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고위당정청서 6분간 ‘작심 발언’… “한국경제 누적된 모순, 시장서 만들어져”
장원재 기자
입력 2018-11-05 03:00 수정 2018-11-05 03:00
“고통받는 국민에 송구” 발언후 “적극적 재정정책 집행 당연” 강조
‘사의 표명’ 질문에 “인사 관여 안해”… 김동연, 거취질문에 “책임회피 안해”
홍남기, 후임설에 “거론되는 정도”
4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
내년도 예산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회가 소집됐다. 공교롭게 교체 임박설이 나돌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은 물론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 이어 장 실장이 마이크를 잡고 공개 발언에 나섰다. 무거운 표정이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영세 자영업자, 서민의 삶이 힘겹고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더니 “경제가 어렵다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께 돌려주는 것을 문제 삼는 건 모순이다. 적극적 재정정책 집행이 당연하다”고 강조한 뒤 “근거 없는 위기론은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여전히 2%대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누적된 모순은 시장에서 만들어졌다.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갑자기 쏟아진 장 실장의 ‘경제학 강의’는 6분 40초간 이어졌다. 이해찬 대표(2분 50초), 이 총리(3분 15초)의 배가 넘었다. 한 참석자는 “마치 고별사를 듣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장 실장이 말하는 동안 김 부총리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미동 없이 장 실장을 쳐다봤다. 김 부총리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홍남기 실장은 펜을 들고 연신 메모를 했다.
장 실장은 회의가 끝난 후 먼저 자리를 뜨면서 “더 중요한 분 뒤에 오는데…”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느냐’고 묻자 “인사 문제는 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인사 문제를 내가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회의에서 사과한 이유에 대해선 “어려운 상황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거취에 대해 묻자 “(1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끝나고 한 얘기 그대로”라고 했다. 당시 그는 “지금 상황에서 책임지고 싶지 않겠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밝혔다”고 했다. ‘홍남기 실장과 이야기를 좀 나누었느냐’고 묻자 “누구요?”라고 되물은 뒤 “하하” 하며 웃었다.
홍 실장은 기자들이 “인사 검증 연락을 받았느냐”고 묻자 “오늘 드릴 말씀이 없다.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거론되는 정도”라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최초 후임설이 나왔을 때 주변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해명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뉘앙스였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사의 표명’ 질문에 “인사 관여 안해”… 김동연, 거취질문에 “책임회피 안해”
홍남기, 후임설에 “거론되는 정도”
4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
내년도 예산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회가 소집됐다. 공교롭게 교체 임박설이 나돌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은 물론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 이어 장 실장이 마이크를 잡고 공개 발언에 나섰다. 무거운 표정이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영세 자영업자, 서민의 삶이 힘겹고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더니 “경제가 어렵다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께 돌려주는 것을 문제 삼는 건 모순이다. 적극적 재정정책 집행이 당연하다”고 강조한 뒤 “근거 없는 위기론은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여전히 2%대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누적된 모순은 시장에서 만들어졌다.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갑자기 쏟아진 장 실장의 ‘경제학 강의’는 6분 40초간 이어졌다. 이해찬 대표(2분 50초), 이 총리(3분 15초)의 배가 넘었다. 한 참석자는 “마치 고별사를 듣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장 실장이 말하는 동안 김 부총리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미동 없이 장 실장을 쳐다봤다. 김 부총리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홍남기 실장은 펜을 들고 연신 메모를 했다.
장 실장은 회의가 끝난 후 먼저 자리를 뜨면서 “더 중요한 분 뒤에 오는데…”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느냐’고 묻자 “인사 문제는 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인사 문제를 내가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회의에서 사과한 이유에 대해선 “어려운 상황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거취에 대해 묻자 “(1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끝나고 한 얘기 그대로”라고 했다. 당시 그는 “지금 상황에서 책임지고 싶지 않겠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밝혔다”고 했다. ‘홍남기 실장과 이야기를 좀 나누었느냐’고 묻자 “누구요?”라고 되물은 뒤 “하하” 하며 웃었다.
홍 실장은 기자들이 “인사 검증 연락을 받았느냐”고 묻자 “오늘 드릴 말씀이 없다.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거론되는 정도”라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최초 후임설이 나왔을 때 주변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해명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뉘앙스였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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