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비중 25%대로 ‘뚝’…“입주물량·갭투자 영향”

뉴스1

입력 2018-10-02 06:33 수정 2018-10-0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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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울 월세비중 25.89%, 3년8개월래 최저 수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비중이 3년8개월 만에 25%대까지 떨어졌다. 한때 임대차 시장에서 대세로 부상하던 월세는 입주물량 증가와 갭투자 등의 영향으로 주춤해진 분위기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5.89%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94%포인트(p),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7%p 낮아진 것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이 25%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25.39%) 이후 3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은 2015년 3월(31.23%) 사상 처음 30%를 돌파한 뒤 줄곧 3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에는 35.6%까지 치솟았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집주인들이 높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임대수요가 풍부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월세비중은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해 10월 2년8개월 만에 최저치인 28.2%까지 떨어졌다. 이후 11월 잠시 30%선을 회복했다가 지난 2월까지 3개월 연속 29% 중후반대에 머물며 30%대 재진입을 노렸다. 그러나 3월 감소폭이 커지면서 저항선 격인 28%선이 무너졌고 6월에는 26%대로 떨어진 뒤 지난달 25%대까지 내려앉았다.

© News1
지역별로는 지난해 9월 30.21%의 월세비중을 기록했던 광진구가 올해 20.28%로 9.92%p 떨어져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32.26%였던 동대문구도 올해 23.54%로 8.72%p 줄었고 관악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도 6%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월세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1∼2년새 늘어난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들이 새로운 전세 공급원이 되면서 전세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세물량이 늘자 상대적으로 월세보다 임대비용 부담이 적은 전세를 선택하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9500가구로 5년 평균치인 3만1800가구 대비 24.2%가 많다. 신규 입주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잔금을 충당하기 위해 월세보다 보증금이 높은 전세로 임대를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9·13 부동산 대책 전까지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등 과열이 지속되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갭(Gap)투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세 공급원의 역할을 했다. 갭투자란 집값과 전세금의 차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6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세가 5억원이면 1억원을 가지고 집을 사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집값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요 움직임이 활발했다”며 “특히 서울은 대출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서울 입주물량이 상당수 몰려 있어 월세 거래 감소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9·13 대책 이후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전월세 물량이 줄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대출을 아예 차단하면서 갭투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서울, 수도권 입주물량이 다수 예정돼 있어 전세 공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9·13 대책 이후 주택 수요 움직임에 따라 전월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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