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VR시대… 농구장-공연장 맨 앞줄 같은 현장감에 탄성

신동진 기자

입력 2018-11-06 03:00 수정 2018-1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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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 잇따라 서비스 시작… 현장서 볼수 없는 영상까지 제공
화질-사운드-장비 무게 개선… 어지럼증 줄이고 몰입감 높여


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가상현실(VR) 소통채널 ‘옥수수 소셜 VR’. 가상공간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스포츠, 영화 등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위쪽 사진). VR게임방 등 오프라인 시장에 주력하던 KT는 스마트폰, PC 등 단말기 연결이 필요 없는 무선 VR기기를 통해 게임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개인형 VR극장 ‘기가라이브 TV’를 12일 출시한다. 각 사 제공
‘찍찍, 찌익…착.’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니 부산 사직체육관 농구장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밀착 수비 속 가드의 농구화 끌리는 소리가 부산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앞으로 농구공이 날아든다. 슈팅이 골망을 가르거나 림에 맞고 튈 때면 한 곳으로 모인 선수들의 시선과 마주친다. 마치 경기장 맨 앞줄에 앉아 ‘직관’(직접 관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느낌이었다.

지난주 KT가 선보인 세계 첫 모바일 VR 인터넷TV(IPTV) ‘기가라이브 TV’의 농구장 버전이다. 내년 3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KT가 5G 킬러콘텐츠로 공들여온 VR 서비스를 스포츠와 접목한 것이다. 농구장 양쪽 투명 백보드 뒤편과 관중석 중간 부스에 VR 카메라를 설치해 관중석에서도 볼 수 없는 각도로 경기를 즐기도록 했다.

멀티플렉스 극장과 전용 게임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었던 아이맥스급 화면과 멀티 VR슈팅게임을 집안으로 들여왔다. 스포츠, 영화, 예능, 골프 레슨 등을 360도 VR 영상으로 제공하는 ‘라이브 온 360’과 인기 유튜브 영상을 VR로 재구성한 ‘VRIN’ 등도 눈에 띈다.


○ ‘횰로’ 트렌드 타고 집안으로 들어온 VR

VR는 실제 그 현장에 있지 않아도 마치 눈앞의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이다. 디스플레이 화면도 초고화질로 개선되면서 이질감 없이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도입이 분주하다.

VR 콘텐츠는 집안까지 넘보고 있다. 현재를 즐긴다는 뜻의 ‘욜로(You Only Live Once)’에 ‘(나) 홀로’를 합성한 ‘횰로’ 트렌드와 부합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공간(집, 방)에서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기는 데 VR만 한 것이 없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최대 8명이 영화관, 공연장, 스포츠룸 등 가상공간에 모여 함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옥수수 소셜VR’를 선보였다. VR기기를 쓰고 온라인에 접속하면 아바타가 1인칭 시점으로 360도를 둘러볼 수 있고 컨트롤러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 공연장 등을 대관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응원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VR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VR게임이나 공포영화 체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관람 등 VR콘텐츠에 대한 업로드 수와 조회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VR산업협회는 국내 VR시장 규모가 올해 2조8000억 원에서 2020년 5조7000억 원으로 2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 화질-사운드는 물론 장비 무게까지 개선

VR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더 나은 사용자 경험과 환경(UX·UI)이 숙제다. 게임 등에 쓰이던 고성능 VR기기는 유선으로 연결돼 오랜 시간 움직이기 불편한 구조였지만 무선 통신 속도와 화질이 향상되면서 활용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머리에 쓰는 헤드셋도 경량화되는 추세다. KT가 이번에 선보인 중국 피코사의 VR기기는 3K(3072×1728)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무게(268g)도 기존보다 57% 가볍다. KT는 “어지럼증 감소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VR업체들은 더 깊은 몰입감을 위해 오디오에도 신경 쓰고 있다. SK텔레콤은 3차원(3D) 공간 사운드를 적용해 가까운 아바타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아바타가 위치한 방향에서 소리가 들리도록 해 현실성을 높였다. 소니는 소리가 이동하는 것 같은 청각적 VR 효과를 낼 수 있는 ‘서프 VR 솔루션’을 출시했다. 가상공간을 구분해 같은 방에 있어도 위치에 따라 특정 소리만 들을 수 있게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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