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마존 ‘쿠팡’…손정의 회장 투자로 치킨게임 승자될까

뉴스1

입력 2018-12-03 06:32 수정 2018-12-0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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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쿠팡에 10억달러 이어 20억달러 추가 투자
“매출보다 성장 중요vs치킨게임으로 적자 커질 것”


© News1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유통가의 ‘치킨 게임’으로 적자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압도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팽히 맞선다.

늘어나는 적자 속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성장에 베팅했다. 덩치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쿠팡 투자한 손정의…“적자도 괜찮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2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이후 3년 만으로, 국내 인터넷 기업 중에선 사상 최대 투자액이다.

손정의 회장이 쿠팡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미래 사업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인공지능(AI)이라는 하나의 테마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쿠팡과 함께 투자한 사무실 공유 플랫폼 ‘위워크’(WeWork)가 대표적이다.

손 회장은 앞서 지난 2분기 소프트뱅크 결산설명회에서 사무실 공유 플랫폼 WeWork에 이어 쿠팡을 소개했다. 그는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의 압도적 1위 기업이자 급성장하는 기업”이라며 앞으로 “더욱 강하고 깊게 백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경쟁력에 관해서는 업계에서도 인정한다. 현재 1억2000만종의 상품을 판매 중이며, 이중 400만종은 로켓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올해 매출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쿠팡 관계자는 “9월 로켓배송의 누적 배송량이 10억개를 넘어섰다”며 “쿠팡에서 1년에 50회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수백만 명에 이르고 한국인 두명 중 한명이 쿠팡의 모바일 앱을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여준 성장은 폭발적”이라며 “거래액으로만 보면 8조원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킨게임’ 속 커지는 적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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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대한 시선을 성장이 아닌 실적으로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4년 348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6846억원까지 늘었지만, 적자 폭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6389억원이며, 지난 3년 동안의 누적 적자는 1조7512억원이다. 올해는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 회사라면 벌써 문을 닫고도 남았을 실적이다. 이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평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의 투자금은 신규 투자보다는 재무구조개선과 운영자금 회복 목적으로 봐야 한다”며 “추가 자본확충이 없으면 쿠팡은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이윤을 내기보다는 성장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단기적 손실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

앞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WeWork도 지난해에만 9억3300만달러(약 1조원)가량의 손실을 냈지만, 높은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강점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업계 시선은 신중하다. 이커머스시장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경쟁도 더욱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신세계그룹은 내년 중 새로운 온라인 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며, 롯데쇼핑도 지난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들도 유통전쟁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해 유통업계의 이커머스시장 쟁탈전이 강하다”면서도 “아직 절대강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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