대응법을 입력하는 방식(법칙 베이스)을 쓴다. 하지만 딥러닝을 도입하면 기본 교통법규만 입력한 상태에서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학습하며 주행이나 사고 대처 정확성을 높여갈 수 있다. 아직 전 세계에서 이 방식을 도입하거나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

그레고리 바라토프 자율주행개발 총괄상무는 “현대모비스는 레벨4(무인차 수준)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연구 중이고 그 단계가 실현되면 운전자는 더 이상 운전자가 아니라 승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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