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순증, 석달새 ‘4분의1 토막’… 가격경쟁력 잃어 위기 심화
전남혁 기자
입력 2024-05-13 03:00 수정 2024-05-13 03:00
통신3사 저가 요금제 출시에
번호이동 순증 월 2만건씩 감소
단통법 폐지-제4이통 출범 ‘악재’
‘망 도매 협상’ 보호정책도 끝나
알뜰폰 고사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통신3사의 저가 요금제로 알뜰폰의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이 희석되고 있어서다. 또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제4이동통신사 출현 등 알뜰폰 위협 요인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김형진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장(세종텔레콤 회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올해까지 노력해 보고 안 되면 내년 2월 협회장직을 사직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1월 정부가 단통법 폐지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알뜰폰 업계에서는 가입자 감소를 우려해 왔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純增)량은 2만158건으로 집계됐다. 1월 7만8060건, 2월 6만5245건, 3월 4만5371건, 4월 2만158건으로 매달 평균 2만 건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 알뜰폰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이번 달 내지 다음 달쯤이면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량이 ‘0’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알뜰폰이 도입된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량을 분석한 결과 마지막으로 순증량이 0 이하로 떨어진 건 2020년 5월이었다. 5∼6월경 실제로 순증이 멈춘다면 4년여 만에 순감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 같은 알뜰폰 가입자의 감소는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자신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지급해 온 지원금이 줄었다. 그동안 통신3사는 망사용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며 고객 유치를 도왔다. 하지만 최근 저가 요금제 출시로 자금 압박이 심해지자 지원금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시행령 개정으로 통신 3사가 번호이동(통신사 전환) 소비자에게 전환지원금을 지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 3사는 정부의 통신요금 압박으로 알뜰폰 사업자 지원보다는 자체 요금 인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22대 국회에서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 통신3사가 보조금을 풀어 알뜰폰의 경쟁력이 더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격적 요금제 도입을 예고한 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도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정부의 보호정책이 종료되는 것도 알뜰폰 업계의 큰 걱정이다. 알뜰폰 도입 초기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과 망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해 왔다. SK텔레콤이 어느정도의 가격을 받고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제공할지 정부가 나섰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내년 2분기부터는 정부가 협상에서 빠지고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사실상 마지막인 올해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개입하는 올해 협상에서 최대한 도매대가를 낮춰야 이를 기준으로 삼아 내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도매대가 협상을 위해 통신사업자의 영업회계자료 등을 제공받았으며, 현재 사실상 협상이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번호이동 순증 월 2만건씩 감소
단통법 폐지-제4이통 출범 ‘악재’
‘망 도매 협상’ 보호정책도 끝나
![](https://dimg.donga.com/wps/ECONOMY/IMAGE/2024/05/12/124902905.2.jpg)
1월 정부가 단통법 폐지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알뜰폰 업계에서는 가입자 감소를 우려해 왔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純增)량은 2만158건으로 집계됐다. 1월 7만8060건, 2월 6만5245건, 3월 4만5371건, 4월 2만158건으로 매달 평균 2만 건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 알뜰폰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이번 달 내지 다음 달쯤이면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량이 ‘0’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https://dimg.donga.com/wps/ECONOMY/IMAGE/2024/05/12/124902906.2.jpg)
이 같은 알뜰폰 가입자의 감소는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자신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지급해 온 지원금이 줄었다. 그동안 통신3사는 망사용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며 고객 유치를 도왔다. 하지만 최근 저가 요금제 출시로 자금 압박이 심해지자 지원금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시행령 개정으로 통신 3사가 번호이동(통신사 전환) 소비자에게 전환지원금을 지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 3사는 정부의 통신요금 압박으로 알뜰폰 사업자 지원보다는 자체 요금 인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22대 국회에서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 통신3사가 보조금을 풀어 알뜰폰의 경쟁력이 더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격적 요금제 도입을 예고한 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도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정부의 보호정책이 종료되는 것도 알뜰폰 업계의 큰 걱정이다. 알뜰폰 도입 초기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과 망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해 왔다. SK텔레콤이 어느정도의 가격을 받고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제공할지 정부가 나섰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내년 2분기부터는 정부가 협상에서 빠지고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사실상 마지막인 올해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개입하는 올해 협상에서 최대한 도매대가를 낮춰야 이를 기준으로 삼아 내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도매대가 협상을 위해 통신사업자의 영업회계자료 등을 제공받았으며, 현재 사실상 협상이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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