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헤이 구글홈,‘쓱’ 닷컴 결제 부탁해

신무경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18-05-18 03:00 수정 2018-05-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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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신세계 손잡고 국내 ‘AI스피커 시장’ 도전장… 연내 이마트 등 통해 독점판매 추진

구글과 신세계그룹이 손잡고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을 신세계그룹의 일렉트로마트를 통해 단독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은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과 구글홈. 각 사 제공
구글이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연내 출시될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통해 구글홈을 판매하고, 국내 1위 대형마트 사업자가 확보한 쇼핑 아이템을 음성으로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IT 공룡과 국내 1위 유통업체의 만남

인공지능 스피커를 둘러싼 양사의 협업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다. 신세계그룹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신세계가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총판하고 있는 만큼 구글홈 판매와 관련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가 계획대로 연내 구글홈을 함께 보급할 경우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나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통해 구글홈을 독점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IT 기업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달리 구글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물건을 체험한 뒤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 매장은 전국에 145개, 일렉트로마트는 전국에 23개가 있다.

구글과 신세계그룹은 비단 구글홈 판매에 국한하지 않고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이 보유한 상품들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구글홈에서 음성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구축해 국내의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른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사업자들도 음성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결제 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별도의 인증을 거친 뒤에야 가능한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음성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마트가 보유한 제품만 6만∼8만 가지에 달하고 신세계그룹이 ‘당일 배송’ 및 ‘3시간 단위 예약 배송’ 등 다양한 배송 정책을 펴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SSG닷컴의 쇼핑 콘텐츠가 인공지능 스피커 후발 주자인 구글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2016년 9월 인공지능 스피커를 처음 출시했다.

구글은 구글홈 출시에 앞서 인공지능 스피커에 탑재할 국내 콘텐츠들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인공지능 솔루션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스마트폰 앱에서 멜론과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업자들이 보유한 노래를 재생시킬 수 있도록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홈의 ‘뇌’에 해당하는 만큼 이용자들은 구글홈에서 다양한 음원업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에는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한글로 된 오디오북을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홈이 출시되면 곧장 한글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셈이다. 이용 가능한 한글 오디오북 콘텐츠는 1만 권 이상이다. 이 밖에 이달 초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음성으로 식당 예약, 음식 배달까지 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만큼 향후 국내에서도 구글홈을 통해 이 같은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사업자들 ‘빨간불’

구글이 국내 1위 유통업체와 손잡으면서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사업자들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이 2016년부터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급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왔지만 정작 쇼핑 콘텐츠가 부족해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용처는 현재 음악 청취, 날씨 확인 같은 용처로 국한된 상황이다.

다만 국내 ICT 사업자들도 쇼핑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우아한형제들(서비스명 배달의민족)에 투자한 뒤 음성으로 치킨, 피자 등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과 쇼핑 콘텐츠 제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부터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연계해 상품 주문을 가능하도록 했고, KT는 4월부터 계열사 K쇼핑의 상품들을 음성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신무경 yes@donga.com·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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