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뉴 K5’ 부분 변경 후 은밀하게 인기 있게
동아경제
입력 2013-07-15 10:20 수정 2013-07-15 10:51
3년간 국내 23만 대, 월 평균 6200대 판매. 중형차 시장에서 인기가 꾸준한 기아자동차(기아차) K5의 2010년 첫 출시 이후 성적표다. K5는 동급 최고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현대자동차 쏘나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2위 자리를 유지하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이런 K5가 3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K5’를 내놓고 고객의 평가를 기다린다. 당장 보이는 결과는 만족할 만하다. 사전계약 2주 만에 6600대 판매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국내 중·대형차 시장이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 사전계약 2주 만에 6600대 팔려
뉴 K5의 어떤 점이 고객 마음을 움직였을까. 고객이 신차의 품질과 성능, 내구성 등을 판단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은 그동안의 명성에 힘입은 것으로 봐야 한다. 신차에 대한 성패는 빠르면 출시 6개월 이내에 결정되곤 한다. 부분 변경 모델의 경우는 더 빠를 수 있다.
그렇다면 뉴 K5는 이런 인기를 이어갈까. 신차를 직접 운전하고 성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시승차는 2.0 가솔린 최고급 사양인 노블레스 트림으로 기본 가격만 2785만 원짜리다.
뉴 K5가 나오기 전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과연 디자인을 어떻게 손댈 것인가’였다. 기존 K5디자인이 호평을 받아 잘못 바꾸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 특이한 큐브 모양 안개등
주변의 이런 걱정을 간파했는지, 기아차 디자인팀은 뉴 K5 외관을 많이 바꾸지 않았다. 눈길을 끌 만한 몇 곳을 가다듬어 좀 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는 정도에서 마무리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면 안개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안개등은 작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4개를 사각형으로 모아 특이하게 꾸몄다. 마치 K9의 큐브 모양 헤드램프를 축소한 것처럼 보인다. 멀리서 안개등만 봐도 뉴 K5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출시한 K9이나 K3의 패밀리 룩을 따르리라고 예상됐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K5에서 테두리만 조금 다듬는 데 그쳤다. 호평받는 K5 디자인을 포기하기 아까웠거나, K9와 K3 그릴 모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3~4년 후 나올 2세대 모델을 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후면은 LED 테일램프를 K3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기존의 공격적인 모습을 버리고 좀 더 차분해졌지만,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 택시기사 의견 반영한 시트
실내는 변화를 좀 더 줬다. 먼저 기아차가 택시기사 40명의 의견을 들어가며 6개월간 만들었다는 인체공학적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엉덩이 좌우측 부분을 높여 급회전 시에도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뒷좌석도 넓은 편이라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했다. 가죽으로 감싼 3포크 스티어링휠은 주행에 꼭 필요한 기능을 곳곳에 배치해 감각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블랙 하이그로시 센터페시아와 크롬장식, 가죽스티치, 우드그레인 등은 세련된 느낌이다.
계기판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주행 가능거리와 연비, 간단한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알려준다.
# 급가감속, 순발력은 아쉬워
시승코스는 국도와 고속도로가 절반씩 섞인 경기 일대 왕복 100km 구간.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나아갔다. 빠른 가속은 아니지만, 차량 성격을 감안할 때 납득하지 못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속도를 100km/h까지 높여도 안정적으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급한 가감속이나 순발력은 조금 아쉬웠다.
뉴 K5의 파워트레인은 이전 모델에서 변화가 없다. 2.0ℓ가솔린 CVVL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0.5kg·m의 힘을 발휘한다. 함께 출시한 2.0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71마력에 최대토크 37.2kg·m의 힘을 발휘해 다이내믹한 주행에 적합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시승에 앞서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 점을 눈여겨봐달라고 주문했다. 거꾸로 들으면 기존 K5가 시끄러웠다는 얘기다. 시승 내내 정숙성은 확실하게 개선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전면에 쓰고 실내 카펫 흡차음재 보강, 진동 흡수를 위한 휠 강성 증대 등의 노력 덕분이다.
# 장치 늘렸지만 가격 변동 미미
선택장치였던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운전자 취향이나 주행 조건에 맞춰 스포츠, 노멀, 에코 등 3가지 모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평상시 노멀 모드로 주행하다가 좀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할 경우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된다. 도심 또는 정속 주행이나 주차 시에는 에코 모드가 유리하다.
