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뭉치·깃발 든 유커 사라진다” 한중 경제역학 ‘흔들’

뉴스1

입력 2024-02-08 08:57 수정 2024-02-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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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뉴스1

“예전처럼 중국 보따리상이나 단체 관광객이 대규모 입국해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는 시기는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한중 경제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모했다는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급감한 데 이어 중국 단체여행이 재개됐음에도 여행수지는 부진했다.

지난 10여년간 누렸던 중국 특수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방증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248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9.9% 급감했다. 반면 대미 수출은 5.4% 증가한 115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품만 아니라 서비스 교역에서도 대(對)중국 수혜는 과거 대비 초라했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연간 1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예상에 못 미쳤다. 이는 내국인 해외여행이 늘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금액이 줄어든 여파로 풀이됐다. 그 결과 작년 서비스수지(-256.6억달러)는 2019년 이후 최대 적자를 경신했다.

지역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19.7%)과 미국(18.3%) 간 격차가 1.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월간으로는 중국 18.9% 대 미국 19.6%로 미중 간 수출 비중이 역전됐다.

이와 관련해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이 미중 갈등, 공급망 재편 등을 거쳐 일시적으로 미국에 자리를 내줬다”며 “1월에는 대중 반도체 수출 등이 조금씩 회복해 중국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 수출 비중이 작아지는 반면 미국과 베트남은 커지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대중 수출은 줄어들고 미국과 베트남 쪽이 늘어나면서 최대 수출국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와 IT 업황이 개선돼 대중 수출이 다시 회복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최대 수출국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투자 확대가 있다. 한국은 2010년대 미중 갈등과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미국 내 제조공장을 짓는 등 해외 직접투자를 늘려 왔다. 자연스레 중간재 중심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출 3위국인 베트남은 해외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옮겨간 터라 지위 상승이 기대된다.

반면 중국은 한국의 수출 시장 역할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 수출 중에서도 특히 중간재 수출에 특화된 나라인데 중국은 고도성장 결과 중간재 자급률이 올랐고 오히려 소비 시장으로서 가치가 증대됐다.

서비스 면에서도 중국 소비 패턴이 단체에서 개인 관광으로 이동했고 중국의 성장 둔화로 중국인 소비 여력이 줄어 과거 같은 유커 특수는 기대하기 힘들다.

신 국장은 “예전처럼 중국 보따리상이나 단체 관광객이 대규모 입국해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는 시기는 지나갔다”며 “중국 관광이 해외에서 소비를 많이 안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인 방한객의 주요 활동 중 쇼핑 비중은 68.2%로 2019년(95.1%) 대비 급락했다.

이에 새 경제 역학에 맞춰 산업정책을 재편하고 그동안 중국 특수에 가려져 외면받은 산업 구조조정에 힘쓸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중국경제팀 소속 김보성·이준영 과장과 최창원 조사역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성장 회복이 예측되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에 대한 수출선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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