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 볼보車’, 200km/h 서킷에서 과연? : 비즈N

‘안전의 볼보車’, 200km/h 서킷에서 과연?

동아경제

입력 2012-04-09 09:27 수정 2012-04-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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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코너 진입 전 충분한 감속, 최소한의 핸들링 유지, 아웃 인 아웃을 명심 하세요.”

이론적으론 이미 충분한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했고 기록에도 자신이 있었지만 생각처럼 결과는 좋지 않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이론과 현실은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으며 모터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체를 알 수 없던 자신감은 점점 사라지고 스티어링 휠을 움켜진 두 손은 땀이 배어나왔다. 보조석에 동승한 전문 드라이버는 기록 단축을 위해 쉴 새 없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와 함께 정신 또한 혼미해져갔다. 횟수를 거듭하며 랩 타임은 단축이 됐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결과에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떠올랐다.

지난 6일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주최로 강원도 태백시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서킷주행과 전문 드라이버 자격증 취득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최근 2.0리터로 다운사이징 한 볼보의 S80과 S60이 쓰였다. 서킷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만큼 역동적인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리였다.

볼보가 새롭게 선보인 2.0 디젤엔진은 동급 유일의 직렬 5기통 터보 엔진으로 경쟁 모델 대비 높은 토크와 고른 가속력이 특징이다. 짧은 스트로크로 엔진의 배치공간을 줄이고 인젝터가 빠르고 정확하게 연료를 주입해 효과적인 연소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연비를 높이고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개선시켰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동력성능은 경쟁모델 대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1500rpm~2750rpm의 엔진회전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이뤄져 무리하게 가속하지 않아도 과감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파워를 느낄 수 있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S80 2.0 디젤의 경우 복합연비 13.6km/l(고속도로연비 16.9km/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6g/km이며 S60 2.0 디젤의 복합연비는 14.0km/l(고속도로연비 17.1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141g/km로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두루 갖췄다. 2.0 모델은 기존 2.4 모델의 외관과 내장 및 안전 시스템, 편의사양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서킷 주행에 앞서 간단한 주의사항과 함께 교육이 진행됐다.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이라는 특성상 안전교육을 위주로 국제규정에 맞는 신호기 해설 등이다. 사전에 약속된 규칙에 따라 각 신호기 깃발이 등장하면 드라이버는 서킷상황을 파악 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서킷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고는 드라이버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어떠한 보험적용도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이죠.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하시고 즐거운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교육 막바지에 교관으로부터 사뭇 진지한 이야기와 함께 코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태백레이싱파크 코스는 900m의 고속구간과 우코너 4개, 좌코너 2개로 이뤄졌다. 직선구간에서는 300km/h 이상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도로 폭은 13m에서 18m, 총 길이는 2.5km에 이른다.

먼저 S80에 올라 처음 한 바퀴는 코스를 파악하고 랩 타입은 두 번째부터 실시했다. 초반 풍부한 토크로 순조로운 출발과 함께 첫 번째 코너에서 강력한 제동 후 자연스럽게 코너를 빠져나왔다.

동승한 전문 드라이버는 “전륜구동의 특성상 코너에서 너무 빠르게 진입을 하려다 보면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차량의 성능을 충분히 파악 후 자신만의 코스 레코드를 만드는 방법을 익혀야 하는데 S80과 S60의 경우도 미약하지만 언더스티어를 최소화하려면 반 박자 정도 늦는다는 느낌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코너를 공략하고 이후 탈출에서 자연스럽게 액셀을 해야 랩타임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코너에서 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핸들링을 줄여야 차량에 가해지는 저항이 줄어 좋은 기록을 유지할 수 있다는 비법도 전수해 줬다.

여섯 번의 코너를 빠져나와 고속구간에선 200km/h 가까운 속력을 낼 수 있었다. 고속에서 안정적인 핸들링이 유지됐으며 한번 탄력이 붙은 이후에는 주행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후 다시 첫 번째 코스 공략. 횟수를 거듭하며 기록은 단축됐지만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의욕이 앞서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더스티어와 함께 코너에서 시간이 지체됐으며 다음 코너의 공략에서도 그 만큼 불안한 움직임이 연출됐다.

일반도로가 아닌 서킷에선 차량의 특성이 좀 더 쉽게 전달됐다. S80과 S60 모두 코너에서 핸들링과 차체의 안전성은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초반 느껴지는 풍부한 토크로 인해 가속이 편했다. 서킷에서 즐기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두 차량 모두 합격점을 주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더 강력한 출력이 뒷받침된다면 좀 더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할 듯 하다.

한편 최근 중형 SUV XC60에 이르기까지 2.0디젤 라인업을 확장한 볼보자동차코리아 김철호 대표는 “최근 콤팩트한 사이즈와 높은 성능을 동시에 갖춘 디젤 모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라인업의 추가로 더 많은 소비자가 볼보자동차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80 2.0 디젤과 S60 2.0 디젤의 국내 판매가격은 각각 5400만원, 4480만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