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겐 없다… 이 차에는 있다

동아일보

입력 2012-08-28 03:00 수정 2012-08-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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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트렁크 열리고… 주차땐 360도 보여주고… 여성 감동 마케팅 인기

여성 운전자가 늘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자동차회사들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여성 운전면허 취득자는 1000만7760명으로 전체 면허 소지자의 39.5%에 이른다. 과거 여성의 눈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성 취향의 디자인을 도입하는 데 머물렀던 시도는 여성 운전자를 감동시키는 각종 편의장치로 확대됐다.

포드의 신형 ‘이스케이프’에는 양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트렁크 문을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기능이 들어갔다. 키를 몸에 지닌 운전자가 범퍼 아래 발을 넣어 흔들기만 하면 센서가 동작을 인식해 트렁크를 연다. 마트에서 장 볼 일이 많은 여성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i30’ ‘쏘나타’ 등에 어두운 곳에서 엔진을 꺼도 헤드램프가 일정시간 동안 어둠을 밝혀주는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을 넣었다. 최근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 주변 상황을 360도로 보여주는 인피니티의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는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유용하다. AVM은 인피니티가 특허를 가지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 기능이다. 이 기능은 시속 10km 이하에서 전·후진할 때 모두 작동한다.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키가 작은 여성 운전자들이 전면 주차할 때도 안전한 주차를 돕는다. AVM 기능은 ‘QX’ ‘EX’ ‘FX35’ ‘FX50S’ ‘JX’ 등에 내장돼 있다. 국내 브랜드 중에선 기아자동차가 ‘K9’에 이런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경차도 편의장치를 중형차 수준으로 갖추며 감성품질을 높이고 있다. 기아차 ‘모닝’의 경우 전체 고객의 40%가 여성이다. 모닝은 여성 운전자들이 안전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경차 최초로 에어백을 6개나 적용했다.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 기능을 극대화한 ‘프런트 글라스’나 ‘대형 선바이저 미러’, 긴 손톱을 보호하는 ‘그립 타입 도어 핸들’ 등은 여성들을 위해 작은 곳까지 배려한 기능들이다.

한국GM의 2013년형 ‘쉐보레 아베오’는 앞좌석을 최대 243mm까지 앞뒤로 조절할 수 있게 해 남성 운전자에 비해 체격이 작은 여성 운전자들의 편의를 고려했다. 또 운전석 주위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화장품 가방, 선글라스 등 소품을 손쉽게 수납하도록 돕는다.

편의장치뿐만 아니라 무채색 위주였던 자동차 색상도 더욱 다채로워져 여성 운전자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선보인 모닝은 여성 운전자를 겨냥해 ‘체리핑크’와 ‘아쿠아민트’ 색상을 추가했다. 현대차 ‘아반떼’ 역시 연식변경모델에 ‘헤이즐 브라운’ 색상을 더했다. 경차에 컬러 마케팅 붐을 일으켰던 한국GM ‘스파크’는 ‘맨해튼 실버’ ‘삿포로 화이트’ ‘벨기에 브라운’ ‘산토리니 블루’ ‘하바나 그린’처럼 색상의 작명부터 여성 운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감성을 불어넣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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