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정상회담 식자재 정보까지 유출…기재부 “테러 가능성”
뉴시스
입력 2018-10-01 12:16 수정 2018-10-01 12:18
재정분석시스템의 자료 유출을 두고 심재철 의원과 정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구체적인 유출 사례를 제시하며 테러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식자재 업체는 물론 청와대의 통신장비 업체에 대한 정보까지 심재철 의원실로 넘어갔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대정부 질의를 하루 앞두고, 관련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해 심 의원실을 압박하고자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심 의원이 문제삼고 있는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감사 요청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식 기재부 대변인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변인 브리핑’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앞서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유출된 자료가 잘못 활용되면 국가안위 및 국정운영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네 가지 유형을 설명했다. ▲통일·외교·치안 활동 정보 및 국가안보전략 유출 ▲보안장비 등 국가 주요 인프라 관련 정보노출 ▲고위직 일선·동선 및 식자제·시설관리 업체 정보 노출 ▲심사·평가 위원 관련 정보 노출 등이다.
윤 대변인은 이날 “그간 (유출된 자료가) 국가안위나 국정운영에 심대한 영향영향을 미친다고 했지만, 도대체 어떤 정보인지 궁금해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국가안보전략 부문과 관련해 “재외 공관의 보안시설과 경비업체의 세부 내역은 유출될 경우 테러 등에 악용될 우려가 많은 정보”라며 “우리 어민 보호를 위한 함정과 항공기 도입 지출 부분은 업체명이 공개될 경우 악의적인 접근 가능성 등을 포함해 국가 안보전략이 유출되거나 국가안위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분야에 대해서는 “사이버 안전센터 등 각부처의 정보시스템 관리업체 정보가 (유출자료에)포함돼 있다”며 “업체 정보가 나가면 중앙부처에 대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기관의 식자재 공급업체에 대한 정보도 유출 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변인은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관련 식자재 업체 정보도 유출됐고, 청와대의 통신장비업체 정보도 유출됐다”며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있고, 고위직 신변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심사평가위원 관련 부분은 각종 채용과 관련해 심사위원과 면접위원의 정보가 나가면서 공정한 평가와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심 의원을 직접 고발하는 등 강공을 펼치는 배경에는 이같은 우려가 깔려있다는 해명이다.
윤 대변인은 “이런 부분은 심재철 의원실도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문제될 소지가 크고, 유출 되면 국가안위에 차질을 빚을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다운로드를 받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유출된 것이다. 흘러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사원은 전체 중앙행정기관의 업추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심 의원이 정부의 부당한 업무추진비 집행을 밝히는데 주력하는 상황에서 기재부가 감사원에 감사를 받겠다고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 대변인은 “기재부가 지난달 28일 업무추진비 감사를 공식적으로 청구했고, 오늘 9시37분 감사원에서 감사 청구가 공식 접수됐다”며 “감사원의 실질적인 감사착수로 보면된다”고 전했다.
이번 자료 유출의 대상 기관을 포함해 총 52개 기관이 감사 대상이다.
한편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의가 오는 2일 열린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격인 심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직접 얼굴을 맞댄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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