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머신에 도전하는 스포츠카 ‘메르세데스-AMG C63’ 시승기
알가르브(포르투갈)=강유현기자
입력 2015-03-23 11:49 수정 2015-03-23 11:53
‘메르세데스-AMG C63(이하 C63)’이 한 단계 더 진화해서 돌아왔다. 직전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이하 C63 AMG)’ 이후 7년 만이다.
메르세데스-AMG는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가 고성능차를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하위 브랜드다. C63은 새 브랜드 출범 이후 ‘메르세데스-AMG GT’에 이어 두 번째 모델. 기자는 연내 국내 선보일 C63과 상위 트림 ‘C63 S(국내 출시 미정)’를 지난달 미리 타봤다. 포르투갈 남단 휴양도시 알가르브의 레이싱 트랙과 도로를 달리면서다.
○레이싱 머신에 도전하는 스포츠카
긴 알루미늄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트윈 블레이드’, 트렁크 윗부분의 스포일러(속력을 높였을 때 차체가 뜨지 않도록 차체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는 부착물), 빨간색 가죽과 스티치로 장식된 시트 등은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기존 C63 AMG는 6.2L V형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썼다. 그러나 C63은 4.0L V형 8기통 바이터보 엔진을 달았다. 엔진은 작아졌지만 동력 성능은 향상됐다. C63 AMG의 최고 출력은 475마력(이하 유럽기준), 최대 토크는 61.2㎏·m였다. 그러나 C63과 C63 S는 최고 출력이 각각 476마력과 510마력, 최대 토크는 66.3㎏·m, 71.4㎏·m다.
연료소비효율은 C63 AMG는 L당 8.3㎞, C63은 8.2㎞, C63 S는 8.2~8.4㎞로 비슷했다. 마티아스 쇼틀레 메르세데스-AMG 차량개발 담당자는 “C63은 8기통 고성능차 중 가장 연비가 효율적이고, 패밀리카 중 가장 빠른 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짐승의 포효 같은 배기음이 질주 욕구를 자극했다. 시속 200㎞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C63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C63은 4.1초, C63 S는 4.0초다. 차를 내달려도 불안한 느낌은 없었다. 시속 200㎞에 도달해야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지면서 풍절음이 들어왔다. 최고시속은 250㎞지만 시속이 200~250㎞에 도달해도 힘이 충분히 남아있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니 즉각적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잡히며 속력이 줄었고, 다시 밟으니 차가 바로 반응하며 튀어나갔다.
조향은 고카트를 탄 듯 즉각적이었다. 독일차 특유의 승차감을 만들기 위해 서스펜션에 사용하던 고무패킹을 빼버린 덕분이다. 메르세데스-AMG 관계자는 “타이어를 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기 위해 고무패킹을 모두 뺐다”며 “대신 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해 승차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C63 S용 브레이크 디스크(C63은 옵션)는 세라믹으로 만들어 무게를 20㎏ 줄였다.
약한 내리막길에서 시속 90㎞로 커브를 돌았지만 언더스티어(앞 차륜 조향각도보다 실제 조향 반지름이 커지는 현상)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레이싱 트랙 코너에서 ‘찌익’ 소리가 날 정도로 급격하게 브레이크를 잡자 차 뒷부분이 단단히 잡혔고, 이내 앞으로 튀어나갔다. 쇼틀레 차량개발 담당자는 “코너링 직후 가속력을 극대화하는 등 운전의 재미를 위해 후륜구동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속 110㎞에서 핸들을 좌우로 흔들어봤다. 차체는 안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했고 양쪽이 앞으로 돌출된 시트는 양쪽 허리를 단단하게 잡아줬다. C63 S는 시속 175㎞에서 85㎞로, C63은 시속 210㎞에서 130㎞로 급제동해봤다. 급제동조차 부드러웠다.
C63의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등 4가지. C63 S에는 레이스 모드가 추가됐다.
C63의 경쟁모델은 BMW ‘M3’와 아우디 ‘RS4’다.
○‘1인 1엔진’에 투영된 장인정신
AMG는 1967년 설립된 메르세데벤츠 전용 튜닝 회사였다. 1993년 다임러는 AMG 지분을 50% 이상 사들이며 AMG와의 첫 공동개발 작품인 ‘C63 AMG’를 선보였다. 1999년엔 메르세데스-AMG 법인이 출범했다.
메르세데스-AMG에서는 엔지니어 1명이 독일 아팔터바흐 AMG엔진숍에서 엔진 1개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한다. 해당 엔진엔 엔지니어의 서명이 각인된다.
원래 메르세데스벤츠는 AMG를 고성능차 브랜드로 별도 운영했으나 지난해 하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AMG로 만들었다. 현재 판매 중인 ‘E 63 AMG’, ‘SLK 55 AMG’ 등 AMG 모델은 다음 세대에선 메르세데스-AMG 브랜드를 달게 된다.
