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창업주 4600억 출연 “한국판 브루킹스硏 설립”
김유영기자 , 박창규기자
입력 2015-03-27 03:00 수정 2015-03-27 03:00
조창걸 명예회장 “보유주식 절반 기부… 국가 미래전략 인재 육성”
국내 1위 가구 전문 기업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76·사진)이 우리나라의 미래 전략을 개발하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사재 4600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조 명예회장의 출연금은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만드는 데 쓰인다. 미국 최고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는 뉴딜 정책과 마셜 플랜, 주요 20개국(G20) 체제 등 수많은 정책의 산실 역할을 했다.
한샘은 26일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샘 주식 534만 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60만 주를 공익재단인 ‘한샘드뷰(DBEW) 연구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재단은 세계 변화를 예측하고 열강의 각축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조 회장이 2012년 5월 설립했다.
조 명예회장이 출연하는 한샘 주식 260만 주의 가치는 26일 종가(17만6500원) 기준으로 4589억 원에 이른다. 그는 우선 이날 60만 주(1059억 원)를 기부했으며 나머지 200만 주(3530억 원)도 순차적으로 재단 운영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1939년생인 조 명예회장은 국내 주거문화에 혁신적 변화를 이끈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설계사무소를 다니다 1970년 한샘을 창업했다. 아궁이가 있는 전통가옥이 점차 입식 부엌이 있는 아파트 등 서구식 주택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싱크대 같은 부엌 가구 제작에 집중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94년 조 명예회장은 세 딸 중 한 사람이 아닌, 직원 출신의 최양하 현 회장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2010년에는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2012년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드뷰(DBEW·Design Beyond East & West)는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디자인’이라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샘드뷰 연구재단은 그동안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국의 역사 관련 연구 등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샘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평소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한일강제병합이나 남북 분단, 6·25전쟁 같은 비극을 겪은 만큼 과거와 미래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재 출연도 능동적으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싱크탱크가 우리나라에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조 명예회장은 “르네상스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한 유럽처럼 아시아가 문예부흥을 맛보려면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와야 한다”며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처럼 우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할 지도자를 키워 미래를 대비하는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주목한 브루킹스연구소는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과학 연구소이자 싱크탱크로 꼽힌다. 1916년 설립됐으며 1927년 경제연구소와 대학원 기능을 보강해 현재와 같은 조직을 갖췄다. 마셜 플랜(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재건 계획), 유엔 설립 등의 초안을 만들었다.
브루킹스연구소 외에도 미국에는 전 세계 싱크탱크(5500여 개)의 3분의 1인 약 1830개가 몰려 있다. 미국에서 싱크탱크는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의 권력기관’으로 불릴 정도다. 고급 인재들이 공직을 마친 뒤 싱크탱크에서 국가 발전 전략을 만들고 실행 방안을 내놓는 선순환 구조가 이미 정착돼 있다.
국내에도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이 개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조언보다는 글로벌 경영 환경 파악과 자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싱크탱크와 차이가 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유영 기자
국내 1위 가구 전문 기업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76·사진)이 우리나라의 미래 전략을 개발하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사재 4600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조 명예회장의 출연금은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만드는 데 쓰인다. 미국 최고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는 뉴딜 정책과 마셜 플랜, 주요 20개국(G20) 체제 등 수많은 정책의 산실 역할을 했다.
한샘은 26일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샘 주식 534만 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60만 주를 공익재단인 ‘한샘드뷰(DBEW) 연구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재단은 세계 변화를 예측하고 열강의 각축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조 회장이 2012년 5월 설립했다.
조 명예회장이 출연하는 한샘 주식 260만 주의 가치는 26일 종가(17만6500원) 기준으로 4589억 원에 이른다. 그는 우선 이날 60만 주(1059억 원)를 기부했으며 나머지 200만 주(3530억 원)도 순차적으로 재단 운영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1939년생인 조 명예회장은 국내 주거문화에 혁신적 변화를 이끈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설계사무소를 다니다 1970년 한샘을 창업했다. 아궁이가 있는 전통가옥이 점차 입식 부엌이 있는 아파트 등 서구식 주택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싱크대 같은 부엌 가구 제작에 집중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94년 조 명예회장은 세 딸 중 한 사람이 아닌, 직원 출신의 최양하 현 회장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2010년에는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2012년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드뷰(DBEW·Design Beyond East & West)는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디자인’이라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샘드뷰 연구재단은 그동안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국의 역사 관련 연구 등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샘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평소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한일강제병합이나 남북 분단, 6·25전쟁 같은 비극을 겪은 만큼 과거와 미래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재 출연도 능동적으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싱크탱크가 우리나라에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조 명예회장은 “르네상스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한 유럽처럼 아시아가 문예부흥을 맛보려면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와야 한다”며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처럼 우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할 지도자를 키워 미래를 대비하는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주목한 브루킹스연구소는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과학 연구소이자 싱크탱크로 꼽힌다. 1916년 설립됐으며 1927년 경제연구소와 대학원 기능을 보강해 현재와 같은 조직을 갖췄다. 마셜 플랜(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재건 계획), 유엔 설립 등의 초안을 만들었다.
브루킹스연구소 외에도 미국에는 전 세계 싱크탱크(5500여 개)의 3분의 1인 약 1830개가 몰려 있다. 미국에서 싱크탱크는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의 권력기관’으로 불릴 정도다. 고급 인재들이 공직을 마친 뒤 싱크탱크에서 국가 발전 전략을 만들고 실행 방안을 내놓는 선순환 구조가 이미 정착돼 있다.
국내에도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이 개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조언보다는 글로벌 경영 환경 파악과 자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싱크탱크와 차이가 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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