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입주한 신축아파트 천장서 빗물이 콸콸…무리한 준공승인 의혹도
뉴스1
입력 2023-05-09 07:25 수정 2023-05-09 17:39
작년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지하 주차장 천장 누수 모습(독자 제공).
대구 수성구에서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아파트가 지난 주말 연휴 내린 봄비에 곳곳 누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는 작년 준공 직전 사전점검 과정에서 공사 미완 및 누수 우려가 제기돼 주민 일부가 준공 승인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당시 입주 예정자 70% 이상인 110여 가구가 반대 운동에 동참했음에도 준공승인이 강행된 뒤 물난리가 현실로 나타나자, 주민들은 구청 측이 무리하게 준공승인을 해줬다는 의혹마저 제기하는 상황이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더트루엘수성 주민들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봄비에 지하주차장과 관리사무소, 상가, 일부 세대는 집 안 실외기 비치용 대피 공간 등에서 누수 및 침수 피해를 겪었다.
한 입주민은 “물이 그냥 새는 정도가 아니라 수도꼭지 틀어놓은 것처럼 쏟아졌다”며 “그러다가 새벽엔 천장이 무너져 내려앉으면서 바닥이 젖은 데다 지금(인터뷰 시점인 8일 오전)까지도 물이 새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작년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은 입주 5개월차 신축아파트 대구 더트루엘수성 단지 상가 빈 사무실 바닥에 물이 찬 모습(독자 제공).
주민들이 찍은 영상에는 아파트 단지 상가 빈 사무실 안으로 물이 새 바닥에 물이 찬 모습, 관리사무소 천장에서 물이 사무용 가구와 컴퓨터 위로 떨어지고 바닥이 젖은 모습, 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대야로 준비한 쓰레기통이 가득 차는 모습, 엘리베이터 외부 벽면으로 물이 샌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주민들의 긴급 요청으로 시공사 관계자가 현장에 왔지만 계속되는 비에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측에서는 “물이 흐르는 걸 다 지켜보고 수리해야 한다”고 답해, 관리사무소에서 물 양동이를 비우는 작업만 반복했다고 입주민은 전했다. 일부 주민은 피해 확대가 우려돼 새벽 3시까지 밤새 누수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주민들의 공분을 산 건 아직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발생한 이번 물난리가, 예견된 사태였다는 점이다. 준공승인이 나기 직전인 작년 10월에도 주민들은 ‘하자가 심각해 공사를 더 해야 한다’고 수성구와 대구시, 시공사 측에 호소했지만 ‘날짜를 꿰맞춘 상태에서 공기에 쫓겨가며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했다’는 게 주민 측 주장이다.
입주민은 “수성구청 품질점검단이 11월 2일 방문했을 때 항의 표시도 했다. 자체적으로 하자 리스트를 뽑아서 자료와 함께 넘겨드렸다. 안방 벽이 부서지고 지하주차장 누수도 있었다”면서 “1월에도 동일한 곳에서 물이 새 긴급 보수를 했는데 지금 보면 임시방편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동일한 곳에서 더 심각하게 물이 샌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 꼭대기인 펜트하우스(하늘채)의 경우 일부 집은 시공 자체가 50%밖에 안 된 상태에서 입주가 진행됐다고도 주민 측은 주장했다. 이번 비에도 펜트하우스 한 세대는 간이 베란다 쪽으로 들이친 빗물이 물 빠짐이 되지 않아 흥건하게 물이 고인 모습도 주민들의 영상에 담겼다.
2022년 11월 수성구청 품질점검단 방문 당시 입주 예정자들이 준공 연기 시위를 벌인 모습(독자 제공).
온라인 입주자 모임 카페 게시판에는 입주 직후인 1월부터 줄곧 ‘주차장 벽면 찌그러짐’, ‘지하주차장 누수’, ‘대리석 파손’, ‘계단과 복도 창문 외부 실리콘 누락’, ‘엘리베이터 버튼 누락’, ‘지하 1층 물난리(2월), ’분리수거장 물 고임‘, ’주차장 바닥 파손‘ 등 하자를 호소하는 주민 글이 게시돼 있다. 이번 물난리 피해 관련 글에는 ’수성구청에도 준공승인 내면 안 된다고 그렇게 민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준공승인을 내준 구청을 상대로 고소할 방법이 있으면 진행하고 싶다‘, ’누수는 중대하자인데 별문제 아닌 듯 승인 내주는 게 정말 문제없는 것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더트루엘수성은 수성구 범물동에 93~112㎡ 2개동 158가구로 조성된 단지로, 지난해 12월 30일 준공승인이 이뤄진 뒤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돼 현재 125가구가 들어왔다. 시행사는 동인산업개발, 시공사는 일성건설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무리한 준공 승인 의혹과 관련해 “입주가 급한 분도 있을 텐데 집회신고 하신 분들 20~30명 정도 준공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해서 준공 승인을 미룰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자 사전점검절차도 거쳤고, 아파트는 구청이 전 세대 마감(공사 완공 여부)확인을 다 할 순 없으니 요건대로 별도 감리업체 의견을 받아 공사가 완료됐다는 증빙을 받아 준공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펜트하우스 공사 미완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주민들은 사전점검 ’절차‘만 있었을 뿐 해당 절차에서 제기된 주민들의 준공승인 연기 요청 관련 상세 조사나 협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준공승인 두 달 전인 작년 10월 진행된 ’사용승인 거부 운동과 입주 거부 운동에 대한 주민 찬반 투표‘에는 입주 예정자 111명이 찬성, 준공 연기 시위를 지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 설명과는 달리, 입주를 미루더라도 남은 공사와 당시 명백한 하자 보수를 완료한 뒤 준공승인을 해달라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이다.
한편 시공사인 일성건설 측은 관련 질의에 “내용을 확인한 뒤 답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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