머지않은 미래에 메르세데스-AMG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피터 베르너 엔진 개발 담당자는 “현재 AMG 라인업 중 자연흡기 엔진은 ‘SLK’에 들어가는 ‘M152 엔진’이 유일하다”며 “출력과 연비를 모두 향상하려면 결국 SLK도 터보차저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쇼틀레 차량개발 담당자는 “AMG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1년 2만 대에서 지난해 4만7500대로 증가했다”며 “2017년엔 2013년 판매량(3만2200대)의 두 배 이상을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알가르브(포르투갈)=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메르세데스-AMG는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가 고성능차를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하위 브랜드다. C63은 새 브랜드 출범 이후 ‘메르세데스-AMG GT’에 이어 두 번째 모델. 기자는 연내 국내 선보일 C63과 상위 트림 ‘C63 S(국내 출시 미정)’를 지난달 미리 타봤다. 포르투갈 남단 휴양도시 알가르브의 레이싱 트랙과 도로를 달리면서다.
○레이싱 머신에 도전하는 스포츠카
긴 알루미늄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트윈 블레이드’, 트렁크 윗부분의 스포일러(속력을 높였을 때 차체가 뜨지 않도록 차체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는 부착물), 빨간색 가죽과 스티치로 장식된 시트 등은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기존 C63 AMG는 6.2L V형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썼다. 그러나 C63은 4.0L V형 8기통 바이터보 엔진을 달았다. 엔진은 작아졌지만 동력 성능은 향상됐다. C63 AMG의 최고 출력은 475마력(이하 유럽기준), 최대 토크는 61.2㎏·m였다. 그러나 C63과 C63 S는 최고 출력이 각각 476마력과 510마력, 최대 토크는 66.3㎏·m, 71.4㎏·m다.
연료소비효율은 C63 AMG는 L당 8.3㎞, C63은 8.2㎞, C63 S는 8.2~8.4㎞로 비슷했다. 마티아스 쇼틀레 메르세데스-AMG 차량개발 담당자는 “C63은 8기통 고성능차 중 가장 연비가 효율적이고, 패밀리카 중 가장 빠른 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짐승의 포효 같은 배기음이 질주 욕구를 자극했다. 시속 200㎞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C63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C63은 4.1초, C63 S는 4.0초다. 차를 내달려도 불안한 느낌은 없었다. 시속 200㎞에 도달해야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지면서 풍절음이 들어왔다. 최고시속은 250㎞지만 시속이 200~250㎞에 도달해도 힘이 충분히 남아있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니 즉각적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잡히며 속력이 줄었고, 다시 밟으니 차가 바로 반응하며 튀어나갔다.
조향은 고카트를 탄 듯 즉각적이었다. 독일차 특유의 승차감을 만들기 위해 서스펜션에 사용하던 고무패킹을 빼버린 덕분이다. 메르세데스-AMG 관계자는 “타이어를 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기 위해 고무패킹을 모두 뺐다”며 “대신 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해 승차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C63 S용 브레이크 디스크(C63은 옵션)는 세라믹으로 만들어 무게를 20㎏ 줄였다.
약한 내리막길에서 시속 90㎞로 커브를 돌았지만 언더스티어(앞 차륜 조향각도보다 실제 조향 반지름이 커지는 현상)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레이싱 트랙 코너에서 ‘찌익’ 소리가 날 정도로 급격하게 브레이크를 잡자 차 뒷부분이 단단히 잡혔고, 이내 앞으로 튀어나갔다. 쇼틀레 차량개발 담당자는 “코너링 직후 가속력을 극대화하는 등 운전의 재미를 위해 후륜구동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속 110㎞에서 핸들을 좌우로 흔들어봤다. 차체는 안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했고 양쪽이 앞으로 돌출된 시트는 양쪽 허리를 단단하게 잡아줬다. C63 S는 시속 175㎞에서 85㎞로, C63은 시속 210㎞에서 130㎞로 급제동해봤다. 급제동조차 부드러웠다.
C63의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등 4가지. C63 S에는 레이스 모드가 추가됐다.
C63의 경쟁모델은 BMW ‘M3’와 아우디 ‘RS4’다.
○‘1인 1엔진’에 투영된 장인정신
AMG는 1967년 설립된 메르세데벤츠 전용 튜닝 회사였다. 1993년 다임러는 AMG 지분을 50% 이상 사들이며 AMG와의 첫 공동개발 작품인 ‘C63 AMG’를 선보였다. 1999년엔 메르세데스-AMG 법인이 출범했다.
메르세데스-AMG에서는 엔지니어 1명이 독일 아팔터바흐 AMG엔진숍에서 엔진 1개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한다. 해당 엔진엔 엔지니어의 서명이 각인된다.
원래 메르세데스벤츠는 AMG를 고성능차 브랜드로 별도 운영했으나 지난해 하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AMG로 만들었다. 현재 판매 중인 ‘E 63 AMG’, ‘SLK 55 AMG’ 등 AMG 모델은 다음 세대에선 메르세데스-AMG 브랜드를 달게 된다.
머지않은 미래에 메르세데스-AMG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피터 베르너 엔진 개발 담당자는 “현재 AMG 라인업 중 자연흡기 엔진은 ‘SLK’에 들어가는 ‘M152 엔진’이 유일하다”며 “출력과 연비를 모두 향상하려면 결국 SLK도 터보차저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쇼틀레 차량개발 담당자는 “AMG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1년 2만 대에서 지난해 4만7500대로 증가했다”며 “2017년엔 2013년 판매량(3만2200대)의 두 배 이상을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알가르브(포르투갈)=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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