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제철 ‘갈치’…은갈치·먹갈치 차이점은?
뉴시스
입력 2018-10-11 09:21 수정 2018-10-11 10:15
예사 검법이 아니다 / 바다 속 물 흐르듯 휘두르는 저 날렵한 몸놀림 / 은빛을 번쩍이며 / 날아 다니는 / 눈부신 보검 / 막장 같은 심해 / 오래, 오래 숨 막혀 / 몸을 비틀며 파도치다가 / 아예 은백의 한 자루 칼이 되어 / 쉭쉭 눈앞을 열어가는 / 그대 -시인 홍일표 詩 ‘갈치’-
은빛 갈치가 제철이다. 올해 갈치는 대풍(大豊)이다. 어획량이 늘어 가격도 지난해 비해 20% 가량 저렴하다. 불과 2년 전까지 ‘금갈치’라 불리며 비싼 몸값 때문에 사기가 망설였던 갈치의 운명이 얄궂다.
갈치라는 이름은 생김새가 칼과 비슷해 붙여졌다. 과거에는 생김새을 본 따 ‘검어(劍魚)’ 혹은 ‘도어(刀魚)’라고 불렀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아직도 ‘칼치’라고 부른다. 또 영어로는 긴 칼집이나 휜 단검과 비슷해 ‘스캐버드피시(Scabbard fish)’나 ‘커틀러스피시(Cutlass fish)’로 불린다.
갈치는 수심 50~300m 깊은 바다에 산다. 갈치는 산란뒤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늦가을까지 영양분을 보충하는 습성을 지녔다. 그래서 10월이후에 잡힌 갈치가 살이 통통하고 지방이 많아 살이 쫄깃하다. 지방 대부분은 불포화지방산이라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 혈관질환자에게도 좋다. 찬바람 부는 가을, 갈치 맛이 가장 뛰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모양이 긴 칼과 같고 입에는 단단한 이가 촘촘하게 늘어서 있고, 물리면 독이 있지만 맛이 달다’고 적혀 있다.
갈치는 야행성이다. 밤에 먹이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빛을 쫓는다. 갈치잡이 어선들이 집어 등을 환하게 비추는 이유다.
은갈치와 먹갈치 종자가 다를까. 아니다. 국내에서 잡히는 갈치는 잡는 법에 따라 은갈치와 먹갈치로 나뉠 뿐 모두 같은 종이다. 갈치를 한마리씩 낚시로 잡아 갈치 특유의 은빛이 상하지 않고 선명한 것은 은갈치, 그물로 잡아 은빛이 군데군데 벗겨져 마치 먹물을 묻은 것처럼 검은빛을 내는 건 먹갈치다.
은갈치와 먹갈치는 영양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먹갈치는 냉동상태로 유통되는 경우도 있어 맛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은갈치는 제주, 먹갈치는 전남 목포가 유명하다. 낚시로 잡은 은갈치가 먹갈치보다 비싸다.
갈치는 60~65cm 정도 되는 중간 크기 정도가 맛이 가장 좋다. 이보다 큰 갈치는 살이 퍽퍽할 수 있고 작은 갈치는 살이 부드러워 잘 부스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갈치는 비린내가 거의 없는 생선이다. 비린내가 많이 나거나 표면이 볼록하게 올라온 것은 부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갈치를 고를때는 표면이 매끈하고 단단한 것을 선택해야 된다.
수입산 갈치와 국산 갈치는 눈알과 꼬리로 구분할 수 있다. 국산 갈치는 눈동자가 검고 흰자가 많은 반면 수입산은 안구가 노랗다. 또 수입산 갈치는 국내산에 비해 꼬리가 짧고 굵은 편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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