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현대차 준중형 ‘아반떼 쿠페’

동아일보

입력 2013-06-11 03:00 수정 2013-06-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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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는 S라인, 심장은 헐크

4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아반떼 쿠페’는 1.6L급이던 엔진 배기량을 2L로 높여 동력성능을 개선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4월 출시한 준중형차 ‘아반떼 쿠페’는 수입자동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의 내수시장 분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모델이다. 신차를 내놓기 위해 수년간의 개발기간과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업체는 연간 수십 개의 모델을 내놓는 수입차 업체의 물량공세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결국 다양성 측면에서는 한 수 접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산차업체의 대응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상품성의 극대화. 또 한 가지는 부분변경모델이나 차체의 형태를 바꾼 파생모델로 기존 라인업을 세분화하는 것이다.

아반떼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다. 소비자가 비슷한 금액을 지불하고 누릴 수 있는 만족도가 비교적 높다는 뜻이다. 문짝 4개의 세단형이 주력이던 이 모델의 쿠페형인 아반떼 쿠페는 문짝을 2개로 줄이고 외관에도 작게나마 날렵한 느낌을 가미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다른 점은 기존 세단형에 들어가던 최고출력 140마력의 1.6L급 가솔린 직분사식(GDi) 엔진을 중형차에 들어갈 법한 175마력의 2L급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단순히 문짝의 개수를 줄이는 게 아닌, 쿠페의 스포티한 정체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체감 성능도 세단형 아반떼와 다르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을 때의 속도감은 물론, 서스펜션(차체 하단 충격흡수장치)을 보다 단단한 느낌으로 설정하고 운전대를 돌릴 때의 응답성도 높였다. ‘같은 기반의 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차에서 내려 겉모습을 볼 때 정도다.

제법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가속능력에 비해 고속주행에서 다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차체 높이가 1435mm로 세단형과 차이가 없는데 이를 좀 더 낮춰 공기역학적 측면을 개선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장치는 동급 준중형차로는 완벽에 가깝다. 6개의 에어백과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급제동 경보장치와 후방 주차 보조시스템을 전부 기본으로 적용했다.

경제성 면에서는 만족스럽다. 보통 높은 성능은 높은 구입가격과 유지비를 수반하지만, 가격은 1645만∼1995만 원으로 세단형(1365만∼1955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엔진의 가격차이만 따지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택이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4km로 세단형(13.9km)에 비해 10%가량 떨어진다. 약간의 부담을 감수하고 개성과 달리기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여겨진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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