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F1 황제…“남은 열정 영암서 태우리라”

유근형기자

입력 2012-10-06 03:00 수정 2015-04-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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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 코리아 그랑프리 D-6
슈마허 올시즌 뒤 완전 은퇴… 현역 마지막 우승 각오 단단


은퇴를 선언한 ‘포뮬러원(F1) 황제’ 미하엘 슈마허(43·독일)가 코리아 그랑프리를 비롯한 남은 경기를 위해 마지막 불꽃을 준비하고 있다.

슈마허는 자타가 공인하는 F1 역대 최고의 드라이버다. 그는 21년 동안 300회 이상의 F1 무대에 출전했으며 F1 관련 기록 대부분을 갖고 있다.


○ 황제의 두 번째 은퇴 선언

7차례 시즌 종합우승(월드챔피언), 통산 승수(91승), 한 시즌 최다승(13승), 최다 연승(7연승), 최다 예선 1위(68회), 3위 이내 입상 횟수(155회), 한 시즌 최다 3위 이내 입상 횟수(17회)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는 2006년 한 차례 은퇴했다가 2010년 메르세데스와 3년 계약하면서 현역으로 복귀해 부활을 노렸다. 하지만 ‘제2의 F1 생활’ 3년 동안 3위 안에 입상해야만 오를 수 있는 포디움에 단 한 번밖에 서지 못했다.

슈마허는 현 소속팀 메르세데스가 최근 2008년 월드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영국·맥라렌)을 영입하면서 ‘은퇴’와 ‘이적’을 놓고 고심해 왔다. 슈마허의 선택은 구차한 선수생활 연장이 아닌 명예로운 은퇴였다. 그는 4일 일본 그랑프리 개막을 앞두고 미에 현 스즈카서킷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00% 확신이 없이 계속 레이스를 지속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이제는 영원히 안녕을 말해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 코리아 그랑프리는 피날레 무대

F1 팬들이 전설의 레이스를 볼 기회는 단 6개 대회밖에 남지 않았다. 그중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2012 코리아 그랑프리는 슈마허에게도 한국 팬들에게도 특별하다. ‘전설’이 한국 무대에서 질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다.

슈마허는 은퇴 선언 직후 열리는 일본 그랑프리 결선(7일)에서는 사실상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싱가포르 그랑프리 당시 다른 머신과의 충돌 사고로 ‘10그리드 페널티’(예선 성적보다 10순위 뒤에서 결선을 출발하는 벌칙)를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그 직후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는 훨씬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다. 윤재수 SBS-ESPN 해설위원은 “슈마허는 2006년 첫 번째 은퇴 선언을 했을 때도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인지 오히려 (잔여 경기에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은퇴를 둘러싼 부담을 덜어낸 슈마허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슈마허의 소속팀 메르세데스가 최근 기술 혁신에 성공한 점도 호재다. 월간 ‘F1레이싱’ 박종제 편집장은 “사실 메르세데스는 그동안 슈마허에게 정상급 머신을 제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괄목할 만한 기술 혁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슈마허는 2010년 1회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악천후 속에서도 선전하며 4위에 올랐다. 2011년 2회 대회 때는 페이스가 좋았지만 사고로 아쉽게 탈락했다. 윤 해설위원은 “영암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은 그동안 F1 드라이버들에게 2번밖에 공개되지 않아 생소하다. 서킷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 베테랑 슈마허가 마지막 현역 생활 중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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