뉴 K5의 공인연비는 11.9km/ℓ이다. 시승을 마친 뒤 잰 실제 연비는 ℓ당 9km 내외. 급한 가감속과 거친 운전을 감안할 때 나쁜 수준은 아니다.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다. 2.0ℓ 가솔린 CVVL 모델은 2195만~2785만 원, 2.0ℓ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2795만~2995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이런 K5가 3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K5’를 내놓고 고객의 평가를 기다린다. 당장 보이는 결과는 만족할 만하다. 사전계약 2주 만에 6600대 판매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국내 중·대형차 시장이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 사전계약 2주 만에 6600대 팔려
뉴 K5의 어떤 점이 고객 마음을 움직였을까. 고객이 신차의 품질과 성능, 내구성 등을 판단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은 그동안의 명성에 힘입은 것으로 봐야 한다. 신차에 대한 성패는 빠르면 출시 6개월 이내에 결정되곤 한다. 부분 변경 모델의 경우는 더 빠를 수 있다.
그렇다면 뉴 K5는 이런 인기를 이어갈까. 신차를 직접 운전하고 성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시승차는 2.0 가솔린 최고급 사양인 노블레스 트림으로 기본 가격만 2785만 원짜리다.
뉴 K5가 나오기 전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과연 디자인을 어떻게 손댈 것인가’였다. 기존 K5디자인이 호평을 받아 잘못 바꾸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뉴 K5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면 안개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 특이한 큐브 모양 안개등
주변의 이런 걱정을 간파했는지, 기아차 디자인팀은 뉴 K5 외관을 많이 바꾸지 않았다. 눈길을 끌 만한 몇 곳을 가다듬어 좀 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는 정도에서 마무리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면 안개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안개등은 작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4개를 사각형으로 모아 특이하게 꾸몄다. 마치 K9의 큐브 모양 헤드램프를 축소한 것처럼 보인다. 멀리서 안개등만 봐도 뉴 K5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출시한 K9이나 K3의 패밀리 룩을 따르리라고 예상됐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K5에서 테두리만 조금 다듬는 데 그쳤다. 호평받는 K5 디자인을 포기하기 아까웠거나, K9와 K3 그릴 모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3~4년 후 나올 2세대 모델을 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후면은 LED 테일램프를 K3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기존의 공격적인 모습을 버리고 좀 더 차분해졌지만,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테리어는 큰 변화보다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했다.
# 택시기사 의견 반영한 시트
실내는 변화를 좀 더 줬다. 먼저 기아차가 택시기사 40명의 의견을 들어가며 6개월간 만들었다는 인체공학적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엉덩이 좌우측 부분을 높여 급회전 시에도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뒷좌석도 넓은 편이라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했다. 가죽으로 감싼 3포크 스티어링휠은 주행에 꼭 필요한 기능을 곳곳에 배치해 감각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블랙 하이그로시 센터페시아와 크롬장식, 가죽스티치, 우드그레인 등은 세련된 느낌이다.
계기판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주행 가능거리와 연비, 간단한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알려준다.
간단한 정보를 시인성 있게 전달하는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
# 급가감속, 순발력은 아쉬워
시승코스는 국도와 고속도로가 절반씩 섞인 경기 일대 왕복 100km 구간.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나아갔다. 빠른 가속은 아니지만, 차량 성격을 감안할 때 납득하지 못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속도를 100km/h까지 높여도 안정적으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급한 가감속이나 순발력은 조금 아쉬웠다.
뉴 K5의 파워트레인은 이전 모델에서 변화가 없다. 2.0ℓ가솔린 CVVL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0.5kg·m의 힘을 발휘한다. 함께 출시한 2.0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71마력에 최대토크 37.2kg·m의 힘을 발휘해 다이내믹한 주행에 적합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시승에 앞서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 점을 눈여겨봐달라고 주문했다. 거꾸로 들으면 기존 K5가 시끄러웠다는 얘기다. 시승 내내 정숙성은 확실하게 개선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전면에 쓰고 실내 카펫 흡차음재 보강, 진동 흡수를 위한 휠 강성 증대 등의 노력 덕분이다.
3포크 스티어링휠은 스포티한 감각을 드러낸다.
# 장치 늘렸지만 가격 변동 미미
선택장치였던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운전자 취향이나 주행 조건에 맞춰 스포츠, 노멀, 에코 등 3가지 모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평상시 노멀 모드로 주행하다가 좀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할 경우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된다. 도심 또는 정속 주행이나 주차 시에는 에코 모드가 유리하다.
뉴 K5의 공인연비는 11.9km/ℓ이다. 시승을 마친 뒤 잰 실제 연비는 ℓ당 9km 내외. 급한 가감속과 거친 운전을 감안할 때 나쁜 수준은 아니다.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다. 2.0ℓ 가솔린 CVVL 모델은 2195만~2785만 원, 2.0ℓ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2795만~2995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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