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총괄 IBM 부사장 “한국서도 협업할 조직 찾는중”

황규락 기자

입력 2018-05-16 03:00 수정 2018-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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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큐비트 시제품 개발 성공… 상용화에는 몇년 더 있어야
생태계 확장이 가장 중요”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도 ‘양자역학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을 연구한 나도 매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IBM에서 양자컴퓨터 개발 전략을 이끄는 밥 수토 IBM 부사장(Q전략 및 에코시스템 총괄·사진)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한국IBM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양자컴퓨터 개발의 현 단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고유의 특성인 ‘중첩’을 활용하는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가 1과 0으로 정보를 따로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1과 0을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해 ‘꿈의 컴퓨터’로도 불린다. 하지만 현재 양자컴퓨터의 미래를 단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토 부사장은 “양자컴퓨터는 아직 준비단계일 뿐”이라며 “인공지능(AI)이나 금융 등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려면 몇 년 더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IBM이 지난해 5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얘기를 꺼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로 기존 컴퓨터의 연산 단위인 ‘비트’와 비슷하다. 다만 비트는 ‘0’과 ‘1’로 정보를 표현하는 반면 큐비트는 00·01·10·1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실제 산업 현장 등에 활용되려면 300큐비트 이상은 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초기 단계인 셈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의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수토 부사장은 “아무도 쓰지 않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며 “사진을 보여주고 발표하는 게 아니라 직접 써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이 IBM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IBM의 양자컴퓨터 개발 전략은 ‘생태계 조성’으로 요약된다. IBM은 JP모건과 삼성, 일본 게이오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과 양자컴퓨터의 상업적인 이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면 어떻게 활용할지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토 부사장은 “한국에서도 함께 협업할 조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자컴퓨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IBM은 2년 전 5큐비트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 2년간 8만5000명이 사용했고, 이를 통해 실험을 400만 회 했다. 수토 부사장은 “양자컴퓨터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교육 등으로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규락 기자 rock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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