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 그들을 위한 돌파구는?

동아닷컴

입력 2018-05-17 12:30 수정 2018-05-1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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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start-up). 과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닷컴 버블 초기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작은 그룹 또는 프로젝트성 업체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사용된 용어로, 당시에는 닷컴 회사들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이렇게 정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기반으로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모델을 가진 업체라고. 스타트업은 대체로 구성원 간에 수평적 열린 소통문화를 가진 회사들이 많으며, 주식시장에 상장되거나 대기업에 합병되기 이전 상태의 회사를 말하기도 한다.

지금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NHN), 다음카카오 등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뒤를 이어 쿠팡, 티켓몬스터, 쏘카,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의 등장과 성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해외의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정책과 비교해 아직 국내는 갈 길이 멀다. 한 때는 벤처 기업 육성 정책과 성과 등으로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 국내 기업 육성 환경을 배우기 위해 찾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낡은 제도와 규제,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간 충돌 등으로 인해 살길을 찾지 못하는 일도 종종 나타났다. 이렇게 놓친 아이디어는 해외에서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진 것.

<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7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출처: 플리커 >

이에 스타트업은 해외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창업경진대회)의 데모데이에 참여하거나,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맞춰 콘텐츠와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스스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해외 스타트업 발굴 현장, 글로벌 컨퍼런스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경진대회는 국내보다 해외가 명성이 더 높다. 사실 스타트업에게는 유일한 기회다. 대부분의 행사장에는 전문가, VC(벤처 캐피탈, 투자가), 언론, 정부 지원 담당자 등이 참여해 자사의 서비스와 기술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컨퍼런스에 선정, 수상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물적, 금전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에서 시작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와 핀란드에서 열리는 '슬러시'다. 다소 딱딱하고 재미없는 기존 행사와 달리 두 행사는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기술을 평가하는 토너먼트를 도입해 주목도를 높인다. 참여 스타트업이 발표하고 나면, 평가자들이 나선다. 일종의 심사위원 앞에 나서는 스포츠 경기와 같다. 특히, 두 행사는 스타트업 발표자와 함께 전문가, VC 관계자, 언론 등이 어울릴 수 없는 네트워크 자리를 조성한다. 해당 네트워크 자리를 통해 스타트업은 자연스럽게 자사를 알릴 수 있고, 현재 겪고 있는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투자사 또는 투자가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미국의 양대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의 자회사이자 미국 최대 규모의 미디어 기업 '오스미디어' 산하의 스타트업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행사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베를린, 베이징, 도쿄 등 전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며, 매 행사마다 130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참여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주요 투자자들이 디스럽트에 참여해 전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 2017 슬러시 행사장 모습, 출처: 슬러시 홈페이지 >

슬러시는 핀란드 알토 대학의 창업동아리 '알토에스(Altoes)'를 모태로 생겨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사우나'가 주최하는 행사다. 알토 대학은 헬싱키 분리된 국립 공과대학으로 우리나라의 카이스트나 포스텍과 비슷한 위상이다. 약 1만 7,000명의 스타트업 관계자와 2,300여개의 스타트업이 행사에 참여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행사였지만, 작년부터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 등 개최 도시를 확대 중이다.

이외에도 1987년부터 매년 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에서 영화, 음악 업계 및 관계자가 참여했던 'SXSW'도 스타트업 및 테크 분야를 신설하고 유명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바이두,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의 유명 IT 기업이 모여 설립한 네트워크 모임 'GWC'가 주최하는 'G-스타트업' 컨퍼런스도 있다.

국내의 해외 진출 기업 지원은?

국내도 이 같은 해외 컨퍼런스에 발맞춰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의 TIPS글로벌사업부가 대학생, 일반인, 일반 기업, 1인 창조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서울시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열린 '글로벌 도시혁신 챌린지 스타트업 경진대회',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G-START'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한국무역협회가 한국경제신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2018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컨퍼런스 & 데모데이(Global Accelerators Conference & Demoday, 이하 2018 GACD)'도 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열리는 2018 GACD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투자유치를 모색,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2018 GACD는 양일간 진행해 집중도를 높이고자 지역을 나눴다. 첫날인 24일에는 '미주/유럽권 데이', 둘째날인 25일에는 '중화권/아시아 데이'로 진행한다.

< 2018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컨퍼런스 & 데모데이 >(출처=IT동아)

먼저, '미주/유럽권 데이'에는 전자기기 체험형 B2B 편집 매장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 '베타(B8ta)'의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뉴욕 대표 엑셀러레이터 'ERA', 포브스 선정 대표 액셀러레이터 'Techstars' Dubai, 스타트업 사우나와 비견되는 'Maria 01', 맨체스터 소재 디지털미디어 컨텐츠 스타트업 육성 허브 'The Landing', 스탠포드 대학 및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프린트 아카데미(SPRINT ACADEMY)'의 스타트업 멘토 '아담 플루머(Adam Pluemer)' 등이 참여해 강연한다.

또한, 영국정부 무역투자청(DIT,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Trade)의 'Dealmaker' 토니 휴즈(Tony Hughes)와, 프랑스 정부 스타트업 육성정책 기관 'French Tech' 담당관 조나단 로에-스텀(Jonathan Lauer-Stumm) 등이 영국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육성전략을 전한다.

이어서 '중화권/아시아 데이'는 HAX 등 6개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는 벤처투자사 'SOSV', 중국 심천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대공방', 싱가포르 첫 프로그램을 선보인 '오라클 클라우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아시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점을 전해줄 'BLD Capital', 싱가포르 벤처펀드사 'Quest Ventures', 홍콩 소재 핀테크·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 'Molecular HUB' 등이 참여한다.

2018 GACD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와 투자자가 한 무대에 올라 토론하는 '패널 토크'도 진행한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주제로 전략과 상호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 토론 후 네트워킹 세션을 통해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도 나눌 계획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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